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유성호의 문화‧관광이야기] 폭염 속에 온종일 노출된 도시는 밤이 돼도 여전히 열기로 후끈거린다.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뒤편에서 식사를 하고 일행과 계단부를 통해 회관 전면으로 나갔다. 회관 전후면 이동을 위해 터놓은 연결통로가 있어서 거대한 건물을 돌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있다. 엄덕문이란 건축가의 작품이다. 연결통로 상부는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이다. 지난 1일부터 체임버홀 외벽 전면과 본관 외벽 미디어갤러리에서 ‘아뜰리에 광화 : 2023 광장으로의 초대’란 제목으로 미디어파사드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소 그림하면 단
[미디어파인=유성호 문화지평 대표의 문화‧관광이야기] 부채춤, 살풀이춤, 승무, 태평무 등 대대로 전승돼 온 우리 전통무용을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기 위한 범 무용계 릴레이춤판이 벌어진다.한국전통문화연구원(원장 인남순)은 ‘유네스코 등재기원 2022 한국명작무대제전’을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연다고 4일 밝혔다.이번 공연은 ‘한국 무용의 정전(正典)! 천년의 전통무용 대서사시’란 주제로 전통무용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중요한 행사다. 공연에는 전통무용 명인 15
[미디어파인=유성호 문화지평 대표의 문화‧관광이야기] ‘콤플렉스 사용설명서’? 제목이 어색해 입에서 몇 번 굴려봤다. 그래도 혀끝에 착 달라붙지 않아 저자를 만나야겠단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기회가 생겨서 한달음에 달려갔다. 정영희 작가와 서 너 시간 수다를 떨다 보니 책장을 넘기지 않았는데도 내용이 짐작된다. 그래선지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펼쳐 든 산문집이 참 잘 읽힌다.우리 삶에서 누구나, 언제든지 맞닥뜨리는 시간의 미분(微分)을 그는 용케도 잘 걸러내 글로 녹인다. 세월이 지날수록 촘촘해지는 생각의 그
[미디어파인=유성호 문화지평 대표의 문화‧관광이야기] “나는 사람들의 삶을 모으고, 역사의 흔적들과 대화하는 일에 빠져 있다.”자칭 역사 수집 컬렉터가 책을 내면서 내건 슬로건 같은 말이다. 책은 앞선 사람들의 삶이 담긴 흔적에서 그들이 가졌을법한 생각을 읽어 내고 때론 묻고 추리하는 형식이다. 이름 하여 ‘컬렉터, 歷史를 蒐集하다’란 책이다. 작가는 이를 ‘역사를 수집하는 컬렉터의 특별하고 가슴 뛰는 수집 일기’라고 명했다.예서 잠시 한자 공부 시간을 갖는다. 수집이란 한자어가 비슷한 게 네 종류나 된다. 흔히 ①과 ②
[미디어파인=유성호 문화지평 대표의 문화‧관광이야기] 서울시는 지난해 종로, 을지로 일대 ‘오래가게’ 39곳을 선정했다. 오래가게는 ‘오랜 시간 한 자리에서 명맥을 유지해오며 서울만의 정서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노포(老鋪, 오래된 가게)를 발굴해 브랜드를 붙인 것이다.오래된 점포를 뜻하는 ‘노포’가 일본식 표기인 점을 고려해 시민공모로 오래가게란 이름을 얻었다. ‘오래된 가게가 오래 가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았다. 오래가게 선정 기준은 개업 후 30년 이상 운영했거나 2대 이상 전통계승, 무형문화재 지정자(또는 기능
[미디어파인=유성호 문화지평 대표의 문화‧관광이야기] 지난 11월 23일부터 25일까지 열린 파주장단콩축제를 끝으로 올 41개 문화관광 축제가 막을 내렸다. 필자는 관광문화축제 평가위원으로 평가 배정된 축제 이외에도 몇 곳의 축제를 다녀왔다. 일반 방문객으로 접했던 축제와 평가위원의 시각으로 보는 축제가 확연히 다르단 것을 체감한 시간이었다. 축제를 종합해 본다.파주장단콩축제는 수도권 인접지역이라는 장점과 어느 때보다 훈훈한 남북화해 무드에 힘입어 마지막 날까지 상당한 방문객이 다녀갔다. 전날 오전 강설로 주춤했던 인파가
[미디어파인=유성호 문화지평 대표의 문화‧관광이야기]◇ 광대무변한 음식의 세계음식의 세계는 광대무변(廣大無邊)하다. 개개인의 손맛과 기술, 레시피가 다르기 때문에 창조할 수 있는 음식은 개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지구상에 선보이고 있는 음식을 세는 것은 바닷가 모래알 세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또 사라진 음식은 얼마일 것이며 앞으로 창조될 음식은 또 얼마나 될 것인가를 생각하면 그저 광대무변다고 표현할 수밖에. 때문에 음식과 관련해 함부로 명함을 내미는 것은 일종의 교만이다.모처럼 음식관련 축제에 다녀왔다. 지난 12~14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의 문화‧관광이야기] 역사를 바라보는 눈은 다양하다. 그것을 사관(史觀)이라고 한다. 문화지평이란 역사문화 답사단체를 이끌다 보니 다양한 역사문화해설사를 만난다. 같은 공간, 같은 사건이라도 그들의 해석이 제각각이다. 그것은 해설사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의 다면성(多面性) 때문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지난 8월4일부터 10월24일까지 열리는 ‘황금문명 엘도라도 - 신비의 보물을 찾아서’ 역시 문화재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는 것을 체감한 시간이었다.유물 소유국인 콜롬비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의 문화‧관광이야기] 삼도 수군통제영, 줄여서 통제영. 이를 다시 두자로 줄여 오늘날 통영의 이름이 탄생했다. 잠시 충무공 이순신을 기리기 위해 충무가 됐지만 통제영의 도시에서 그는 초대, 3대 삼도 수군통제사였을 뿐이다. 오늘날 해군본부격인 삼도 수군통제사가 한산도 제승당을 거점으로 창설됐고 거제도로 잠시 이전 했다가 6대 이경준이 다시 통영으로 옮겼다.이듬해 이경준은 6개월 만에 통제영의 객사 세병관(국보 305호)을 지었다. 한낱 어촌이던 곳이 갑자기 삼면 바다를 통괄하는 요새가 됐다. 이 같은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의 문화‧관광이야기] 진경산수의 대가 겸재 정선이 현령으로 5년간 근무했던 양천현은 지금의 강서구다. 이 지역 지명은 고구려로 거슬러 올라가면 재차파의(濟次巴衣)현이란 이름이 나온다. 통일신라 경덕왕 16년(757년) 때는 공암(孔巖)현이었고 고려 현종 9년(1018년)에는 수주군(부천군의 옛이름)에 속했다. 이후 양원, 양평, 파릉, 제양 등으로 변했다가 고려 충선왕 2년(1310년)에 비로소 양천이라는 지명이 생겼다. 양천의 뜻은 ‘밝은 태양과 냇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고장’이란 의미다.조선시대에
[미디어파인=유성호 문화지평 대표의 문화‧관광이야기] ‘문화’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자. 네이버 국어사전에는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하여 낸 물질적‧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 의식주를 비롯하여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따위를 모두 포함한다’고 돼 있다.한민족백과사전에는 ‘문화라는 용어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란 불가능하다. 문화는 그것이 속한 담론의 맥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