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조지 로메로 감독의 ‘시체들의 새벽’(1978)이 오는 15일 국내에서 정식으로 첫 개봉된다. 좀비 영화의 마니아들이 고전 반열에서 앞 서열에 세우기를 주저하지 않는 이 작품은 이후 수많은 좀비 소재 영화들에게 레퍼런스가 됐고, 영감을 줬으며, 영원히 기억될 걸작 중의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인해 시체들 중 뇌가 멀쩡한 것만 살아나 사람의 살을 뜯어 먹는다. 피해를 입은 사람은 똑같은 좀비가 돼 사람들을 공격하고 그렇게 세상은 지옥으로 변한다. 연인인 방송사 기자 프랜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영화초등학교] 1884년 12월 우리나라 최초의 우편 행정관서였던 우정국 개국 축하연이 있던 날 당시 개화파의 주요인물인 김옥균, 박영효, 홍영식 등은 수구세력을 제거하려 갑신정변을 일으키고 그 과정에 명성황후의 조카인 민영익도 중상을 입게 되는데 생명이 위독했던 민영익을 정성껏 치료해 완쾌시킨 이는 미국인 선교사 호레이스 알렌.이렇게 1884년 미국 북 장로교 선교사였던 알렌은 미국공사관 의사로 일하던 중 그 해 갑신정변을 만났다. 알렌은 우정국 사건에서 중상을 입은 민영익을 치료
[미디어파인 칼럼=바이올리니스트 김광훈의 클래식 세상만사] 클래식 세상만사의 ‘번외편’ 격으로 말러 교향곡들의 명지휘자들을 3회에 걸쳐 일별해 보고자 한다. 필자가 기억하기로 국내에 소위 말하는 ‘말러 붐’이 분 것은 90년대의 일이다. 그 전까지만 해도 대편성 교향곡에서 베토벤의 아성에 (감히) 도전할 만한 작곡가를 찾아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으나, 150년 전에 태어나 100년 전에 죽은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 1860. 7. 7. ~ 1911. 5. 18.)는 오늘날 베토벤보다 더욱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지난 28일 첫 방송된 KBS2 새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양희승 극본, 이재상 연출, 매주 토, 일 오후 7시 55분) 1, 2회가 시청률 19.4%와 23.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각각 기록하며 주말극의 전통적인 최강자 KBS의 위용을 과시했다.송영달(천호진), 장옥분(차화연) 부부와 그들의 장남 준선(오대환), 둘째 딸 가희(오윤아), 셋째 나희(이민정)와 윤규진(이상엽) 부부, 넷째 다희(이초희) 등을 둘러싸고 이혼을 바라보는 세대 간의 시각 차이 등의 인식론을 펼치는 내용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명치좌] 1936년 건립된 명치좌(현 명동예술극장: 명동 1가 안 네거리 부분에 위치)는 건축주 이시바시(石 橋良祐)에 의해 다마타(玉田橘治)라는 건축가에 의해 극장 전용 건축물로 설계되었다. 국도극장과 같은 해 착공(1935.11.9.)하여 같은 해(1936.10.7)에 준공되었다. 일제 강점기 당시 쇼치쿠(松竹株式會社, Shochiku)제작사의 일본 영화가 주로 상영되었으므로 일본인들을 위한 위락시설이었다고 한다.화려한 르네상스 양식, 수용 관객은 1,178명으로 1층은 664명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삼각산 아래 삼봉재를 찾아 길을 나선다. 비 그친 후 나무에 연꽃이 피어나듯 화창한 하늘이다. 구름 한 점 없이 삼각산 봉우리가 이어져 있다. 나무와 나무 사이 하나둘씩 꽃봉오리가 터지는 봄날이다. 하늘이 네 철을 나눠 놓으니 추위가 가고 꽃이 터지니 다 때가 있는 듯하다. 바람은 차갑지만 삼각산을 오르는 길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백악산 너머 병풍처럼 펼쳐진 봉우리들이 눈앞에 선명하다. 족두리봉에서 향로봉을 지나 비봉 위 순수비가 햇빛에 반짝거린다. 비봉 가는 길에 삼봉재가 있을까. 지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동명의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서스펜스 액션 ‘투건스’(발타자르 코르마쿠르 감독)는 덴젤 워싱턴(바비)과 마크 월버그(스티그)라는 흥행의 보증수표를 투톱으로 내건 전형적인 버디무비인데 배우의 이름값이 무색하리만치 2013년 국내 개봉 당시 관객 7806명 동원이라는 허무한 성적표의 참사를 낳았다.얄팍한 건달 바비와 스티그는 멕시코 최고의 마약상 파피의 조직을 위해 프리랜서로 일하는 파트너다. 바비는 파피에게 위조 여권 다발을 만들어주는 조건으로 마약을 요구하지만 파피는 약속과 달리 현금을 준다. 이에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종합편성채널이 출범한 뒤로 앞서 달리는 JTBC와 그에 비해 속도가 더딘 TV조선이 비교가 됐던 건 사실이지만 ‘내일은 미스터트롯’ 하나로 모든 상황은 달라졌다. 지상파라는 플랫폼이 의미 없기는 하지만 지상파조차도 시청률 10%만 올리면 화색을 하는 시대에 ‘미스터트롯’은 35%를 찍었다. TV조선에겐 꽃길이 환하게 열렸다.선배인 ‘미스트롯’의 인기에 비춰 ‘미스터트롯’ 역시 성공 가능성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었지만 이 정도로 ‘미스트롯’을 훨씬 뛰어넘을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뭘까?
[미디어파인 칼럼=바이올리니스트 김광훈의 클래식 세상만사] 원래 예술의 전당의 음악당 내에는 대규모 공연을 위한 콘서트홀과 소규모 공연을 위주로 하는 리사이틀 홀, 이렇게 두 개의 공연장만이 있었다. 사실 이 두 공연장의 중간 규모에 해당하는 ‘챔버홀’에 대한 요구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있어 왔는데, 2011년 가을, 예술의 전당과 IBK 기업은행이 문화 예술 공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마침내 중간 규모의 챔버홀(정식 명칭: IBK 챔버홀)을 완공하게 된다.사실 국내외 ‘이름 난’ (클래식) 연주자들을 제외하자면 나머지 연주자들의 공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 JTBC 금토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는 무게감과 가벼움, 메시지와 소비성, 신선함과 클리셰 등을 동시에 보유한 전형적인 트렌디 드라마이면서도 내내 여운이 남고 뭔가 생각하게 만드는 독특한 작품이다. 젊은 치기가 넘치면서도 깊이가 있는 이 이원론적 재미와 가치라니!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내용은 간단하다. 박새로이(박서준)는 고교 때 장가그룹에 다니던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가 부당 해고당한 뒤 장대희(유재명) 회장의 아들 근원(안보현)의 뺑소니에 목숨을 잃지만 대희의 음모로 외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일반인 20대 남녀들이 한 공간에 입주해 서로 연애 감정의 줄다리기를 펼치고 연예인 예측단이 그들의 심리를 추리하는 채널A 리얼리티 예능 ‘하트시그널’-‘시즌3’가 25일 첫 방송을 앞두고 암초에 부딪쳤다. 승무원 출신 한 출연자의 학교 후배라고 밝힌 제보자가 그녀가 재학 당시 후배들에게 심하게 ‘갑질’을 했다며 인성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는 물론 항공사 직원으 로 인증된 사람만 글을 올리고 볼 수 있는 직장인 커뮤니티에도 확산되는 가운데 제보자가 거론한 주인공의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영화초등학교] 개항기, 우리나라에서 근대 문물이 가장 먼저 들어온 인천. 단 한 명의 학생으로 시작해 교회 예배당 방 한 칸에서 싹 틔운 근대 초등교육의 씨앗... 바로 영화초등학교다.인천 내리교회 방 한 칸에서 존스 선교사 부부가 교회 아이들을 대상으로 근대교육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영화학당에 점차 학생 수가 늘어나면서 과목이 신설되었고, 새로운 교사가 건축됐다.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39호로 지정된 영화초등학교는 지상 3층, 반지하 1층으로 구성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MBC ‘나 혼자 산다’(황지영, 김지우 연출, 매주 금 밤 11시 10분)와 SBS ‘미운 우리 새끼’(박중원, 한승호, 백수진 연출, 매주 일 밤 9시 5분)는 다른 듯하지만 왠지 자꾸 비교가 되는 관찰 예능이다. 지난 6일과 8일 두 프로그램은 당일 전 채널의 예능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두 프로는 매주 화제를 양산하지만 주지하다시피 최근 ‘미운 우리 새끼’는 김건모로 인해 폐지 요구가 빗발치는 등 내우외환을 겪은 바 있다. 물론 김건모를 둘러싼 논란은 경찰의 수사와 사법부의 판결 등 여러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31살의 조성빈 감독이 27살 때 찍은 독립영화 ‘비행’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대니 보일의 ‘트레인스포팅’(1996)은 물론 가이 리치의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1998)까지 연상케 하는 ‘청춘 X 누아르다’다. 27살 근수(홍근택)는 형과 탈북한 후 중국에서 헤어지지만 천신만고 끝에 남측에 정착한다.그를 담당하는 보호관은 나이키 운동화를 선물하며 정부가 준 정착금이 든 예금통장을 관리해 주겠다고 하고 자장면을 시킨다. 중국집 라이더 지혁(차지현)은 나이키를 흘깃 쳐다본다. 온갖 범죄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2017년 개봉돼 138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스릴러 코미디 ‘해피 데스데이’(크리스토퍼 랜던 감독)는 아이디어 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증명하는 영화다. 소재 자체는 타임 루프라는 기존의 영화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것이지만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코미디 장치와 반전이 썩 훌륭하다.기숙사에서 로리와 함께 사는 여대생 트리(제시카 로테)는 어머니를 여읜 충격으로 아버지와 거리를 두고 있다. 생일 파티 중 가면을 쓴 괴한의 칼에 숨지지만 다시 생일날 아침에 카터의 남학생 기숙사에서 깨어난다. 그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지난 3일부터 온라인과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신천지 연예인 명단’이라는 제목의 ‘가짜 뉴스’가 급속도로 퍼져나가자 이름이 거론된 연예인들이 분노를 표출하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선언했다.특정 종교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논의하는 건 사회적 예의상 금기사항 중 하나다. 법적인 잘못을 저지르기 전에는 더욱더 그렇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의 중심에 신천지예수교가 있다는 팩트, 그리고 그들의 재산 내역 등 ‘회계 장부’가 오리무중이란 의심 거리 등은 분명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그래서 국민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최근 유력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두 명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의 ‘도망친 여자’의 홍상수(60)와 제45회 세자르영화상의 ‘장교와 스파이’의 로만 폴란스키(86)다.홍 감독의 영화는 국내에서 흥행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예술영화나 독립영화를 선호하는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아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김민희와의 불륜이 알려짐으로써 여론은 싸늘하게 돌아서는 추세가 지속되는 상황.2015년 개봉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로 김민희가 홍 감독 영화에 처음 출연하면서부터 영화인
[미디어파인 칼럼=바이올리니스트 김광훈의 클래식 세상만사] 국제기구 유니세프의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어린이들이 공부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세계 최고’ 수준이란다. 매 년 갱신되는 OECD 가입국 중 자살률 1위 타이틀에 이어 또 하나의 우울한 소식이다. 한국은 이래저래 좋지 못한 것에서 수위를 다툰다는 인상마저 준다. 어떤 이는 “이런 ‘Hell Chosun(!)’을 벗어나는 길은, 이 나라를 뜨는 것 뿐”이라는 과격한 언급도 서슴지 않는다. 표현이 거칠어 그렇지 납득이 안 가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 한 몸, 비록 척박한 곳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인왕산 정상에서 성곽을 따라 바라보면 용 한 마리가 날아가는 듯한 모습이 펼쳐진다. 성곽의 여장이 마치 용의 등줄기에 놓인 비늘같이 햇살에 반짝거린다. 비늘 달린 용처럼 각진 모습으로 한강을 향해 여의주를 찾아 빠르게 움직이는 듯하다. 인왕산 곡성을 따라 소나무 아래 바위 틈새로 종소리가 나지막이 울려 퍼진다. 굽이굽이 산 아래 성 너머 도성 밖 선바위에서 바라보는 성벽은 자뭇 오르지 못할 담벼락이다. 성벽을 따라 성문은 보이지 않고 우뚝 선 산 위에 또 다른 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지난 20일 개봉된 ‘집에 돌아오면 언제나 아내가 죽은 척을 하고 있다’(이하 ‘집아죽’, 리 토시오 감독)와 내달 5일 개봉되는 ‘찬실이는 복도 많지’(김초희 감독)는 제목에서 보듯 여자가 주인공이다. 남자라고 편한 건 아니겠지만 아직도 여자라서 불이익을 당하거나 편견에 시달리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기에 두 영화는 소중하다.‘집아죽’. 39살 샐러리맨 준(야스다 켄)은 첫 번째 결혼에 실패한 아픔을 딛고 치에(에이쿠라 나나)와 재혼한 지 3년이 지났다. 준은 치에와 결혼할 때 3년 후 결혼생활을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