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할리우드가 리메이크했고, 국내에선 2008년과 2015년에 걸쳐 2번 개봉됐던 ‘렛 미 인’(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은 마니아들에겐 걸작으로 꼽힌다. 12살 소년 오스칼은 친구들에게 ‘돼지’라는 악의적 별명으로 불리고 집단 따돌림을 받으며 엄마와 산다. 이혼한 동성애자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다.어느 눈 내리던 밤 오스칼은 옆집에 아버지와 함께 이사 온 창백한 얼굴의 동갑내기 소녀 이엘리를 만난다. 외로움에 몸서리치던 두 사람은 금세 친구가 되고 다시 연인으로 발전한다. 오스칼의 집 문 앞에 선 이엘
[미디어파인 칼럼=바이올리니스트 김광훈의 클래식 세상만사] 전편에 이어 말러 교향곡들의 명지휘자들 2편이다. 레너드 번스타인과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 말러의 이정표말러의 교향곡이 대중적으로 확산된 것은 196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다. 이때부터 말러의 교향곡 전곡을 녹음하는 일이 지휘자들에게 일종의 화두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지휘자는 레너드 번스타인이다. 그는 말러 교향곡의 어두운 낭만성과 극단적 탐미주의를 한껏 부각시킨 해석을 선보여 지금까지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마블에 매번 패배하는 DC가 그나마 자부심을 갖는다면 ‘왓치맨’일 것이고, DC에 아직 애정이 남은 관객이 가장 그리워하는 후속작은 ‘콘스탄틴’(프란시스 로렌스 감독, 2005)일 것이다. 어릴 때 자살을 시도한 바 있는 콘스탄틴(키아누 리브스)은 지옥행 징벌을 피해 천국에 가기 위해 퇴마사가 됐다.평소처럼 한 소녀의 몸을 빌려 세상으로 나오려 하는 혼혈 악마를 물리치는 과정에서 예전과 다른 점을 느낀다. 천사와 악마는 서로의 영역을 구분한 평화조약을 통해 인간계에 침입하는 것을 각각 견제해왔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아일랜드 출신 존 카니 감독이 ‘원스’(2006)에 이어 내놓은 음악 영화 ‘비긴 어게인’은 2014년 국내 개봉돼 346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영국 작곡가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는 연인인 가수 데이브(애덤 리바인)가 스타덤에 올라 메이저 음반회사와의 전속계약을 위해 뉴욕에 가는 데 동행한다.각종 일정으로 집을 비우는 날이 많던 데이브는 어느 날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라며 들려주고 그 가사에서 그레타는 데이브가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졌음을 깨닫고 짐을 싸서 나온다. 그레타는 거리에서 노래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뤽 베송의 유통기한은 이제 지난 걸까? 블록버스터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2017)는 ‘제5원소’(1997)에 못 미쳤고, ‘안나’(2018) 역시 ‘니키타’(1990)의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사라졌다. 다만 ‘안나’는 ‘니키타’ 같은 누아르는 부족했지만 타이틀롤 사샤 루스의 매력과 액션만큼은 봐줄 만하다.1985년 모스크바에서 암약하던 CIA의 요원들이 KGB에 잡혀간다. 5년 후 세계를 돌며 신선한 얼굴을 찾는 파리 모델 에이전시의 캐스팅 디렉터는 모스크바 재래시장에서 마트료시카를 파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디즈니가 만든 SF 어드벤처 ‘투모로우랜드’(브래드 버드 감독, 2015)의 주제는 ‘꿈은 미래’다. 말미에 주인공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꿈을 꾸는 자들이 힘을 합해 미래를 건설하자’고. 등급은 ‘12세 이상 관람가’라 어린이가 주인공이고 어린이들의 얘기를 펼쳐가지만 어린이들이 보기엔 좀 어렵다.‘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가 폐허의 황무지 위에서 잔존자들이 생존의 전쟁을 벌이는 디스토피아의 세계관이라면 이 영화는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평행이론 속에 과거의 붕괴와 새로운 세계의 창조를 그리는 듯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고도로 진화한 A.I. 아키텍트가 자아의식과 약간의 감정까지 갖추게 되면서 인류를 점령한 2199년. 기계와의 전쟁에서 패한 뒤 살아남은 인류 일부는 기계의 추적을 피해 머나먼 지하 세계에 은신처 시온을 건설한다. 기계는 햇빛 에너지가 차단되자 인간의 육체를 이용한 대체 에너지를 개발한다.인공 배양으로 창조한 유아를 인큐베이터에서 성장시켜 에너지로 사용한 뒤 폐기할 때 인큐베이터의 연료로 재활용함으로써 계속 사육하는 것. 그리고 인큐베이터 안의 사람들의 정신을 매트릭스라는 1999년의 가상의 세계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남대문로 한국전력사옥] 1887년 3월 6일 저녁, 어스름할 무렵 경복궁 내 건청궁. 우리나라 최초의 전등이 점화되었다. 그리고 1900년 4월 10일 종로에 가로등이 설치가 된다. 이후 세월을 훌쩍 넘어 한국 근대화의 불을 밝히며 남대문통에 세워진 건물 남대문로 한국전력사옥(대한민국 등록문화재 1호)에는 어떤 역사가 숨어있는 것일까? 1898년 최초의 전기회사인 한성전기 회사, 고종은 전기 사업을 통해 근대화를 꿈꾸었다. 한성전기는 인력거와 자전거만 다니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1979년 바티칸 교황청의 사제가 달 위를 질주하는 혜성을 보고 다급하게 교황에게 ‘신의 눈’이 나타났다고 보고한다. 같은 날 뉴욕의 한 병원에서 여자아이가 태어난다. 강경파는 사탄의 씨를 잉태할 여자가 태어날 예언이니 그녀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교황은 믿음으로 지키자며 반대한다.악마의 사제단은 아이를 빼돌려 독사의 피를 먹이는 의식을 치른 뒤 엄마에게 되돌려준다. 1999년 12월 28일 뉴욕. 세기말을 3일 앞둔 세계는 새천년을 기대하는 축제 분위기와 종말론의 극단적 위기감이 겹친다. 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조지 로메로 감독의 ‘시체들의 새벽’(1978)이 오는 15일 국내에서 정식으로 첫 개봉된다. 좀비 영화의 마니아들이 고전 반열에서 앞 서열에 세우기를 주저하지 않는 이 작품은 이후 수많은 좀비 소재 영화들에게 레퍼런스가 됐고, 영감을 줬으며, 영원히 기억될 걸작 중의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인해 시체들 중 뇌가 멀쩡한 것만 살아나 사람의 살을 뜯어 먹는다. 피해를 입은 사람은 똑같은 좀비가 돼 사람들을 공격하고 그렇게 세상은 지옥으로 변한다. 연인인 방송사 기자 프랜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영화초등학교] 1884년 12월 우리나라 최초의 우편 행정관서였던 우정국 개국 축하연이 있던 날 당시 개화파의 주요인물인 김옥균, 박영효, 홍영식 등은 수구세력을 제거하려 갑신정변을 일으키고 그 과정에 명성황후의 조카인 민영익도 중상을 입게 되는데 생명이 위독했던 민영익을 정성껏 치료해 완쾌시킨 이는 미국인 선교사 호레이스 알렌.이렇게 1884년 미국 북 장로교 선교사였던 알렌은 미국공사관 의사로 일하던 중 그 해 갑신정변을 만났다. 알렌은 우정국 사건에서 중상을 입은 민영익을 치료
[미디어파인 칼럼=바이올리니스트 김광훈의 클래식 세상만사] 클래식 세상만사의 ‘번외편’ 격으로 말러 교향곡들의 명지휘자들을 3회에 걸쳐 일별해 보고자 한다. 필자가 기억하기로 국내에 소위 말하는 ‘말러 붐’이 분 것은 90년대의 일이다. 그 전까지만 해도 대편성 교향곡에서 베토벤의 아성에 (감히) 도전할 만한 작곡가를 찾아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으나, 150년 전에 태어나 100년 전에 죽은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 1860. 7. 7. ~ 1911. 5. 18.)는 오늘날 베토벤보다 더욱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지난 28일 첫 방송된 KBS2 새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양희승 극본, 이재상 연출, 매주 토, 일 오후 7시 55분) 1, 2회가 시청률 19.4%와 23.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각각 기록하며 주말극의 전통적인 최강자 KBS의 위용을 과시했다.송영달(천호진), 장옥분(차화연) 부부와 그들의 장남 준선(오대환), 둘째 딸 가희(오윤아), 셋째 나희(이민정)와 윤규진(이상엽) 부부, 넷째 다희(이초희) 등을 둘러싸고 이혼을 바라보는 세대 간의 시각 차이 등의 인식론을 펼치는 내용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명치좌] 1936년 건립된 명치좌(현 명동예술극장: 명동 1가 안 네거리 부분에 위치)는 건축주 이시바시(石 橋良祐)에 의해 다마타(玉田橘治)라는 건축가에 의해 극장 전용 건축물로 설계되었다. 국도극장과 같은 해 착공(1935.11.9.)하여 같은 해(1936.10.7)에 준공되었다. 일제 강점기 당시 쇼치쿠(松竹株式會社, Shochiku)제작사의 일본 영화가 주로 상영되었으므로 일본인들을 위한 위락시설이었다고 한다.화려한 르네상스 양식, 수용 관객은 1,178명으로 1층은 664명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삼각산 아래 삼봉재를 찾아 길을 나선다. 비 그친 후 나무에 연꽃이 피어나듯 화창한 하늘이다. 구름 한 점 없이 삼각산 봉우리가 이어져 있다. 나무와 나무 사이 하나둘씩 꽃봉오리가 터지는 봄날이다. 하늘이 네 철을 나눠 놓으니 추위가 가고 꽃이 터지니 다 때가 있는 듯하다. 바람은 차갑지만 삼각산을 오르는 길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백악산 너머 병풍처럼 펼쳐진 봉우리들이 눈앞에 선명하다. 족두리봉에서 향로봉을 지나 비봉 위 순수비가 햇빛에 반짝거린다. 비봉 가는 길에 삼봉재가 있을까. 지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동명의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서스펜스 액션 ‘투건스’(발타자르 코르마쿠르 감독)는 덴젤 워싱턴(바비)과 마크 월버그(스티그)라는 흥행의 보증수표를 투톱으로 내건 전형적인 버디무비인데 배우의 이름값이 무색하리만치 2013년 국내 개봉 당시 관객 7806명 동원이라는 허무한 성적표의 참사를 낳았다.얄팍한 건달 바비와 스티그는 멕시코 최고의 마약상 파피의 조직을 위해 프리랜서로 일하는 파트너다. 바비는 파피에게 위조 여권 다발을 만들어주는 조건으로 마약을 요구하지만 파피는 약속과 달리 현금을 준다. 이에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종합편성채널이 출범한 뒤로 앞서 달리는 JTBC와 그에 비해 속도가 더딘 TV조선이 비교가 됐던 건 사실이지만 ‘내일은 미스터트롯’ 하나로 모든 상황은 달라졌다. 지상파라는 플랫폼이 의미 없기는 하지만 지상파조차도 시청률 10%만 올리면 화색을 하는 시대에 ‘미스터트롯’은 35%를 찍었다. TV조선에겐 꽃길이 환하게 열렸다.선배인 ‘미스트롯’의 인기에 비춰 ‘미스터트롯’ 역시 성공 가능성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었지만 이 정도로 ‘미스트롯’을 훨씬 뛰어넘을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뭘까?
[미디어파인 칼럼=바이올리니스트 김광훈의 클래식 세상만사] 원래 예술의 전당의 음악당 내에는 대규모 공연을 위한 콘서트홀과 소규모 공연을 위주로 하는 리사이틀 홀, 이렇게 두 개의 공연장만이 있었다. 사실 이 두 공연장의 중간 규모에 해당하는 ‘챔버홀’에 대한 요구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있어 왔는데, 2011년 가을, 예술의 전당과 IBK 기업은행이 문화 예술 공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마침내 중간 규모의 챔버홀(정식 명칭: IBK 챔버홀)을 완공하게 된다.사실 국내외 ‘이름 난’ (클래식) 연주자들을 제외하자면 나머지 연주자들의 공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 JTBC 금토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는 무게감과 가벼움, 메시지와 소비성, 신선함과 클리셰 등을 동시에 보유한 전형적인 트렌디 드라마이면서도 내내 여운이 남고 뭔가 생각하게 만드는 독특한 작품이다. 젊은 치기가 넘치면서도 깊이가 있는 이 이원론적 재미와 가치라니!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내용은 간단하다. 박새로이(박서준)는 고교 때 장가그룹에 다니던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가 부당 해고당한 뒤 장대희(유재명) 회장의 아들 근원(안보현)의 뺑소니에 목숨을 잃지만 대희의 음모로 외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일반인 20대 남녀들이 한 공간에 입주해 서로 연애 감정의 줄다리기를 펼치고 연예인 예측단이 그들의 심리를 추리하는 채널A 리얼리티 예능 ‘하트시그널’-‘시즌3’가 25일 첫 방송을 앞두고 암초에 부딪쳤다. 승무원 출신 한 출연자의 학교 후배라고 밝힌 제보자가 그녀가 재학 당시 후배들에게 심하게 ‘갑질’을 했다며 인성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는 물론 항공사 직원으 로 인증된 사람만 글을 올리고 볼 수 있는 직장인 커뮤니티에도 확산되는 가운데 제보자가 거론한 주인공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