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해피타임 스파이’(브라이언 헨슨 감독)는 멜리사 매카시가 주인공이고 제목에 ‘스파이’가 들어간다는 점에서 폴 페이그 감독의 ‘스파이’(2015)의 속편의 냄새를 풍기지만 전혀 상관없다. 그럼에도 ‘스파이’만큼의 재미를 기대해도 충분한 데다 담고 있는 메시지가 풍성하고 꽤 깊다.인간과 인형이 함께 사는 평화로운 LA. 탐정 사무실을 차린 전직 경찰 인형 필립스는 육감적인 인형 산드라로부터 자신을 협박하는 사건을 해결해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그녀에게 날아온 편지에서 발견한 단서와 연결되는 한 섹
[미디어파인=유진모의 이슈&피플] 버닝썬 폭행 사건은 대형 사건의 불씨였을까, 그동안 숨겨져 있던 연예 스타의 심각한 모럴 해저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저인망이었을까? 승리, 정준영, 휘성, 박유천 등 매일 양파처럼 폭로가 거듭되는 연예인이 연루된 충격적인 범죄 사건 및 혐의 등에 관한 뉴스는 대중의 입을 다물 수 없게 만든다.그들은 서울 소재 4년제 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해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회사에 입사한 소위 중간 이상 계층의 또래들과 비교했을 때, 그동안 기울인 노력이나 그걸 통해 쌓은 실력이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기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나의 특별한 형제’는 ‘방가? 방가!’의 육상효 감독의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영화다. 소외된 장애인끼리 상부상조하며 나름대로 유쾌하게 삶을 이어나가는 가운데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내일도 그려보는 내용은 아픔을 함께 나누는 동병상련이라기보다는 끈끈한 형제애고 동지의식이라 상큼하다.비상한 두뇌를 가졌지만 손끝 하나도 움직일 수 없는 16살 장애인 세하(신하균)는 엄마를 잃고 오촌 당숙의 집에서 자라지만 이내 장애 아동을 돌보는 사회복지법인 ‘책임의 집’에 맡겨진다. 세하는 자신보다 덩치는 크지만 3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마르크스는 ‘가치란 오로지 노동을 통해서만 창출된다’라는 노동가치론의 기치를 드높였다. 그의 이론의 모순이 프롤레타리아트의 ‘독재’에 있다면 역사에 근거할 때 스탈린의 왜곡에 의해 일부 입증됐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도 여전히 마르크스의 역사적, 이념적, 철학적, 경제적 영향은 지대하다.‘파업전야’는 독립영화임에도 이은기, 이재구, 장동홍, 장윤현 등 무려 4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아쉽게도 연출은 거칠고, 연기는 빈틈이 많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가치가 매우 높게 평가되는 건 레니 리펜슈탈의 ‘의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tvN 월화드라마 ‘사이코메트리 그 녀석’의 인기의 중심은 아무래도 이안(박진영, 21살)과 윤재인(신예은, 21살)의 사랑이 비극일지, 축복일지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데 있을 것이다. 더불어 검사 강성모(김권, 31살)와 형사 은지수(다솜, 31살) 사이를 오가는 팽팽한 긴장과 미스터리가 재미를 더해준다.안은 8살 때 화재사고로 부모를 잃었고, 성모의 도움으로 구조됐다. 17살에 다시 그를 만나 친형제처럼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다. 그는 상대방과 피부를 접촉하면 그의 기억을 읽는 사이코메트리 능력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이슈&피플] 지난 12일 오후 6시 전 세계에서 동시 발매된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Map of the soul: Persona’는 사전 예약 판매 첫날부터 11일까지 한 달째 아마존 시디&바이닐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달렸다. 유통사 드림어스컴퍼니에 따르면 11일까지 선 주문량은 302만 1822장이었다.방탄소년단은 13일(현지 시각) 미국 NBC 코미디쇼 ‘Saturday Night Live’에서의 컴백 무대를 시작으로 현지 프로모션을 돈다. 1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달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류츠신의 동명 SF 소설을 궈판 감독이 스크린에 옮긴 ‘유랑지구’는 ‘로스트 인 스페이스’, ‘인터스텔라’ 등 우주를 배경으로 한 꽤 많은 수작들이 연상되면서도 스케일을 확장한 중국의 배포가 두드러지는 재난 영화다. 중국 특유의 과장만 감안하면 꽤 재미있고 탄탄한 비주얼과 서사를 보장받는다.태양이 노화로 인해 팽창함에 따라 지구 기온은 영하 70도로 낮아지고 300년 후엔 태양계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미래. 전 세계는 연합정부를 구성한 뒤 지하 5km 밑에 도시를 건설해 사람들을 이주시키고 1만 군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헬보이’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헬보이’(2004), ‘헬보이 2: 골든 아미’(2008)와는 별개로 닐 마셜 감독이 리부트 한 새 버전으로 다크호스 코믹스가 마블과 DC에 던지는 도전장이다. 원작자 마이크 미뇰라가 각본과 제작에 참여해 자신만의 ‘미뇰라버스’라는 세계관을 펼쳐 보인다.6세기. 블러드 퀸이라 불리는 마녀의 수장 니무에(밀라 요보비치)가 역병을 퍼뜨려 브리튼이 멸망하기 직전, 아서 왕은 마법사 멀린과 함께 착한 마녀 가네다의 도움으로 거짓 항복하는 척 니무에에 접근해 엑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동명의 웹툰을 영화화한 ‘다시, 봄’(정용주)은 외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처럼 하루하루를 과거로 향해 사는 게 소재다. 이 판타지를 미스터리로 풀어나가는 수축과 이완의 솜씨가 유려하고, 얽히고설킨 플롯의 구조 역시 꽤 탄탄하다. 향후 주목해볼 만한 감독의 탄생이다.신문기자 은조(이청아)는 소중한 외동딸 예은(박세이)을 한 치매 노인의 손에 의해 잃는다. 재판부는 정상참작으로 노인을 풀어주고, 은조는 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지만 세상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녀는 인터넷을 통해 만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미성년’(김윤석 감독)과 ‘악질경찰’(이정범 감독)은 과연 성인과 미성년자를 구분하는 기준이 뭣이냐는 질문을 던진다. 법은 매년 1월 1일부터 한국 나이로 20살에게 술과 담배를 허용하니 사회적 분위기로는 그때부터 성인이다. 하지만 두 영화는 그런 단순한 숫자를 떠나 인식론적으로 깊다.‘미성년’. 50살 안팎의 중산층 유부남 대원은 36살 미혼모 미희와 바람이 났다. 그들에겐 각 각 같은 여고 2년 외동딸 주리와 윤아가 있다. 미희가 만삭인지라 윤아는 진작부터 둘의 관계를 알았고, 주리도 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지난달 MBC 예능 프로그램 ‘궁민남편’이 한국PD연합회가 주는 ‘이달의 PD상’을 수상했다. 해당 심사위원회는 ‘5명의 출연자가 남편의 무게를 벗어던지고 자아를 깨우는 과정에 주목했다’며, ‘다섯 남편들의 일탈을 통해 따뜻한 감동과 유쾌한 웃음을 전했다’라고 시상의 배경을 설명했다.사실 이 프로그램은 별로 새로울 게 없다. 다섯 유부남이 모여 여행을 떠나 먹고 즐긴다거나(‘1박2일’), 큰소리를 치면서도 막상 서툰 육아로 애를 먹는(‘슈퍼맨이 돌아왔다’) 내용이다. 다른 예능처럼 게스트도 초대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 ‘미성년’은 영어 제목이 ‘Another Child’다. 나이만 먹었지 정신연령은 청소년 수준에 머물고 있는 어른 셋, 그런 어른 밑에서 일찍 철이 들어버린 청소년 둘이 주인공이다. 평범한 듯하지만 혼란스러운 고밀도의 심리 상태에 빠져든 그들을 통해 현대인의 성장 과정을 보여준다.여고 2학년 주리(김혜준)가 덕향식당 창밖에서 서성대며 내부를 훔쳐본다. 눈이 마주친 주인 미희(김소진)가 나오자 주리는 뒷걸음질 치다 넘어진다. 때마침 귀가한 같은 학교 동급생 윤아(박세진)가 의아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로망’(이창근 감독)은 인류 공통의 관심사인 생과 사, 부부관계, 가족관계 등을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로 풀어낸 휴먼 드라마다. 잔잔한 시냇물처럼 흘러가다 물살이 조금 센 강물로 증폭되더니 험한 파도 같은 감정의 출렁임을 유도한 뒤 결국 ‘인생은 다 그렇고 그런 것’으로 매조진다.충청북도 소도시 한 단독주택. 결혼 45년 차 75살 남봉(이순재)과 매자(정영숙) 부부는 아들 진수(조한철)와 정희(배해선) 부부 그리고 손녀 은지(이예원)를 데리고 산다. 아직도 남봉은 개인택시를 운영하고 있지만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프로디지’(니콜라스 매카시 감독)는 무서운 캐릭터나 잔인한 비주얼보다 분위기와 설정으로 공포를 극대화하는 요즘 호러의 문법을 따른다. ‘엑소시스트’와 ‘오멘’의 오컬트에 동양의 환생 혹은 빙의를 섞어 악마는 죽지 않고 사회 곳곳을 자유롭게 누비며 악행을 저지른다는 메시지를 던진다.8년 전 한적한 시골 마을. 마거릿(브리타니 엘렌)이 한쪽 손이 잘린 채 외딴집에서 탈출한다. 잔뜩 공포에 질린 그녀는 때마침 그곳을 지나던 주민에게 발견되고, 신고를 받은 경찰은 범행 장소에 출동해 그곳에 은둔 중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1941년 디즈니에 160만 달러의 수익을 안겨준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팀 버튼 감독이 실사화한 ‘덤보’는 그의 필모그래피에 분기점이 될 듯하다. 그는 악동 기질을 벗고, 유머보다는 진지함을 키웠으며, 곧 61살이 되는 만큼 과장과 거리를 두고 현사실적인 시각으로 변하려는 노력을 보인다.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듬해. 메디치 브라더스 서커스단 승마 스타였던 홀트(콜린 파렐)는 전쟁에서 한쪽 팔을 잃고 서커스단에 복귀한다. 아내는 세상을 떠났고, 밀리와 조 남매는 단장 메디치(대니 드비토)의 보살핌으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상영 중인 ‘악질경찰’(이정범 감독)과 내달 3일 개봉되는 ‘생일’(이종언 감독)은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한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악질경찰’이 내러티브의 뼈대로 삼았다면 ‘생일’은 그 후유증 전체로 시퀀스를 채운다. 두 영화가 세월호를 꺼내든 이유는 유사하겠지만 풀어가는 방식은 좀 다르다. ‘악질경찰’의 주인공은 안산 단원경찰서의 비리 형사 조필호와 단원고 여고생 미나. 고아와 다름없는 미나는 1년 전 세월호 참사로 단짝이었던 지원을 잃은 뒤 후배 소희와 함께 산다. 소희는 임신 중이고, 두 소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겟 아웃’의 조던 필 감독의 신작 ‘어스’는 ‘샤이닝’ ‘새’ 등의 걸작부터 ‘스릴러’ 뮤직비디오까지 오마주 하면서도 매우 독창적인 스릴러다. 백인의 잘난 체와 인종차별을 경고하고, 가부장제를 야유하며, 인간 내면의 어두운 이면에 침을 뱉는 압도적 메시지와 공포! 루피타 뇽의 연기 솜씨는 화룡점정!1986년. 미국 샌터 크루즈 해변. 흑인 소녀 애들레이드는 부모와 함께 놀이공원에 입장한다. 엄마는 화장실에 가고, 아버지가 두더지 잡기 놀이에 심취했을 때 그녀는 ‘영혼의 숲, 당신을 찾으세요’라고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더 길티’(구스타브 몰러 감독)는 참으로 영악한 스릴러 영화다. 긴급 구조 센터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만 이뤄지는 간단한 구조 하나만으로 소리라는 소재를 통해 엄청난 긴장과 공포의 스릴을 조성하는 감독의 재능은 가히 천재적이다. 다수의 선입견과 편견, 그리고 누구나의 상처를 보라!형사 아스게르(야곱 세데르그렌)는 현장 근무 중 과잉 대응으로 재판 중이라 긴급 구조 센터로 좌천돼 112 업무를 맡고 있다. 술에 취한 사람, 약에 절어 횡설수설하는 사람, 심지어 그의 사건을 취재하려는 기자까지 잡다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TV 드라마와 달리 일부러 이동해 돈을 주고 관람해야 하는 영화이기에 감독이 관객을 가르치려 들면 아무래도 흥행에서 불리하다. 그런 위험을 감수할 감독과 투자자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생일’(이종언 감독)은 매우 영리한 최루탄이다. 세월호 참사를 매개체로 추억과 트라우마를 동시에 합주한다.세월호 참사로 단원고 학생 수호가 세상을 떠난 지 3년여. 당시 베트남에서 회사를 경영했던 아버지 정일(설경구)이 귀국해 여동생 정숙(이봉련)으로부터 받은 새 주소로 찾아가 아내 순남(전도연)과 딸 예솔(김보민)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오는 20일 관객들의 관심을 끄는 한국 영화 ‘우상’(이수진 감독), ‘악질경찰’(이정범 감독), ‘돈’(박누리 감독)이 동시에 개봉된다. 마블의 슈퍼히어로 ‘캡틴 마블’과 ‘어벤져스: 엔드 게임’의 중간에, 그리고 3월 비수기라는 시장성도 아랑곳하지 않고 뚜껑을 열 만큼 배급사가 자신감을 가진 것일까?사뭇 다른 스타일의 세 감독이 각각의 장르를 구현한 이 작품들은 묘하게도 유명 연예인의 추악한 행위 혹은 혐의가 속속 드러나거나 제기되는 상황과 맞물린다. 더불어 한국전쟁 이래 가장 첨예하게 국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