[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숭례문에서 소월길 따라 걸으면 목멱산 성곽길이 이어진다. 목멱산은 한양도성의 남쪽에 있는 산으로 남산이라 불리며 우리곁에 가까이 있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애국가에도 친근하게 누구나 부르는 산이 남산이다. 한강에서 경복궁을 가려면 남산터널을 지나야 곧장 갈 수 있다. 남산 1호터널을 탈까, 3호터널로 갈까 고민하는 사이에 목멱산은 안중에도 없다. 언제부터 목멱산은 남산이 되어버렸을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목멱산에서 가장 유명한 남산 원조 돈까스로 식사 후 백범광장을 향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서울은 산이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산과 산 사이 성곽이 이어진 성곽의 도시다. 600여 년 전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고산자 김정호의 ‘수선전도(首善全圖)’를 보면 한양도성은 산으로 이어져 있다. 한양의 진산이 삼각산이다. 향로봉에서 비봉 그리고 보현봉까지 병풍을 둘러친 듯 이어져 있다. 한양도성에서 북쪽의 산이 주산인 백악산이다. 백악산에서 보이는 높고 넓은 산이 삼각산이다. 삼각산은 마치 세 개의 뿔처럼 생겼는데 백운대,만경대,인수봉이 서울의 랜드마크다. 인수봉 뒤로 도봉산 오봉이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비 그친 백악산은 구름이 춤을 춘다. 삼각산과 인왕산 기차바위에서 성곽길 따라 불어오는 바람이 구름과 구름 사이로 휘감겨 도성 안 궁과 궐로 내려간다. 경복궁으로 갈 것인가.. 창덕궁으로 갈 것인가.. 구름이 잠시 바람을 타고 내려갈 즈음 풍경 속 그림을 사진에 담아 본다. 이제 청운대에서 숨을 돌렸다면 다시 내려가 보자. 어디로 갈 것인가? 도성 안으로 걸어도, 도성 밖으로 걸어도 백악 곡장(曲墻)을 만날 수 있다.백악 곡장을 가는 길,어디로 갈 것인가... 도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창의문에서 시작하는 순성(巡城) 놀이창의문은 인왕산과 백악산을 잇는 성문이다. 인왕산의 끝이요, 백악산의 시작을 알리는 문이다. 한양도성 사소문 중 북쪽의 소문이지만 북대문인 숙정문이 닫혀 있어 북대문 역할을 하였다. 창의문은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사소문 중 유일한 문이다. 임진왜란 때 문루가 소실되었고, 1623년 인조반정 때 능양군이 창의문을 부수고, 창덕궁에 있는 광해군을 폐위시켰던 역사 속 성문이다. 역사의 현장인 창의문을 인조의 고손자인 영조가 120년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산을 넘어 고개 넘어강물 따라 내려 간다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아리랑 고개 넘고 넘어쓰리랑 고개 넘고 넘어님 찾아 꿈 찾아 넘어 간다아리아리 아라리오남한산성(南漢山城) 넘고 넘어이성산성(二聖山城) 돌고 돌아한강 따라 배를 타네 이 강 따라 내려가면광나루 옆 송파나루이 강 건너 멈추어라가슴 아픈 삼전도(三田渡)라물결 따라 강물 저어배를 타고 내려 간다님을 찾아 꿈을 찾아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응봉(鷹峰)에 봄이 오니노란꽃이 개나리요연분홍꽃 진달래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겨우내 얼었던 얼음들이 녹기 시작한다. 서빙고를 따라 노들섬을 지나니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화려한 노들섬에 비하면 밤섬은 다가갈 수 없는 무인도다. 백로가 노닐던 노들섬과 한강변 버드나무들이 물이 오르기 시작한다. 봄인가 생각하니 아직 찬 공기가 목덜미에 앉는다. 언제나 봄은 온 듯 안 오듯 기약할 수 없다. 밤 모양 같은 밤섬에 버드나무들 사이로 오리가족이 오가며 바뀌는 계절을 알린다. 밤섬엔 사람이 언제까지 살고 있었을까? 밤섬 부군당을 생각하니 그들의 삶이 궁금 해 진다.양화대교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목멱산에서 한강을 향해 걸으면 숲이 우거진 곳이 눈에 들어온다. 둔지산과 만초천이 보이는 미군기지가 빌딩과 고층아파트 숲속에 짙푸른 녹지대로 형성되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100여 년간 가보지 못한 땅, 갈 수 없던 곳으로 금단의 땅이다. 우리들의 무관심 속에 높은 담과 이국적인 풍경 속에 숲이 되었고, 야트막한 산에는 나무들만 빽빽하게 자리를 차지했다. 미군기지를 따라 서쪽을 보면 또 다른 숲이 보인다. 아늑한 곳이다. 만리동 고개에서 용마루로 이어지는 긴 산허리가 한강으로 풍덩 들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백제 역사와 문화의 구분은 큰 강을 따라 나누어진다. 임진강과 한강을 거슬러 오르면 한성도읍기 위례성(慰禮城)인 백제의 도성이 나온다. 하남위례성은 어디쯤일까? 삼각산 아래 큰 물줄기 옆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이 찬란한 백제의 시작을 알렸다. 500여 년간 한강을 지배하며 뱃길을 따라 백제 문화를 꽃피웠다. 한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산과 남한산에 백제의 산성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있다. 또한 석촌동 고분군과 방이동 고분군은 백제의 역사와 문화유적이다. 하지만 아차산에서 백제 중흥을 이끈 개로왕의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서울에서 강화를 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명동성당 앞에서 차 타고 목멱산 터널을 들어간다. 목멱산도 소설이 지나니 울창한 나무숲이 낙엽으로 바뀌는 찰나다. 동트기 전 캄캄한 터널 속 등 하나에 의지하려니 더욱 어둡고 길다. 한남대교를 지나니 한강에 햇살이 너울거린다. 동호대교에 해가 떠오르고, 차들은 넓고 긴 올림픽 도로를 달린다. 만약 다리가 없었다면 배를 타고 한강 따라 느릿느릿 갔을까? 공산 소악루와 행주산성이 차창밖에 우뚝 서 있다. 그 옛날 적을 무찌르던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 낚싯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청계천 광통교 지나니 개천의 시작인지 끝인지 물길이 보이지 않는다. 청계천 물은 어디서 오는걸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가을 하늘이다. 빌딩과 빌딩 사이로 산들이 빼꼼이 보인다. 광화문 광장으로 나서니 눈앞에 궁궐이 보이고, 반쯤 핀 모란 같은 산은 궁궐을 감싼 듯하다. 광화문 향해 걸음을 옮기니 경복궁 뒤로 백악산이 기다린다. 왼쪽에 세 개의 봉우리 사이로 나무와 바위들이 다가서는 듯 인왕산도 가깝다. 인왕산과 백악산을 바라보며 한걸음 들어가니 경복궁 정문인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한강을 따라 옛길을 걷다 보면 용산강 지나 작은 섬이 보인다. 가을이 오니 나무 숲속에 사람의 흔적도 보이는 듯하다. 밤섬이다. 밤을 닮아 밤섬인가, 밤나무가 많아 밤섬이었던가? 철새 도래지가 된 밤섬을 지나면 한강은 어느새 하류다. 강폭이 넓어지고 강물이 많아져 바다 같다. 난지도를 지나니 한강변 양쪽에 야트막한 산이 보인다. 덕양산과 궁산이다. 한강 하류에서 한양도성으로 가는 길목에 한반도의 목구멍 역할을 한 오래된 지역이다. 이곳이 바로 한강을 사이에 둔 행주(幸州)와 양천(陽川)이다
‘노들강변 봄버들 휘 늘어진 가지에다/ 무정세월 한허리를 칭칭 동여 매어볼까에헤요 봄버들도 못 믿을 이로다/ 푸르른 저기 저 물만 흘러 흘러가노라~’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한강대교를 건너 노량진 가는 길에 노랫소리가 구슬피 들린다. ‘노들강변’이라는 경기민요다. 세마치장단에 맞춘 일제강점기 대중음악인 신민요다. 요즘 대세인 트롯이 전국을 강타하듯 100여 년 전 민요풍 음악이 낯설지 않다. 왜일까? 어머니와 아버지들이 힘든 삶 속에서도 즐겁게 흘러나왔던 노래다. 스마트폰 대신 라디오에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청계천을 사이에 두고 흥인지문과 광희문이 있다. 지형이 낮고, 성벽은 높다. 한양도성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옹성(甕城)이 있다. 도성 안 가장 낮은 낙타산과 가장 낮은 곳에 큰 성문이 있다. 더 낮은 곳에 개천이 흘렀으니 수문이 5개 있어 오간수문이다. 경복궁 경회루에서 흘러온 물길이 광교를 지나 흥인지문 아래 오간수문까지 내려와 중랑천으로 모였다. 흥인지문과 광희문 사이에는 낮은 성곽을 보호하기 위해 6개의 치성(雉城)이 있었다. 흥인문에서 오간수문 사이에 치성이 있었고, 오간수문과 이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해가 쨍쨍한 한여름 경운궁 궁담길을 걸어보셨나요. 높은 궁담 너머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새들이 손짓을 한다. 궁담을 사이에 두고 전통과 현대가 함께 어울려 있는 곳이다. 빌딩과 빌딩 숲속에 궁과 궐이 있고, 은행나무와 살구나무 사이로 능소화가 피어 있다. 차소리 대신 새소리가 있는 궁의 거리다. 경적 소리 대신 바람 소리만 들리는 이곳은 대한제국의 유일한 황궁인 경운궁이다. 경운궁에는 누가 살았을까? 궁담길 따라 대한문에 서니 문이 굳게 닫혀있다. 더욱 궁 안이 궁금해진다. 살아서 궁에 죽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서울의 역사와 함께 우리 곁에 가장 친근한 산과 성문이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이 바뀌면 목멱산이 제일 먼저 신호를 보낸다. 비가 오면 빗소리에 색이 바뀐다. 시원한 빗소리에 목멱산 성곽 따라 소나무에도 새순이 돋고 노란꽃이 흔들린다. 진달래 참꽃이 피면 목멱산 소월길에서 해방촌 소월담까지 봄을 담는다. 여름 소나기가 내리면 목멱산 물길은 해방촌에서 미군기지 안 둔지산을 적시고 만초천까지 흘러간다. 가을에 단풍이 들면 소월길에 제일 먼저 은행나무가 노랗게 바뀐다. 하얀눈이 내리면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경복궁역에서 내려 자문 밖을 향한다. 걸을까 버스를 탈까, 잠시 고민하는 사이 택시가 멈춘다. 자문 밖을 가자고 외쳤는데 자문 밖이 어디인 줄 모른다. 어쩔 수 없이 길 위를 걷는다. 은행나무 가로수들이 싱그러운 연두색 잎들로 바뀌었다. 앙상한 가지에 새싹이 나와 새순이 잎이 되어 풍성하다. 은행나무 가지들 틈새로 눈앞에 산이 보인다. 왼편은 봉우리 3개가 잡힐 듯 가깝다. 자세히 보니 산 정상 사이에 하얀 돌들이 닭벼슬 같다. 성곽이 햇빛에 반사되어 눈 속에 비친다. 인왕산 성곽이다. 정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삼각산 아래 삼봉재를 찾아 길을 나선다. 비 그친 후 나무에 연꽃이 피어나듯 화창한 하늘이다. 구름 한 점 없이 삼각산 봉우리가 이어져 있다. 나무와 나무 사이 하나둘씩 꽃봉오리가 터지는 봄날이다. 하늘이 네 철을 나눠 놓으니 추위가 가고 꽃이 터지니 다 때가 있는 듯하다. 바람은 차갑지만 삼각산을 오르는 길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백악산 너머 병풍처럼 펼쳐진 봉우리들이 눈앞에 선명하다. 족두리봉에서 향로봉을 지나 비봉 위 순수비가 햇빛에 반짝거린다. 비봉 가는 길에 삼봉재가 있을까. 지나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인왕산 정상에서 성곽을 따라 바라보면 용 한 마리가 날아가는 듯한 모습이 펼쳐진다. 성곽의 여장이 마치 용의 등줄기에 놓인 비늘같이 햇살에 반짝거린다. 비늘 달린 용처럼 각진 모습으로 한강을 향해 여의주를 찾아 빠르게 움직이는 듯하다. 인왕산 곡성을 따라 소나무 아래 바위 틈새로 종소리가 나지막이 울려 퍼진다. 굽이굽이 산 아래 성 너머 도성 밖 선바위에서 바라보는 성벽은 자뭇 오르지 못할 담벼락이다. 성벽을 따라 성문은 보이지 않고 우뚝 선 산 위에 또 다른 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겨울이 없이 화창한 날씨가 입춘까지 왔다. 눈 하나 없이 겨울이 가는 듯하다. 하늘은 맑고 구름이 없다. 오후가 되니 바람이 차가워진다. 비만 내리면 봄이다. 창의문을 지나니 빗소리가 멈춘다. 소복소복 눈이 내린다. 봄을 마중 나가는데 눈으로 바뀌는 찰나다. 홍제천을 걸으니 물 위에 눈송이가 떨어진다. 우수 경칩이 내일인데 눈이다. 세상사 참 알 수가 없다. 걸음을 재촉하여 세검정천 지나 정릉방향으로 길을 나선다. 삼각산과 백악산 그리고 인왕산의 기운이 모이는 곳 자문밖 이다. 그 옛날 강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24절기 마지막 절기인 대한도 지났다. 동트기 전 새벽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백악산과 인왕산 사이 창의문을 나선다. 자하계곡 지나 세검정을 나서니 쌀쌀한 바람이 두빰을 스친다. 겨울답지 않은 겨울 그래도 어둠 속 새벽바람은 차갑다. 걸음의 속도가 달라진다. 차를 타고 북악터널을 지나니 정릉동이다. 걸었을 때 보였던 한양도성 성곽길이 차를 타니 차창 밖으로 건물들만 수없이 지나간다. 겨울 속 차장 밖 삼각산과 도봉산을 지나 울음산을 향한다.산 속에 우물 같은 호수, 산정호수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