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성현석의 푸드 에세이] 외식시장에서 평양냉면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메밀이라는 웰빙 요소와 고기육수를 앞세운 맛의 조합이 원초적 미각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멸치 육수에 밀면으로 만든 국수가 반 끼라면 고기 육수에 메밀면은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는 이유도 있다.최근엔 마니아층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속도감 있게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 옥류관 냉면을 공수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접하면서 벌어진 에피소드로 인해 폭발적으로 인기가 높아졌다.김 위원장은 “어렵
[미디어파인=성현석의 푸드 에세이]1931년 평양에서는 외식업 노동자들의 파업이 일어났다. 다름 아닌 평양냉면집 배달부들이 임금 하락을 이유로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당시 조선일보는 2월 9일자는 ‘평양면옥상조합이 냉면 하락을 이유로 임금을 25% 인하한데 분개한 평양시내 24개처 면옥노동자 279명이 일제히 파업을 단행하다’고 보도했다.이 기사는 여러 가지를 의미한다. 일제 치하지만 노동자 권리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뚜렷했다는 것, 그리고 1930년대 이미 평양에는 적어도 24개 이상의 평양냉면 면옥이 영업을 했
[미디어파인=성현석의 푸드 에세이] 미쉐린가이드가 사랑한 한국인의 소울 푸드, 평양냉면 집 중 빕구르망으로 선정된 곳을 찾는 여정의 마지막 시간이다. 강북권 사대문 밖에 위치한 정인면옥과 빕구르망을 받진 못했지만 가장 근접해 있는 을밀대, 그리고 3회에 걸친 평양냉면 투어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해단식’(?)을 서경도락에서 가졌다.이번 평냉 투어는 지난 18일 여의도 정인면옥에서 오전 11시 일찌감치 시작했다. 이 곳은 사무실 밀집지역이라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한 여름 냉면 성수기 때는 11시 30분만 되도 줄을 길게 늘어서
[미디어파인=성현석의 푸드 에세이] 미쉐린은 관례적으로 미쉐린 가이드 북 공식 출간을 며칠 앞두고 ‘빕 구르망’ 리스트를 발표한다. 1957년 프랑스에서 처음 등장한 빕 구르망은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을 대상으로 한다. 도시별로 구체적인 가격 기준에 따라 선정하는데 서울은 저녁식사 기준 1인당 3만5000원 이하 식당이 대상이다.미쉐린 평가원들은 서울에서는 서민 메뉴로 평양냉면에 관심을 많이 기울였다. 미쉐린도 “서울에서 평가원들의 입맛을 유독 사로잡은 음식은 면류, 냉면과 칼국수 전문점이 각각 5개씩 소개됐다
[미디어파인=성현석의 푸드 에세이] 냉면은 겨울음식이다. 적어도 냉장고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그렇다. 그러나 냉장고 보급으로 냉면 육수 맛을 오래 유지할 수 있어서 사계절 전천후 음식으로 발전했다. 냉면이란 요리세계의 안으로 들어가 보면 다양함이 돋보이는 음식이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꿩고기, 동치미, 백김치 국물들을 지역마다 입맛에 따라 섞어가면서 발전시켰다.고명도 육수에 썼던 고기를 제육이나 편육으로 썰어 올리고 무, 배추, 오이 등과 계란 지단 등으로 특색을 나타낸다. 고종이 좋아했던 냉면에는 시원한 배가 그릇을 덮었고
[미디어파인=성현석의 푸드 에세이] 구랍 2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서 발표한 ‘한우 가격 및 사육 동향과 전망’에 따르면 올 1~2월 한우 출하 두수는 지난해 동기대비 0.1∼3.2%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거세우 출하예정 마릿수가 줄어들어 14만3000∼14만8000 마리 정도로 예상됨에 따라 한우 도매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한우 도매가격 강세는 곧바로 소고기 수입 증가로 이어진다. 1∼11월 소고기 수입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2% 증가한 38만3000톤에 달했다. 국가별로는
[미디어파인=성현석의 푸드 에세이] 칼럼을 시작하면서 우리 음식에 사용되는 식자재 생산·유통·소비에 대해 촘촘하게 들여다보기로 했었다. 글이 나간 후 주변 지인들이 고기 유통에 대해 궁금한 점을 속 시원히 풀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정작 필자 자신도 서경도락과 장수가에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취급하지만 유통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해서 전체 식자재 중 가장 먼저 소고기를 다뤄보기로 정했다.우리나라에서 신토불이로 키운 소는 한우(韓牛)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이 명칭을 쓰기 시작한 시기는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대략 광복 이후로
[미디어파인=성현석의 푸드 에세이] ‘음식이 정치다’란 책이 있다. 전주대 식품산업연구소 연구교수로 계시는 송영애 교수가 지었다. 송 교수는 책에서 ‘음식과 정치는 적어도 본질적인 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음식의 본질은 먹어서 생명을 유지하고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데 있다. 정치와 정치인이 존재하는 이유 또한 국민들을 잘 ‘먹고’ 잘 사는 데 있지 않는가. 음식이 정치고, 정치가 음식인 것이다.’라고 적고 있다.송 교수가 말한 ‘음식이 정치다’라는 말은 춘추시대 정치가 관중이 말한 ‘왕자이민위천, 민이식위천, 능지천지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