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올리버 스톤 감독의 ‘알렉산더’(2004)도 훌륭하지만 로버트 로센 감독의 ‘알렉산더 대왕’(1957)을 비교해 음미하는 것도 절대 시간이 아깝지 않을 듯하다. 기원전 356년 알렉산드로스가 태어난다. 그리스로부터 야만국으로 분류됐던 당시 마케도니아의 필리포스 2세는 왕위에 등극해 그리스의 패권을 잡게 된다.그런 그의 훌륭한 조력자가 아들 알렉산드로스. 그러나 필리포스의 권력이 커질수록 주변에 여자가 늘어나 결국 본처 올림피아스를 내치고 친척인 장군 아타로스의 조카 에우리디케를 왕비 자리에 앉힌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케이퍼 무비 ‘퍼펙트 케어’(J. 블레이크슨 감독)는 번뜩이는 기획과 탄탄한 시나리오가 바탕이 되면 재미와 완성도가 보장된다는 것을 새삼스레 입증한다. 30대 후반의 말라(로자먼드 파이크)는 케어 비즈니스 회사를 운영한다. 말은 보호가 필요한 노약자를 돌봐 준다지만 사실 비열한 사업이다.병원 의사 캐런, 요양원 원장 샘과 짜고 ‘호갱’을 골라 과장된 소견서로 ‘환자’를 요양원에 보낸 뒤 그의 전 재산을 탈탈 털어먹는 게 실상이다. 중년 남자 필드스트롬이 요양원에 들이닥쳐 어머니를 내놓으라고 행패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내일의 안녕’(훌리오 메뎀 감독, 2015)은 신파조로 나가지 않아 매우 감동적인, 삶의 의미와 방향을 묻는 영화다. 교사 마그다(페넬로페 크루즈)는 3달 전 실직했고, 동시에 철학과 교수인 남편 라울이 여제자와 눈이 맞아 집을 나갔다. 프로 축구 선수를 꿈꾸는 유망주인 외아들 다니와 함께 살고 있다.오른쪽 가슴에 멍울이 잡혀 부인과를 찾았더니 주치의 훌리오는 유방암 진단을 내린다. 다니의 축구 경기를 관람하던 중 레알 마드리드 청소년팀 스카우터 아르투로를 알게 돼 대화를 나누던 중 전화를 받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소통의 부재로 인한 갈등과 오해, 그리고 영원한 노스탤지어인 어머니의 자궁에 대한 그리움을 먼지 풀풀 날리는 황량한 사막지대에서 라이 쿠더의 끈적끈적하고도 처연한 기타 현으로 표현한 ‘파리, 텍사스’와 영화적 모든 예술과 철학을 통해 유물론의 손을 들어준 ‘베를린 천사의 시’로 유명한 빔 벤더스 감독.‘에브리띵 윌 비 파인’(2015)은 대놓고 오즈 야스지로, 프랑수아 트뤼포,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종합을 시도한 위대한 예술가 벤더스의 비교적 쉬운 드라마다. 그는 많이 따뜻해졌고, 대중적 취향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일루셔니스트’(닐 버거 감독, 2007)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프레스티지’와 비교가 되지만 확실히 그보다 저평가된다. 다소 일방적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재미도, 교훈도 담았다. 19세기 비엔나. 홀연히 나타난 마술사 아이젠하임(에드워드 노튼)이 환상적인 마술로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초자연적인 마술을 펼치는 아이젠하임에 대한 소문이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자 황태자 레오폴드(루퍼스 스웰)가 약혼녀 소피(제시카 비엘)를 대동하고 공연장을 찾는다. 사실 아이젠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인턴’(낸시 마이어스 감독, 2015)은 노인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노인들의 경제활동 단절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매우 교훈적인 시사가 큰 영화다. 한때 전화번호부 제작 회사에서 부사장까지 역임했지만 이제 퇴직하고 아내와 사별한 70살 벤(로버트 드 니로)의 일상은 나름대로 풍요롭다.매일 정시에 일어나 단골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공원에서 동호인들과 태극권을 연마한다. 게다가 그동안 쌓은 마일리지로 심심찮게 세계 여행도 다닌다. 당당하게 자신의 집을 소유하고 있으며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기타노 다케시 감독, 주연의 ‘하나비’는 1997년 제54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고, 이듬해 대한민국에서 개봉된 최초의 일본 영화라는 점에서 유명한데 그 유명세만큼 화려한 영상미와 전편에 걸쳐 흐르는 비장미, 그리고 다케시 특유의 허무주의적 유머가 돋보인다.죽마고우인 니시(기타노)와 호리베(오스기 렌)는 파트너 형사로 근무한다. 니시는 일찍이 딸을 잃고 아내가 백혈병에 걸려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잠복근무 중 호리베가 니시에게 입원 중인 아내에게 가도록 배려한 사이 호리베는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딥 임팩트’(미미 레더 감독)는 23년 전에 개봉된 재난 영화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기술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시대를 앞서갔다. 야심에 찬 방송사 여성 앵커 제니 레너(테아 레오니)는 재무부 장관의 사임 건을 조사하다 그의 비서로부터 엘리란 이름을 듣고, 섹스 스캔들을 우려한 사임으로 추측하고 특종 냄새를 맡는다.집요한 취재를 계속하던 그녀는 대통령 벡(모건 프리먼)이 소집한 비밀회의에 불려가게 되고, 그녀가 엘리란 기밀사항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 벡으로부터 공식 발표 전까지 함구한다는 조건하에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오는 10일 재개봉되는 ‘이다’(파벨 포리코브스키 감독, 2013)는 지극히 국지적인 개인사를 통해 폴란드의 역사와 그 안에 녹아있는 유대인들의 큰 고통을 웅변하는 미니멀리즘의 심미주의적 모노톤 미스터리다. 예비 수녀 안나는 가난, 순결, 순종을 맹세하는 서원식을 앞두고 원장의 부름을 받는다.천애고아로 알고 자란 그녀에게 이모가 있단다. 이모 완다는 판사로서 술, 담배, 자유분방한 성생활을 즐긴다. 안나는 완다에게 자신의 본명이 이다고 유대인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두 사람은 이다 부모가 묻힌 곳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어니스트 씨프’(마크 윌리엄스 감독)는 머잖아 69살이 되는 리암 니슨의 액션은 아직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는 걸 충분히 입증하는 액션 멜로 스릴러 영화다. 해병대에서 폭파 전문가로 복무했던 톰은 7개 주, 12개의 은행을 털어 모은 900만 달러의 현금을 한 프라이빗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창고 직원 애니(케이트 월쉬)는 이혼 후 대학원에 진학해 심리학을 전공한다.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톰은 연애를 시작하고, 그걸 계기로 불법과 등을 돌리고 착하게 살아간다. FBI는 8년 동안 연쇄 은행털이범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위 워 솔저스’(랜들 월리스 감독, 2002)는 오락용 전쟁 영화로서는 꽤 흥미진진하다. 1965년 미국은 베트남과의 전면전을 펼치기 앞서 한국전쟁 참전 경험이 있는 하버드 석사 출신의 전략가 무어 중령(멜 깁슨)을 대대장으로 한 부대를 11년 전 프랑스 군대가 괴멸됐던 아이드랑 계곡으로 파병한다.월맹군의 베이스캠프가 있는 산 아래의 그곳은 일명 죽음의 협곡이라 불릴 정도로 미군에게 불리한 곳이다. 무어는 395명의 전투 경험이 전혀 없는 어린 부하들을 이끌고 침투하지만 이 지역을 점령한 월맹군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간이역’(김정민 감독)은 강력한 최루 멜로로써 시간과 기억을 얘기한다. 과거. 전북 남원의 같은 고교 동급생 지아(김재경)와 승현(김동준)은 풋사랑을 막 시작한다. 승현은 고교를 중퇴, 제빵사의 길을 선택했고, 지아는 대학교를 거쳐 서울에 취업했다. 27살의 현재. 그녀는 사내 연애 중이다.사실 그녀는 2년 전 위암에 걸려 1년 동안 휴직한 채 항암치료를 받은 바 있다. 속이 안 좋아 사촌언니 은수가 근무하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더니 재발했다. 은수는 또다시 그 힘든 항암치료를 받자고 강권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게임의 법칙: 인간사냥’(이수성 감독)은 제목에서 보듯 다소 불편할 수도 있는 영화다. 사람을 사냥하는 살벌한 게임이 펼쳐지는 할리우드의 일련의 스릴러가 연상될 수 있을 법한데 인간의 본성과 정의의 준거틀을 물음으로써 차별화 전략을 꾀한다. 정환(김성수)은 내적 고통을 잊고자 청파도에 온다.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푼 그는 과거를 회상한다. 동생이 교통사고로 숨졌는데 범인인 재벌 2세 인석은 재력으로 형사를 매수해 죄를 은폐했다. 이를 참을 수 없었던 정환은 인석을 납치해 자백하는 동영상을 찍은 뒤 죽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요르단 암만. 알살람이 이끄는 이슬람 과격 단체가 유럽 각지에서 테러를 저지르자 미국 CIA 호프만 국장(러셀 크로우)은 중동에 투입된 요원 페리스(리어너도 디키프리오)를 통해 그를 잡으려 한다. 페리스는 호프만은 싫어하지만 자신을 믿는 요르단 정보국장 하니(마크 스트롱)에게 협조를 청한다.작전 수행 중 현지 정보원 바삼(오스카 아이작)이 희생되지만 미국은 그의 유족에게 아무런 보상도 해 주지 않는다. 광견병 개에게 물려 인근 병원을 찾은 페리스는 이란 출신 간호사 에이샤(골쉬프테 파라하니)에게 호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벌새’(김보라 감독, 2019)는 국내외 유력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 소식을 알린, 독립영화계의 샛별 같은 감독의 탄생을 포고한 작품이다. 1994년. 은희(박지후)는 곧 대학에 진학하는 대훈, 여고생 수희, 그리고 부모와 함께 서울 변두리 허름한 아파트에서 사는 감수성 강하면서 평범한 여중 2년생.부모는 떡집을 운영하며 바쁘게 산다. 아빠는 착하지만 다소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면이 있다. 엄마는 무난한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많이 배우지 못했다. 부모의 관심은 장남에게 편재돼있고, 그런 오빠는 무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매 시간 유괴 사건이 벌어지는 멕시코시티. 전 CIA 암살전문 요원 존 크리시(덴젤 워싱턴)는 과거의 트라우마로 알코올에 의지하며 폐인처럼 가족 하나 없이 산다. 오랜 친구이자 동지인 레이번(크리스토퍼 월켄)의 소개로 사업가 새뮤얼(마크 앤서니)의 딸 피타(다코타 패닝)의 보디가드로 취업한다.세상을 향해 단단히 벽을 쌓고 살던 크리시는 많은 호기심과 관심을 보이며 귀찮을 만큼 질문을 해대는 이 9살 소녀가 성가시다. 같은 미국인인 피타의 엄마 리사(라다 미첼)는 딸은 친구가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크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2016년 콩쿠르 상을 수상한 레일라 슬리마니의 소설 ‘달콤한 노래’를 원작으로 한 ‘퍼펙트 내니’(루시 보리튜, 2019)는 여성의 각본, 연출, 주연으로 완성된 영화다. 뮤지션 폴(앙투안 라이나르츠)과 결혼한 변호사 출신 전업주부 미리암(레일라 벡티)은 아이 둘 키우기 힘들어 재취업을 결심한다.5살 딸 밀라와 11개월 아들 아담을 키워 줄 보모를 물색한 끝에 남편과 사별하고 외동딸을 독립시킨 뒤 줄곧 보모 일을 해온 50대 루이즈(카린 비아즈)를 낙점한다. 루이즈는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듯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소오강호’(1990)는 무려 ‘대취협’의 후진취안, ‘동방불패’와 ‘천녀유혼’의 청샤오둥, ‘스턴트우먼’의 쉬안화가 감독하고 쉬커가 제작했으니 중국 무협 영화 중 마스터피스다. 명나라 13대 왕 신종 때. 황궁의 장서를 보관하고 있는 내승운고에 괴한이 침입해 최고의 무공이 수록된 규화보전을 훔친다.이 일이 조정에 알려질까 두려운 관리 책임자인 동창의 내시 총관은 심복 천호(장쉐여우)를 앞세워 최근 사직한 황궁의 금위무사 임진남의 집 염포방을 포위한다. 이때 사부 악불군의 명을 받은 화산파 수제자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타임 패러독스’(마이클, 피터 스피어리그 형제 감독)는 참으로 독특한 SF 스릴러로서 웬만큼 집중하지 않으면 한 번 보고는 이해가 안 된다. 주인공 템포럴 요원(에단 호크)과 제인(사라 스누크)의 각자의 반전과 두 사람이 연관된 반전이 정말 충격적이다. 감상 후 한동안 여운이 남을 듯하다.1970년. 시간 여행으로 사망자를 줄이는 일을 하는 템포럴 사무국은 연쇄 테러범을 잡기 위해 요원을 바에 바텐더로 위장 취업시킨다. 존이라는 손님이 찾아오자 요원은 재미있는 얘기를 해 주면 공짜 술을 주겠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논스톱’(자움 콜렛 세라 감독, 2014)은 리암 니슨의 액션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별 불만 없이 충분히 손에 땀을 쥘 만한 서스펜스 액션이다. 빌(리암 니슨)은 미국 연방항공보안요원이다. 가정에 소홀한 탓에 아내는 떠났고, 딸은 8살 때 병으로 죽었다. 빌은 알코올중독에 정신 상태는 불안정하다.여느 때처럼 뉴욕발 런던행 비행기에 탑승한다. 4만 피트 상공에서 ‘1억 5000만 달러를 입금하지 않으면 20분마다 한 명씩 죽이고 항공기를 폭파하겠다’는 문자 메시지가 온다. ‘이 통신망을 해킹하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