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요즘 부모 교육이 관심사다. 정부는 아동학대 예방과 가족관계 증진을 위해 부모교육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부모들이 ‘어부’(어쩌다 보니 부모)가 아니라 ‘참부’(참부모)가 되려면 우선 부모 자녀 관계의 출발인 대화법을 제대로 익혀야 한다.이 책은 자녀와 대화를 나누고 싶은 부모를 위한 훌륭한 지침서다. 지은이는 자녀 8명을 둔 아버지이자 자녀교육상담가인 랍비다. 이 책에서 그는 유태인들의 가족대화 방식을 소개하며, 자녀와 갈등을 겪는 많은 부모들과의 상담사례를 통해 해법을 제시한다.
[미디어파인 칼럼=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이 영화는 1988년 9월 10일 경북 영양군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다룬 실화다. 어린 아들을 둔 32세 주부(원미경)가 한밤 귀갓길에 20대 청년 2명에게 성폭력을 당하면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성폭력범 중 1명(김민종)의 혀를 깨물어 자르는 사건이 발생한다. 치한은 적반하장격으로 자신의 혀를 손상시켰다는 이유로 피해 여성을 상해죄로 고소한다. 그러자 이 여성도 치한들을 강간죄로 맞고소한다. 둘 다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는다.그녀는 정당방위라고 주장하지만 상대편 변호사(이경영)는
[미디어파인 칼럼=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이 영화는 두 여성의 당당한 삶과 우정, 그를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다.중년의 애블린은 남편 에드(길라드 서테인 분)에게 무시당하며 산다. 남편은 퇴근하면 아내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TV 앞에 앉아 저녁과 맥주를 먹으며 야구를 비롯한 스포츠 중계에 몰입한다. 의사 결정도 남편이 일방적으로 한다. 양로원에서 지내는 숙모를 돌보기 위해 가끔 찾아갈 때도 숙모는 그녀에게만 물건을 마구 집어던지며 문전박대한다. 에블린은 초콜릿을 입에 달고 사는 등 과식을 하다 보니 살이
[미디어파인 칼럼=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세계적인 여성학자 바바라 G. 워커가 여성의 시각으로 새로 꾸미거나 창작한 동화 10여 편을 묶었다.예를 들어 ‘백설공주’를 패러디한 ‘흑설공주’에서 계모인 왕비는 백설 공주를 미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오히려 위기에 빠진 공주를 돕는다. 왕의 사위를 꿈꾸는 신하 헌터경이 공주의 관심을 끌지 못하자 왕비의 시기심을 부추기지만 그녀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흑설공주가 가장 아름답지. 젊은이가 늙은이의 자리를 차지하는 게 당연하죠. 새 엄마가 어째서 전처의 딸들을 미워해야 한단
[미디어파인 칼럼=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밖에서는 '영웅' 대접을 받지만 아내에게는 무시당하는 소방관 남편과 다정하지 않은 남편 때문에 불행하다고 느끼는 아내가 사랑을 회복해 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3교대로 일하는 소방대장 캘럽과 매일 병원에 출근하는 캐서린은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7년이 지난 지금은 그들의 생활 리듬만큼이나 이질감이 크다.“그녀는 나에 대한 존경심이 없어요. 사사건건 트집만 잡아요. 모든 것이 너무 감정적이죠.” “남편은 내 감정에는 관심도 없고 내 말은 듣지도 않아. 우리는 만나면 싸우는
[미디어파인 칼럼=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미안해!” “뭐가 미안한데?” 연인이나 부부 간에 종종 있음직한 대화다. 적당히 사과하는 시늉만 해서 곤란한 상황을 모면하려다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 경험을 한 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미안해, 미안하다고. 이제 됐지?” “지금 그걸 사과라고 하는 거야??" “내가 잘못했다고 했잖아.” “당신한테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이런 경우 화해는커녕 상처만 더 커지기 마련이다.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사과의 진정성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 같다. 구체적으로 뭐가 미안한지 알
[미디어파인 칼럼=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은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의 외곽 주택가. 11살 소년 딜런은 어머니가 아버지의 폭력에 자주 시달리는 모습을 보며 산다. 가끔은 자신도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한다. 친구도 없이 늘 혼자서 게임을 하며 지낸다. 이웃인 10살 소녀 카일리는 삼촌으로부터 성적 학대를 겪고 가족들에게서도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한다. 딜런은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어머니를 보호하려다가 아버지와 부딪히면서 도망치듯 집을 빠져나온다.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던 카일리도 그와 함께 떠난다.더
[미디어파인 칼럼=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여성인 당신은 직장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반응하는가? 위험을 감수하며 당당하게 기회를 향해 달려드는가(Lean in)? 아니면 자신도 모르게 주춤하며 뒤로 물러서는가(Lean out)?‘린인’은 미국 여성 리더십의 아이콘 셰릴 샌드버그가 일하는 엄마로서 ‘여성과 일, 리더십’에 대해 자신의 경험과 다양한 조언을 풀어놓은 책이다. 보다 많은 여성들이 각계에서 리더가 되어 더욱 양성평등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여성에 대한 내부와 외부의 장벽을 뛰어넘어 일과 인생에 적극적으로
[미디어파인 칼럼=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뉴욕 맨하탄의 최고급 펜트하우스, 최고급 승용차 페라리, 최고급 양복…. 1000억 달러 이상의 기업합병을 주무르는 월스트리트 투자전문기업 사장 잭 캠벨은 원하는 모든 것을 누리는 성공한 일벌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밤늦게까지 일에 몰두한다. 13년 전 헤어진 연인 케이트에게서 전화가 왔다는 말을 비서에게 듣고서도 연락을 취하지 않는다. 당시 런던으로 1년 간 인턴을 떠나려는 잭에게 케이트는 느낌이 안 좋으니 가지 말라고 만류하며 “나는 우리를 선택할 거야”(I’ll c
[미디어파인 칼럼=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1980년대 불황기 미국 샌프란시스코. 세일즈맨 크리스 가드너(윌 스미스)는 매일 소득 없이 분주하기만 하다. 전 재산을 투자한 휴대용 골밀도 스캐너는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의료기기였지만 의사들에게는 사치품에 불과하다. 그래서 하루 종일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녀도 한 대 팔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아내가 매일 야근을 해도 집 임대료와 세금은 번번이 연체된다. 5살짜리 아들 크리스토퍼(제이든 스미스)는 교육 프로그램이 없는 저렴한 놀이방에서 종일 지낸다. 결국 지친 아내마저 집을 떠
[미디어파인 칼럼=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세상은 엿 같고 핏줄은 더럽게 아프다." 이 영화의 포스터에 담긴 말이다. 가정폭력 피해 자녀들의 느낌을 말해 준다.빚을 대신 받아주고 용역비를 챙기는 깡패 상훈에게는 욕설과 폭력이 일상화 돼 있다. 세상에 두려울 것도, 미련도 없어 보인다.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상처가 있다. 가정폭력으로 해체된 가족 때문이다. 그의 아버지는 툭하면 아내를 때렸다. 어느 날 이를 말리던 여동생이 아버지가 휘두른 칼에 맞아 숨졌다. 상훈이 피 흘리는 여동생을 둘러업고 병원으로 뛰어가자 어머니는 뒤
[미디어파인 칼럼=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11살 소년이 성역할 고정관념을 극복하고 발레리노로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감동적인 영화다.영국 북부지방에서 광부로 일하는 아버지와 형이 파업에 참여한 가운데, 빌리는 낡은 권투장갑을 들고 소년 체육관을 찾는다. 발레 교실은 파업 광부들의 임시 식당으로 사용됨에 따라 권투 교실의 한 귀퉁이를 사용한다. 빌리는 권투 시합을 하면 KO 당하기 일쑤다. 그러다 우연히 발레에 흥미를 느끼고, 발레 선생님인 윌킨슨 부인의 정성어린 지도를 받게 된다.“다음 주에 또 올 거지?” “꼭 제가 여
[미디어파인 칼럼=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방지 관련법이 4월 29,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다. 미성년자 성착취 예방을 위한 법 개정도 함께 이뤄졌다. 이 같은 법 개정은 각계에서 요구해온 조치로서 환영할 만한 일이나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앞으로는 젠더폭력을 방지하는 법 개정이 시대 변화에 따라 적시에 이뤄지길 기대한다. 개정된 성폭력처벌법에 따르면 불법 성적 촬영물 등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미디어파인 칼럼=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이 영화는 미군 내 성폭력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다. ‘또 다른 전쟁’이라고 번역돼 있지만 원래 영어 제목은 ‘The Invisible War(보이지 않는 전쟁)’이다. 외부의 적과 달리 내부에 숨어 있으면서 언제 성폭력 가해자로 돌변할지 모르는 군 동료 및 상급자와의 전쟁을 가리킨다. 여군들이 적의 총탄에 맞는 것보다 동료 군인에게 성폭력을 당할 가능성이 더 높은 미군의 현실을 말해준다.이 영화에서는 장교와 부사관 등 피해 여군들이 실명 또는 비실명으로 출연해 자신들의 실제 피해 사례
[미디어파인 칼럼=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28년 만에 최고치인 66.2%의 투표율로 15일 치러져 국회 300석의 주인공을 가려낸 가운데 여성 국회의원 비율도 1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역구 당선자 총153명 중 여성은 더불어민주당 163명 중 20명, 미래통합당 84명 중 8명, 정의당 1명 중 1명, 무소속 5명 중 0명 등 총29명이다. 비례대표 당선자 총 47명 가운데 여성은 미래한국당 19명 중 10명, 더불어시민당 17명 중 10명, 정의당 5명 중 4명, 국민의당 3명 중 2명,
[미디어파인 칼럼=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노스 컨츄리’는 성희롱 실화를 토대로 제작된 감동적인 영화다. 1984년 미국 최초의 직장 내 성희롱 소송 승소 사건인 ‘젠슨 대 에벨레스 광산’ 사건을 화면에 담았다.조시 에임즈(샤를리즈 테론)는 남편에게 폭력을 당해 이혼한 뒤 미네소타 북부 친정집으로 돌아온다. 그는 어릴 때 학교 교사에게 성폭행을 당해 아이를 낳기도 했다. 피해자인 그녀의 잘못이 아니라 가해자인 교사의 잘못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시선은 싸늘하다. 친정아버지의 박대를 못 견딘 나머지 독립해서 미장원 일을 시작했다
[미디어파인=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교내 최고 미식축구 선수 우디와 셰익스피어를 사랑하는 모범 여학생 넬은 여러 면에서 대조적이다. 같은 고등학교에 다닐 뿐 아니라 옆집에 살면서 사사건건 부딪친다. 박물관에서 티격태격 다툰 어느 날 밤 알 수 없는 주문에 의해 둘의 영혼이 바뀌게 된다. 뜻하지 않게 상대방의 몸으로 살아가야만 하는 처절한 몸부림이 시작된다. 우디의 몸을 가진 넬은 학교 대표로 풋볼시합에 나가야 한다. 넬의 몸을 가진 우디는 예일대 면접을 준비해야 한다. 두 사람 모두 고행길을 걷게 된 것. 앙숙이던 두 사람은
[미디어파인=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저자 고트맨은 부부 심리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다. 이 책은 위기부부에게 던지는 경고의 메시지이자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길잡이다. 이 분야의 고전인 셈이다. 그는 시애틀 애정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부부의 언행을 5분만 관찰해도 이혼 여부를 91%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게 됐다.행복한 부부는 일상생활에서 배우자의 단점보다 장점을 중시하려고 노력하며, 갈등이 생겨도 회복시도를 잘 한다. 반면 이혼할 부부의 대화 방식은 좋지 않은 첫마디로 시작해서 비난, 모욕, 자기변호, 도피 등 4가지 위험 요
[미디어파인=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엄마! 엄마!”“너 왜 그러니?”“엄마, 민석이 오빠가 잠깐 할 말이 있다고 자기 방으로 오라 그랬는데…. 엄마, 나 너무 아파. 무서워, 엄마!”“됐어, 뚝 그쳐. 쓸 데 없는 소리 하지 마, 너. 에휴, 다 큰 계집애가 어떻게 처신을 했길래.”“엄마 그게 아니야, 아니야.”“(‘찰싹!’ 뺨을 때리며) 떠들지 말고 입 다물어, 너! 창피한 줄 알란 말이야.”15살 소녀가 집에서 사촌 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2층에서 음악 감상 중이던 엄마에게 고통을 호소한다. 그러자 엄
[미디어파인=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결국 아이를 보는 것은 맨움(남자)이야.”“그렇지만 나는 뱃사람이 되고 싶다구요! 난 아기를 데리고 바다에 갈 거예요.”“안 돼. 인생에는 참아야만 하는 것이 있는 법이야. 때가 되면 너도 알게 될 거다.”소설 ‘이갈리아의 딸들’의 첫 대목에 나오는 엄마와 아들의 대화다. 남녀의 성역할이 완전히 뒤바뀐 이갈리아(평등주의 유토피아 egalitarian+utopia의 합성어)라는 가상 세계의 분위기를 예고한다.그 세계에서는 여자(움)가 바깥일을 하며 사회를 주도한다. 남자(맨움)는 집안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