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세계 3대 영화제 중에서도 대중성과 명예 면에서 모두 강하다고 평가받는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은 국내에서 반드시 흥행에 실패했다. 과연 한국 영화 100년의 해에 그 영광을 안은 ‘기생충’(봉준호 감독)은 흥행 징크스를 깰 수 있을까? 일단 결론은 재미가 풍부한 블랙코미디다.기택(송강호) 충숙(장혜진) 부부는 반지하 셋집에서 20대 아들 기우(최우식) 딸 기정(박소담)과 함께 산다. 기우는 군 복무를 제외하곤 5수 중이고, 기정 역시 미대에 지원만 하고 있다. 모두 마땅한 직업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디즈니가 또 일을 해냈다. 애니메이션으로 성공한 걸 발판 삼아 실사화한 ‘정글북’, ‘미녀와 야수’에 이어 ‘알라딘’(가이 리치 감독)의 국내 흥행에 성공한 것. ‘알라딘’은 지난주 말 ‘악인전’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디즈니의 마법의 힘을 재확인해줬다. 할리우드의 당연한 영악함이 빛났다.원작 ‘알라딘과 마법의 램프’는 아라비아 문학의 결정판 ‘천일야화’ 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얘기로 유대 왕 솔로몬의 반지와 단지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마법의 반지를 낀 모로코의 마술사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월트디즈니가 1992년 내놓아 흥행에 크게 성공한 3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판타지 뮤지컬 ‘미녀와 야수’(빌 콘돈 감독, 2017)는 513만여 명의 국내 관객 수에서 보듯 매우 각광받은 작품인데 프랑스 작가 보몽 부인의 소설(1756)이나 장 콕토에 의한 최초의 영화(1946)와는 좀 다르다.원작에선 거상 모리스가 전 재산을 잃고 야수의 성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됐는데 막내딸 벨이 부탁한 장미꽃 한 송이를 꺾어 야수의 노여움을 산 후 자신의 목숨과 벨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선 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이슈&피플] F(x) 출신 설리(25)가 또다시 논쟁의 중심에 섰다. 그녀가 26살 많은 이성민을 비롯해 유해진, 박철민 등 선배에게 ‘씨’를 붙여 호칭한 데 대해 찬반양론이 충돌하고 있는 것. 더불어 예전에 설리가 자유분방한 태도로 일부 대중에게 비난받는 것과 관련해 “멋있다”며 옹호한 김의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그는 설리를 지적한 한 누리꾼에 대해 “상식과 멍청함의 차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선택한 방법으로 스스로를 표현하는데 거기 쫓아가서 감 놔라 배 놔라 하고 인생 이렇게 살면 안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누리꾼에게 큰 인기를 끈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0.0MHz’(유선동 감독)는 19개국에 판매됐으며, 대만 등 아시아 4개국에서 동시 개봉된다. 대학 새내기 소희(정은지)와 상엽(이성열)은 태수(정원창), 윤정(최윤영), 한석(신주환)이 이끄는 초자연 미스터리 동아리 ‘0.0MHz’에 가입한다.대학교는 전체 MT를 떠나는데 동아리는 첫날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우하리의 흉가를 체험하러 간다. 이곳은 4년 전 한 여자가 스스로 목을 매 죽은 뒤 ‘머리카락 귀신’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개그콘서트’ 1000회 특집 녹화(방송 19, 26일)에 지난 20년간 ‘개콘’을 이끈 개그맨 100명이 모였다. 이들 중 60명을 대상으로 ‘한겨레’가 ‘최고의 코너’, ‘최고의 캐릭터’, ‘최고의 유행어’ 등을 설문 조사한 결과 ‘봉숭아학당’, 김병만, ‘고뤠’ 등이 뽑혔다.‘봉숭아학당’은 1991년 ‘한바탕 웃음으로’의 코너로 시작돼 2000년 ‘개콘’에서 재생했다. 그 후 2006년 12월 24일 폐지, 2008년 4월 6일 부활, 2011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더 보이’(데이비드 야로베스키 감독)는 ‘슈퍼맨’의 빌런 버전에 판타지를 빼고 호러의 옷을 입힌 형식이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맨 오브 스틸’(2013)에서 크립톤 행성의 반란군 수장 조드가 지구에 종족의 새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슈퍼맨과 싸우느라 도시를 초토화시킨 뒤의 엔딩 신이 연상된다.군 장성은 슈퍼맨에게 “당신은 우리 친구인가, 적인가?”를 묻는다. ‘더 보이’는 외계에서 온 신적인 존재가 친지구적이지 않고 반대일 경우를 상정한다. 교외에서 농장을 하며 사는 카일(데이비드 덴맨)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이슈&피플] 현대카드는 내년 1월 18~19일 양일간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퀸(QUEEN)’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콘서트는 그룹 퀸의 첫 단독 내한공연이다. 오는 7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시작되는 퀸의 월드투어 ‘더 랩소디 투어(THE RHAPSODY TOUR)’의 여정 중 하나다.퀸은 최근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 성공으로 새삼스레 재조명되고 있다. 프레디 머큐리(보컬&피아노), 브라이언 메이(기타&보컬), 로저 테일러(드럼&보컬), 존 디콘(베이스)은 1971년 영국에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다큐멘터리 영화 ‘시민 노무현’(백재호 감독)이 개봉되는 오는 23일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가 되는 날이다. 이 영화를 티케팅 하는 관객의 목적은 그에 대한 추억과 더불어 실컷 울겠다는 심리일 테지만 그를 그렇게 만든 사람(들)이 다시 떠올라 울분과 분노의 재발도 감수해야 한다.2008년 2월 25일 제16대 대통령에서 퇴임한 노무현은 김해 봉하 마을로 귀향하며 ‘귀향을 택한 대한민국 최초의 전직 대통령’이란 타이틀을 단다. 당선 후 서울 명륜동의 자택을 처분했기에 서울에 집이 없기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영화를 즐기는 방식은 제각각이기 마련인데 MCU 마니아들은 판타지 세계에서 얻은 카타르시스를 통한 대리만족이 가장 클 것이다. 그런데 그걸 만드는 작가들은 꽤 용의주도하게 다수의 관객은 파악 못할 진지한 플롯을 구축한다. 있지도 않은 미국의 신화를 유럽의 신화에 더하고, 심리학과 철학을 뼈대에 곁들여 거대한 서사를 완성함으로써 진한 여운을 남긴다.‘어벤져스: 엔드게임’에 관객들이 그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이어져온 일련의 긴 여정을 마감하는 결론에 대한 궁금증과 더불어 그동안의 대서사시에 대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지난해 11월 시작된 KBS1 ‘거리의 만찬’은 ‘뉴스로만 만족하지 못하고, 진짜 세상을 못 보며, 가벼운 시사 예능에 지친 시청자를 위해 이슈 현장을 찾아 진짜 얘기를 들어보는 시사, 교양’을 표방한다. 지난 10일 방송된 ‘오버 더 레인보우’(조현웅 연출) 편은 그 캐치프레이즈처럼 매우 각별했다.제작진은 성소수자에게 마스크를 씌워 카메라 앞에 세웠고, 박미선, 양희은, 이지혜 등 세 진행자는 성소수자를 자녀로 둔 부모들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 한 양성애자는 “하루하루가 나를 부정하는 사람들과 싸워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독주 속에서 ‘나의 특별한 형제’가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가운데 9일 개봉된 ‘걸캅스’(정다원 감독)가 흥행에 가세했고, 오는 15일 개봉될 ‘배심원들’(홍승완 감독)과 ‘악인전’(이원태 감독)이 반전을 노린다. 세 영화는 전혀 다른 장르지만 버디무비 형태가 유사하다.버디(동료)무비란 2명의 주인공이 우정을 나누며 전체 플롯과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형식을 뜻한다. 처음엔 남자들의 동료애를 다룬 영화를 지칭했다. 조지 로이 힐 감독의 ‘내일을 향해 쏴라’(1969)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서스페리아’(1977)를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리메이크한 동명의 작품을 즐기려면 원작과 연결 짓지 말고, 구아다니노의 이전 작품으로 구축한 선입견을 지우는 게 중요하다. 기괴한 이 작품은 ‘살인마 잭의 집’(라스 폰 트리에 감독)에 예술성을 강화한 컬트무비로 보면 쉽다.독일 무용계의 전설 블랑(틸다 스윈튼)이 운영하는 베를린 무용 아카데미의 무용수 패트리샤(클레이 모리츠)가 정신과 의사 클렘페러 박사를 찾아가 알 수 없는 말을 횡설수설 늘어놓더니 일기장을 남겨놓고 사라진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2005년. 천안을 중심으로 충청도 일대에서 연속해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중부 지역을 장악한 폭력조직 제우스파 두목 장동수(마동석)에겐 어릴 때 친구인 하상도(유재명)가 이끄는 조직 에이스파가 눈엣가시다. 동수는 영역 문제로 상도와 회의를 한 뒤 부하들을 보내고 직접 운전을 하며 귀가한다.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강경호(김성규)의 차가 동수의 차를 추돌한다. 범퍼가 살짝 긁힌 수준인 것을 확인하곤 경호에게 그냥 가라고 한 뒤 등을 돌린다. 그 순간 경호가 그의 등에 꽤 긴 칼을 꽂는다. 격투 끝에 경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배우와 스태프가 재능 기부를 하고, 각자 형편이 되는 대로 쌈짓돈을 털어 제작비에 보태 만든 독립영화 1편의 상영을 막기 위해 헬기가 뜨고 1800명의 경찰이 동원됐다. 1990년에 있었던 실화다. 노태우 정부는 ‘파업전야’가 사회 불안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이렇게 시대를 역행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그 ‘파업전야’가 지난 1일 노동절에 ‘정식’으로 ‘재’개봉됐다. ‘파업전야’는 영화적 완성도로 보면 의견이 분분할 수 있다. 하지만 레니 리펜슈탈 감독의 나치 선전 영화 ‘의지의 승리’(1934)에서 보듯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배심원들’(홍승완 감독)은 유무죄 여부와 진실을 파고드는 미스터리 형식이 여느 법정 영화와 다를 바 없지만 그 과정의 거듭된 반전이 꽤 흥미진진하고, 사회적 편견에 메스를 댄다는 점에서 매우 교훈적이다. 2008년 대한민국에서 첫 국민참여재판이 벌어지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화상으로 양손의 손가락을 잃고 노모, 여고생 딸 소라와 함께 어렵게 살던 중년의 두식이 기초수급자 자격을 따기 위해 친모를 살해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살해 도구로 쓰인 증거물 망치, 아파트 난간에서 떨어뜨리는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걸캅스’(정다원 감독)는 ‘버닝썬’ 사건 및 정준영 등 연예인의 성 관련 범죄 행위가 만천하에 드러난 시기에 교묘한 타이밍으로 오는 9일 개봉된다. 클럽에서 여성에게 몰래 ‘물뽕’을 먹인 뒤 성폭행을 하고 그걸 찍어 인터넷에 유출한다는 설정이 2014년에 기획됐다니 경찰이 다시 보인다.10여 년 전. 여자 형사기동대 소속 미영(라미란)은 눈부신 활약으로 조직 내에서 승승장구한다.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지철(윤상현)은 우연히 마약사범을 검거하는 미영을 발견한 뒤 한눈에 반해 청혼한다. 둘은 결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각종 기록을 세우는 가운데 지난 23일 홍콩 코즈웨이베이의 한 극장 앞에서 이 영화를 관람하고 나온 한 남성이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군중에게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반전과 결말을 알리는 스포일러를 하자 성난 군중이 그를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네오-다다이즘적 광풍과 광신이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지경이다. 피해자의 행위는 영화 팬으로서 매너 없는 짓이었지만 그렇다고 피를 볼 만큼 때린 가해자의 물리력 행사가 정당했다고 하기도 힘들다. 물론 하나의 세계관을 구성
[미디어파인=유진모의 이슈&피플] 양수경이 4월 26~27일 이틀간 서울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올해 첫 콘서트 ‘Smile again’을 열었다. 지난해 말 데뷔 30주년 기념 앨범 ‘명작’을 발표하면서 가진 콘서트 이후 4개월 만이다. 그녀는 자신의 많은 히트곡 및 ‘명작’ 수록곡으로 혼신의 힘을 쏟아 화려한 무대를 꾸몄다.‘명작’은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Q’, 태진아의 ‘옥경이’,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등 가요사에 빛나는 주옥같은 히트곡을 프로듀서 하광훈이 새롭게 편곡해 구성했다. 콘서트의 레퍼터리 역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이슈&피플] ‘만약 마약을 했다면 나 스스로 인생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눈물을 보였던 박유천의 기자회견은 결국 쇼였다. 온몸의 털을 제모하면서 범행을 은폐하려 했던 그의 진면목이 만 천하에 드러났다. 정준영 및 관련자들의 성범죄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고, 승리의 파트너 유인석 씨는 성 접대를 인정했다.‘핑계 없는 무덤 없다’는 속담이 있다. 교도소에 가면 죄다 무고하다거나, 이유가 있다고 항변하는 죄수투성이다. 경찰에 잡힌 용의자치고 처음부터 순순히 혐의를 인정하는 이는 거의 없다. 무조건 발뺌부터 하고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