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는 안나 가발다의 동명의 단편집의 작품들을 배우 겸 감독 아르노 비야르가 각색하고 연출한 영화다. 4남매의 첫째 장피에르는 아버지 사후 엄마와 세 동생들을 돌보며 아버지 노릇을 해온 성공한 와인 사업가다. 나탈리와의 사이에 초등생 딸 샤를롯을 뒀다.남편과 데면데면 지내던 문학 교사 둘째 쥘리엣은 40살의 나이에 임신하고, 가족들은 진심으로 축하해 준다. 하지만 5개월째에 태아가 죽었다는 판정을 받고 깊은 절망의 나락으로 빠져 이혼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작가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다른 블록버스터들이 개봉을 미루거나 OTT로 노선을 갈아타는 것과 달리 23일 극장 개봉을 강행군한 이유가 있었다. ‘원더 우먼 1984’(패티 젠킨스 감독)는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 이후 DC가 마블에 큰소리를 칠 만한 작품이었다. 전편에서 70년 가까이 흐른 풍요로운 자본주의가 팽배한 1984년.다이애나는 스미스소니언에서 고고학자로 일하는 한편 원더 우먼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거대 쇼핑몰 보석가게에 4인조 권총강도가 들어 난동을 부리며 시민들을 위협하자 원더 우먼이 나타나 일망타진한다. 박물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2017년 1월 이후 3번이나 국내 개봉돼 373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작품이다. 그만큼 특정 취향에 부합하는 개성이 강하다는 의미다. 한 달 뒤면 1000년 만에 혜성을 볼 수 있는 도쿄와 깊은 산골 이토모리 마을.이토모리의 여고생 미츠하는 여동생 요츠하와 할머니랑 산다. 아버지 토시키는 미야미즈 가문에 데릴사위로 왔지만 엄마가 요절하자 정치판에 뛰어들어 읍장이 된 후 가족과 떨어져 사는데 업자들과 결탁해 부정부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배재학당] 개화기, 외교가가 형성되면서 ‘한국 최초’의 서양식 시설들이 들어선 정동. 그 시기 방 두 칸, 두 명의 재학생으로 시작된 정동의 학교 하나, 바로 배재학당이다. 배재고등학교의 전신이자 1885년 8월 미국 북감리교 선교부 선교사인 아펜젤러(Appenzeller,H.G.)가 세운 배재학당은 외국인 선교사가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사학(私學) 교육기관이다.1885년 7월 서울에 도착한 아펜젤러가, 1개월 먼저 와 있던 의사 W.B.스크랜튼의 집을 구입, 방 두 칸의 벽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용길이네 곱창집’은 재일 동포 최양일 감독의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 ‘피와 뼈’ 등의 각본을 쓴 재일 동포 정의신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1969년 고도성장이 한창이던 일본 오사카 공항 근처의 한인 판자촌. 용길(김상호)과 영순(이정은)은 곱창집을 차려놓고 3녀 1남을 키우며 살고 있다.시즈카와 리카는 용길이 전처와의 사이에서, 미카는 영순이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각각 낳은 딸. 막내 토키오가 그들의 ‘순혈’ 아들이다. 용길은 태평양 전쟁에 강제 징용돼 한쪽 팔을 잃었다. 시즈카는 어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파라다이스 힐스’(앨리스 웨딩턴 감독)는 지난 3월 개봉됐는지도 모른 채 사라진 영화인데 비주얼 하나만큼은 봐줄 만하다. 웨딩턴 감독은 광고계 출신답게 환상적인 미장센으로 노골적으로 기예르모 델 토로를 좇는다. 23살 우마는 어느 날 갑자기 낯선 장소에서 깨어난다. 화려한 시설의 고립된 섬.그곳은 우아한 공작부인이 지배하는 교양 여성 양성소. 보호자들의 의뢰를 받아 소녀부터 결혼 적령기까지 여성들의 미모와 교양 등을 갖추게 만들고 정신적, 신체적으로 부족한 점을 치료해 주는 곳이다. 아름다운 정원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노아’(2014)는 ‘블랙 스완’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구약성서의 노아의 방주에 상상력을 더해 완성했다. 그런데 창조주가 타락한 인간을 벌한다는 기본 뼈대는 어쩐지 지금의 코로나19 팬데믹을 연상케 만든다. 선악과를 먹고 에덴에서 쫓겨난 아담을 창조주의 신하인 감시자들이 도와준다.그 벌로 빛이었던 감시자들은 돌덩이 거인으로 변하고 아담의 유배지에 고립돼 고향에 돌아갈 수 없게 된다. 그들은 최초의 살인을 저지른 카인을 도와준다. 카인의 후예들은 감시자들로부터 모든 지식을 전수받자 강하고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마블과 DC는 슈퍼히어로 영화의 라이벌이다. 일부 작품을 제외하곤 DC가 마블에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예외는 있다. 바로 ‘매트릭스’와 크리스토퍼 놀란(50) 감독의 작품이다.따라서 DC의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와 놀란 감독은 유난히 끈끈한 사이다. 그런데 놀란 감독이 최근 워너브러더스를 공개적으로 저격하고 나섰다.그 배경은 워너브러더스가 내년 개봉 예정인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시퀄, ‘고질라 vs 콩’, ‘듄’, ‘매트릭스 4’ 등의 블록버스터를 포함한 17편의 영화를 극장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세스 그레이엄-스미스는 영화 ‘링컨: 뱀파이어 헌터’의 원작 소설 ‘뱀파이어 헌터, 에이브러험 링컨’의 원작자이자 영화 ‘다크 섀도우’의 각본가이기도 하다. 또 제인 오스틴의 고전 ‘오만과 편견’에서 영감을 얻어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를 썼는데 버 스티어스 감독이 동명으로 영화화했다(2016).원인을 알 수 없는 전염병으로 인해 죽은 자들이 좀비로 되살아나 사람들의 뇌를 먹고사는 19세기 영국. 베넷 가문의 제인, 리즈, 키티, 샬럿, 리디아 등 다섯 딸들은 소림사에서 무술을 익힌 뒤 좀비 퇴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하우현 성당] 안양 인덕원에서 판교 신도시로 넘어가는 청계산 기슭 도로변 언덕 위엔 아담한 성당 하나가 있다. 신도 수가 200명 남짓한 작은 본소지만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곳이다. 흰색 예배당은 1960년대, 미군부대로부터 자재를 원조 받아 신축한 건물이다.미사용 앉은뱅이 책상이 손에 꼽을 만큼 아담한 성당 내부. 봄 여름철엔 천막에서 미사를 드리기도 한다. “나는 진리를 전하기 위해 조선으로 왔으며본국으로 송환되기를 원하지 않고순교하기를 열망한다.”- 聖 볼리외 베르나르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마지막 휴가’(노거경 감독)는 평범한 소재와 캐릭터지만 그래서 더욱 친숙한 우리 이웃, 더 나아가 우리의 얘기이기에 폐부 깊숙이 찌르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게 만든다. 하나뿐인 아들의 교육을 위해 아내와 함께 미국으로 보낸 기러기 아빠 5년 차의 오 부장은 소화불량으로 병원을 찾는다.의사는 3개월 시한부의 위암 말기 판정을 내린다. 평소 회사를 위해 성실하게 일했고, 부원들을 알뜰하게 챙겨줬으며, 한눈팔지 않고 오직 가족을 위해 헌신했던 그는 모든 의지를 잃고 사직서를 던진 뒤 변두리 셋방에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약현성당] 서울시 중구 서쪽의 끝자락, 서소문공원의 서쪽, 지하철 2호선 충정로역 남동쪽에 자리 잡은 중림동은 조선시대의 지명인 약전중동(藥典中洞)과 한림동(翰林洞)에서 글자를 따 붙인 이름이다. 그 중림동에 소재한 약현성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성당이자 사적 제252호로 지정된 근대 건축사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 건축물이다.성당이 위치한 곳은 예전에 약초를 재배했던 지역으로 '약초 밭이 있는 고개'라는 뜻의 약전현(藥田峴)이라 불렀다고 전한다. 이후에 줄여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방탄소년단이 드디어 해냈다. 새 앨범 ‘BE (Deluxe Edition)’의 한국어 가사로 된 타이틀곡 ‘Life Goes On’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한 것. 한국어 가사로서는 최초이기에 그 의미가 엄청나다.이로써 방탄소년단은 ‘Dynamite’와 피처링한 Jason Derulo의 ‘Savage Love (Laxed ? Siren Beat)’ 리믹스 버전으로 ‘핫 100’ 1위에 세 번째로 등극했는데 이번은 그 의의가 사뭇 다르다. 한글 가사 위주의 노래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존 와츠 감독, 2019)은 12살 이상 관람 가 등급에서 보듯 청소년 취향이 다분하면서도 마블의 우주관을 잇고 있다는 점에서 ‘작은 어벤져스’이기도 하다. 5년 전 타노스의 블립으로 우주 인구의 절반이 사라진 뒤 6개월 전 어벤져스의 활약에 의해 사라진 생명들이 부활했다.사이클론으로 멕시코의 한 마을이 초토화되자 쉴드의 퓨리와 힐이 현장에 출동해 뭔가 수상한 기운을 감지한다. 블립 덕에 아직 16살인 피터는 5년 전 우주 공간에서의 치열했던 전쟁에 넌더리가 나 평범하게
■ 일시 : 2020. 10. 31(토) 10:00~13:00■ 장소 : 성균관대 정문■ 코스 : 성균관 내부 - 양현고■ 주관 : 문화지평■ 후원 : 서울시청(건축기획과)■ 해설 : 김태휘 해설사 [미디어파인 칼럼=종교‧근대건축물 답사] 사실 이번 답사를 기획하면서 고민에 빠졌던 부분이 바로 유교다. 유교를 종교로 보는 것이 합당한 것이냐가 고민의 핵심이었다. 유교는 조선왕조 500년과 이후 근현대 우리 일상을 지배한 시대정신이란 점에서 종교적 관점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종교에
■ 일시 : 2020. 10. 24(토) 10:00~13:00■ 장소 : 애오개역(5호선) 4번출구(아현공원)■ 코스 : 한국정교회-경성감옥 터-신민당사 터- 옛마포아파트-토정동상-토정영모비-마포나루- 강변북로(올림픽대로)- 밤섬(이덕무) - 김수영 집터 – 광흥창터, 공민왕 사당■ 주관 : 문화지평■ 후원 : 서울시청(건축기획과) [미디어파인 칼럼=종교‧근대건축물 답사] 2020년 서울시 건축문화 활성화 사업 일환으로 문화지평의 ‘종단별 첫 종교건축물과 주변 근대건축물 답사̷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서울에서 강화를 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명동성당 앞에서 차 타고 목멱산 터널을 들어간다. 목멱산도 소설이 지나니 울창한 나무숲이 낙엽으로 바뀌는 찰나다. 동트기 전 캄캄한 터널 속 등 하나에 의지하려니 더욱 어둡고 길다. 한남대교를 지나니 한강에 햇살이 너울거린다. 동호대교에 해가 떠오르고, 차들은 넓고 긴 올림픽 도로를 달린다. 만약 다리가 없었다면 배를 타고 한강 따라 느릿느릿 갔을까? 공산 소악루와 행주산성이 차창밖에 우뚝 서 있다. 그 옛날 적을 무찌르던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 낚싯
[미디어파인 칼럼=전수정의 서울 프롬나드]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도 전에 찾아온 추위로 한동안 온몸이 움츠러들었다. 추위에 적응한 건지 날이 풀린 건지 조금은 나아졌다 싶을 무렵, 올해의 마지막 답사가 열려 참석했다.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성균관대 정문으로 향하는 길목은 코로나의 여파인지 주말임에도 휑했다. 젊은이들의 조잘대는 소리마저도 날려버린 징한 바이러스라며 나도 모르게 고개를 젓고야 말았다.성균관대학교는 요근래 부쩍 인지도가 올라갔다. 우리나라 제1 의 대기업 삼성과 손을 잡아 졸업생들의 취업이 한결 수월해졌다는 이야기가 들려
[미디어파인 칼럼=전수정의 서울 프롬나드] 아직 10월이건만 바람이 찼다. 주말답지 않게 이른 시각에 눈을 뜬 나는 한동안 무얼 입어야 후회하지 않을지를 놓고 고민해야만 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애오개역. 평소 갈 일이 전혀 없는 지역이다 보니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어디서 무얼 어떻게 타야 닿을 수 있는지, 모든 게 낯설었다. 모르겠다 싶을 땐 무조건 일찍 출발한다. 8시도 되기 전에 발걸음을 재촉했더니 과히 이른 시점에 도착하고야 말았다. 전날 동선을 대강 머릿속에 그려보며 하루에 과연 소화 가능한 거리인가 의문을 품었다. 만만찮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월-E’(앤드류 스탠튼 감독, 2008)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E.T.’, ‘A.I.’ 등이 던진 메시지가 노골적인 썩 강력한 환경보호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는 BnL이라는 대기업이 장악했다. 비엔엘은 날로 황폐해지는 지구 청소 계획이 실패하자 우주 이주 계획을 실행한다.엄청나게 큰 전자동 시스템의 우주선 액시엄에 전 지구인을 태워 우주 공간에서 지내게 만든 지 700년. 사람들은 지구를 떠날 때 모든 기계의 전원을 껐지만 실수로 폐기물 처리 로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