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판타지에서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일찍이 알아본 안드레 외브레달 감독의 ‘모탈: 레전드 오브 토르’는 관객들이 잘 아는 ‘어벤져스’의 토르를 소재로 하지만 마블과는 결이 완전히 다른 SF 스릴러다. 노르웨이 시골의 청소년 올레가 한 이방인에게 의문의 죽임을 당한다.살인자는 노르웨이계 미국인 에릭. 경찰 책임자 헨릭은 심리 상담사 크리스틴에게 그의 심문을 맡긴다. 에릭이 겁을 먹자 갑자기 번개가 쳐 경찰서가 풍비박산 난다. 에릭의 신병을 인수하러 미국 대사관에서 보낸 사람들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주목받는 애니메이션 감독 유아사 마사아키의 새 작품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은 애니메이션 특유의 과장된 화풍으로 몽환적이지만 한편으론 현사실적이기도 하다. 판타지적 설정으로 관객을 웃기고 울리다 결국 사랑도 회의주의도 모두 인생의 과정이거나 편린임을 웅변하는 장대한 서사시다.여대생 히나코는 서핑을 즐기기 위해 바닷가 마을로 이사한다. 소방관 미나토는 먼발치서 그녀를 바라보며 후배 와사비에게 나의 영웅이라고 말한다. 불량한 무리들이 불꽃놀이를 하다 히나코가 사는 아파트에 불을 내고 미나토가 출동
[미디어파인 칼럼=조연수의 뮤직톡톡] 1960년대 초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는 풍요로움의 상징과도 같았다. 그 시절 캘리포니아는 미국 경제의 중심지로 농업, 광업, 공업 등 모든 분야에서 일자리가 넘쳐났고 일자리를 찾아 여기저기서 몰려든 사람들로 인구 또한 증가하게 되었다. 아메리카 드림의 전형과도 같았던 그 시절, 사람들은 경제적 풍요로움으로 자동차 경주와 서핑 등의 고급 스포츠도 즐길 수 있었다. 서프뮤직은 그러한 캘리포니아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음악에 담은 것으로, 1960년대 초 남부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되어 전 지역으로 급속도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KBS2 '개그콘서트'가 26일 1050회를 끝으로 무대 뒤로 사라진다. KBS는 ‘21년 만의 휴식기’라지만 언제 속개될지, 속개되기는 하는지 오리무중이다. 1999년 9월 4일 시작된 ‘개그콘서트’는 콩트 형식으로 세트장에서 진행되던 기존 코미디의 포맷에서 탈피해 방청객과 함께 호흡하는 공개 프로의 새 지평을 열었다.초기엔 원로 개그맨 전유성, 김미화 등이 이끌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신선한 새 얼굴들을 발굴해내며 국내 코미디 프로의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개그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인베이젼 2020’(표도르 본다르추크 감독)은 ‘어트랙션’(2017)의 3년 후를 그린다. 전편. 모스크바에 거대한 외계 우주선이 추락해 사상자가 발생한다. 율리아는 죽은 친구의 복수를 위해 우주선에 접근했다 위험에 빠지지만 외계인 하컨의 도움을 받고 그들이 침략하러 온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하지만 율리아의 연인 툐마를 비롯한 적지 않은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도 떠나지 않는 외계 존재에 대한 적대감과 분노가 커져 군대를 조직해 전쟁을 벌인다. 율리아와 하컨은 전쟁을 막으려 노력하지만 결국 툐마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대오서점] 경복궁의 서쪽 마을 서촌,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인왕산 동쪽과 경복궁 서쪽 사이 청운효자동과 사직동을 일컫는 이 동네를 찾아 길을 걷다 보면 실핏줄처럼 이어진 골목길과 세월을 그대로 녹여낸 듯 개량한옥, 그리고 과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아씨고전 의상실’, ‘효자동 이발소’, ‘영화루’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골목길 사이사이를 누비다 보면 어느덧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온 느낌으로 추억 속에 사로잡혀 모든 것들이 친숙하게 느껴진다. 그 가운데 이곳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해가 쨍쨍한 한여름 경운궁 궁담길을 걸어보셨나요. 높은 궁담 너머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새들이 손짓을 한다. 궁담을 사이에 두고 전통과 현대가 함께 어울려 있는 곳이다. 빌딩과 빌딩 숲속에 궁과 궐이 있고, 은행나무와 살구나무 사이로 능소화가 피어 있다. 차소리 대신 새소리가 있는 궁의 거리다. 경적 소리 대신 바람 소리만 들리는 이곳은 대한제국의 유일한 황궁인 경운궁이다. 경운궁에는 누가 살았을까? 궁담길 따라 대한문에 서니 문이 굳게 닫혀있다. 더욱 궁 안이 궁금해진다. 살아서 궁에 죽
[미디어파인 칼럼=허필은의 ‘고전으로 고전하기’] 왜 인문학이 필요한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 “문돌이 극혐!” 대학생들의 취업난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공학 등 실용적인 이과 계열 전공자들은 상황이 좀 낫다. 대학에서 문과 관련 학문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취업에 대한 고민은 상상을 초월한다. 워낙 취업이 힘들다보니 이제는 문과 자체를 비하하는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문과충(문과와 벌레를 뜻하는 충蟲이 합쳐진 말)’, ‘문레기(문과와 쓰레기의 합성어)’, ‘인구론(인문계 학생의 구십 퍼센트는 논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오는 24일 개봉될 ‘그레텔과 헨젤’(오즈 퍼킨스 감독)은 상업적 블록버스터 위주의 메뉴에 지칠 법한 컬트 마니아들에게 단비와도 같은 미스터리 스릴러다. 그림 형제의 ‘헨젤과 그레텔’을 완전히 뒤집었지만 외려 원작자의 호러적 의도를 간파한 ‘신의 한 수’처럼 느껴질 만큼 강렬한 임팩트를 준다.먼 옛날에 분홍 모자를 쓴 예쁜 소녀가 있었다는 동화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된다, 소녀가 병에 걸리자 엄마는 고쳐 달라고 어둠의 마법을 쓰는 마녀에게 데려간다. 마녀는 병을 고쳐줄 뿐만 아니라 예지력이라는 선물까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부력’은 오스트레일리아의 로드 라스젠 감독이 취재를 통해 접한 동남아시아의 노예노동 실상을 고발하기 위해 만든 영화다. 다큐멘터리처럼 시작되지만 중반 이후 의외의 반전으로 흥분을 안겨준다. 국내의 신안군 염전 노예 사건부터 ‘가버나움’(2018)의 교훈까지 담은 시사성과 재미가 충만하다.캄보디아 빈농의 다자녀 가정의 14살 소년 차크라는 가난과 중노동이 지긋지긋하다. 한 친구의 태국에서 1달 막노동을 해 30여만 원을 벌었다는 말에 혹한 그는 밀입국을 결심한다. 유사한 처지의 사람들이 모인 틈에서
[미디어파인 칼럼=조연수의 뮤직톡톡] 결혼식하면 떠오르는 여러 가지 것들 중 그 음악도 빼 놓을 수 없다. 바로 신부입장 시 연주되는 바그너의 음악과 신랑신부 행진 시 연주되는 멘델스존의 음악이다. 그렇다면 그 두곡은 언제부터 결혼식에 쓰이게 되었을까. 그 유래는 영국의 황실에서 찾아볼 수 있다.서양에서의 전통적 결혼식음악은 신부가 좋아하는 곡을 선곡하거나 성가를 연주하는 등으로 행해졌다고 한다. 바그너의 열렬한 팬이었던 영국의 황녀 빅토리아 공주는 1858년 1월25일 자신의 결혼식에서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3막의 혼례의 합창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사타구니 부위가 볼록한 혹이 만져진다면 탈장을 의심해야 한다. 탈장이란 신체의 장기가 제자리에 있지 않고 다른 조직을 통해 돌출되거나 빠져 나오는 증상이다.신체 어느 곳에나 생길 수 있지만 대부분의 탈장은 복벽에 발생하는데, 복벽 탈장은 복강을 둘러싼 근육과 근막 사이에 복막이 주머니 모양으로 돌출되어 비정상적인 형태를 보인다.발생 위치에 따라 서혜부, 배꼽, 대퇴부, 복벽 탈장으로 나뉜다. 가장 흔한 형태가 사타구니 부위에 생기는 서혜부 탈장이다. 대부분 소아의 경우 선천적으로 복벽의 틈새를 갖고 태어난 경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성공회 서울성당] ‘로마적(的)’이라는 뜻의 로마네스크 양식은 11~12세기 신성로마제국 때 서유럽 등지에서 유행했던 건축 양식이다. 두꺼운 벽으로 장중한 느낌을 주고 비잔틴 미술의 영향으로 반원과 로마스타일의 아치로 동양적 느낌을 가미한 것이 독특하다. 성공회 서울성당은 제3대 마크 트롤로프(M.N. Trollope) 주교의 주도로 교회 건립을 위한 모금 운동을 시작하여 어느 정도 자금을 모은 뒤, 건축가인 아더 딕슨(Arthur Dixon)에게 설계를 의뢰하여 1922년 착공에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미국의 슈퍼히어로가 판치는 할리우드에서 ‘엑스맨’의 로건은 다소 이례적으로 캐나다 출신이다. 영화 ‘로건’(제임스 맨골드 감독, 2017)은 그 캐나다 태생의 울버린 역을 맡은 휴 잭맨이 슈퍼히어로 사상 역대 최장 17년 동안, 그리고 최다 9편에서 한 캐릭터에 매진한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다.서기 2029년 멕시코. 뮤턴트는 더 이상 태어나지 않고 엑스맨은 해체됐다. 로건은 특유의 자연치유 능력이 빠르게 소멸되고 있다. 마이크로버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탓일 것이다. 그는 심각한 병에 걸린 찰스 자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디즈니-픽사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댄 스캔론 감독)은 낭만보다 경제가, 철학보다 과학이 우선시되는 이 시대에 필요한 동화다. 마법이 사라진 세상 아빠를 일찍 여의고 엄마와 사는 엘프족 형제 발리(크리스 프랫)와 이안(톰 홀랜드). 형 발리는 의욕만 충만하지 어수선하다.이안은 철이 들었지만 소심하다. 그의 16살 생일을 맞아 엄마가 형제가 모두 16살이 넘었을 때 펴보라고 했다는 아빠의 선물을 준다. 그건 마법 지팡이다. 발리가 마법의 주문을 외울 때는 아무런 현상이 발생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아이 캔 온리 이매진’(앤드류, 존 어윈 형제 감독)은 2003~2004년 빌보드 어덜트 컨템포러리 차트 5위, 2017년 빌보드 CCM 디지털 음원 판매 1위, 2018년 빌보드 CCM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하는 등 1999년 이후 꾸준한 인기를 누린 머시미의 ‘I can only imagine’의 뒷얘기를 소재로 한 영화다.1985년. 음악과 잡동사니를 좋아하는 소년 바트는 한때 미식축구 선수였던 폭력적인 아버지와 자상한 엄마와 함께 산다. 엄마는 바트를 위해 교회 캠프에 보내주고 거기서 알게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면역력이 약해지면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는 대상포진이다. 흔히 ‘출산보다 고통이 심하다’고 알려진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의 재활성화 형태인 베리셀라조스터 바이러스의 결과다.대상포진은 몸의 편측으로 발생하며, 신경이 분포하는 곳에는 어디든 발생할 수 있다. 다른 관절이나 척추통증에 비해 고통이 심할 뿐만 아니라 치료도 쉽지 않다. 그 증상으로는 두통, 오한, 배탈 등이 있다.두통과 열, 피로감 등이 나타나다가 심하면 중등도의 통증과 가려움, 감각항진 또는 찌르는 느낌이나 둔한 감각이 나타날 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청샤오둥, 탕지리 공동 감독의 영화 ‘동방불패’(1992)는 많은 관객들이 홍콩 무협영화 중 걸작으로 손꼽기를 주저하지 않는 작품 중 하나다. 진융의 무협소설 ‘소오강호’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1990)의 속편으로 제작돼 엄청난 세계관과 인생관을 펼치면서 이원론(이항대립)의 정수를 보여준다.1595년. 패권 다툼으로 정국이 어지러워진 일본의 닌자와 무인 등 여럿이 명나라 남쪽 해안가에 정착한다. 한족에게 피해의식이 강한 묘족의 리더 임아행은 일월신교라는 마교를 설립하지만 의동생 동방불패(린칭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라디오 DJ 아버지와 요절한 가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매기는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한 뒤 현재 10년째 예전 히트곡을 우려먹고 사는 슈퍼스타 그레이스의 개인 비서로 일하고 있다. 프로듀서를 꿈꾸는 그녀는 매일 밤 음악 공부를 하며 실력을 키우고, 사사건건 매니저 잭과 의견충돌로 엄발난다.그녀는 우연히 마켓 옆에서 작은 공연을 하는 싱어송라이터 데이빗을 알게 된다. 그는 그녀에게 자신의 주말 파티에 오라고 초대한다. 그저 가수 지망생인 줄만 알았던 그의 집은 으리으리했다. 그가 숨은 보석 같은 존재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홍난파 가옥]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울긋불긋 꽃 대궐 차리인 동네/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1924년 학교 글짓기 시간 15살의 어린 학생이 고목나무 아래 꽃 피고 새 울던 시골집이 그리워 쓴 시 한편... 어린 학생이었던 이원수의 시에 후일 홍난파가 곡을 붙여 방송에 소개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이후 한 세기 가까이 남녀노소, 도시와 농어촌, 국경을 넘어 한민족이라면 누구나 한 소절쯤은 불렀던 민족 동요 ‘고향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