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영화초등학교] 개항기, 우리나라에서 근대 문물이 가장 먼저 들어온 인천. 단 한 명의 학생으로 시작해 교회 예배당 방 한 칸에서 싹 틔운 근대 초등교육의 씨앗... 바로 영화초등학교다.인천 내리교회 방 한 칸에서 존스 선교사 부부가 교회 아이들을 대상으로 근대교육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영화학당에 점차 학생 수가 늘어나면서 과목이 신설되었고, 새로운 교사가 건축됐다.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39호로 지정된 영화초등학교는 지상 3층, 반지하 1층으로 구성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MBC ‘나 혼자 산다’(황지영, 김지우 연출, 매주 금 밤 11시 10분)와 SBS ‘미운 우리 새끼’(박중원, 한승호, 백수진 연출, 매주 일 밤 9시 5분)는 다른 듯하지만 왠지 자꾸 비교가 되는 관찰 예능이다. 지난 6일과 8일 두 프로그램은 당일 전 채널의 예능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두 프로는 매주 화제를 양산하지만 주지하다시피 최근 ‘미운 우리 새끼’는 김건모로 인해 폐지 요구가 빗발치는 등 내우외환을 겪은 바 있다. 물론 김건모를 둘러싼 논란은 경찰의 수사와 사법부의 판결 등 여러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31살의 조성빈 감독이 27살 때 찍은 독립영화 ‘비행’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대니 보일의 ‘트레인스포팅’(1996)은 물론 가이 리치의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1998)까지 연상케 하는 ‘청춘 X 누아르다’다. 27살 근수(홍근택)는 형과 탈북한 후 중국에서 헤어지지만 천신만고 끝에 남측에 정착한다.그를 담당하는 보호관은 나이키 운동화를 선물하며 정부가 준 정착금이 든 예금통장을 관리해 주겠다고 하고 자장면을 시킨다. 중국집 라이더 지혁(차지현)은 나이키를 흘깃 쳐다본다. 온갖 범죄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2017년 개봉돼 138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스릴러 코미디 ‘해피 데스데이’(크리스토퍼 랜던 감독)는 아이디어 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증명하는 영화다. 소재 자체는 타임 루프라는 기존의 영화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것이지만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코미디 장치와 반전이 썩 훌륭하다.기숙사에서 로리와 함께 사는 여대생 트리(제시카 로테)는 어머니를 여읜 충격으로 아버지와 거리를 두고 있다. 생일 파티 중 가면을 쓴 괴한의 칼에 숨지지만 다시 생일날 아침에 카터의 남학생 기숙사에서 깨어난다. 그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지난 3일부터 온라인과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신천지 연예인 명단’이라는 제목의 ‘가짜 뉴스’가 급속도로 퍼져나가자 이름이 거론된 연예인들이 분노를 표출하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선언했다.특정 종교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논의하는 건 사회적 예의상 금기사항 중 하나다. 법적인 잘못을 저지르기 전에는 더욱더 그렇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의 중심에 신천지예수교가 있다는 팩트, 그리고 그들의 재산 내역 등 ‘회계 장부’가 오리무중이란 의심 거리 등은 분명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그래서 국민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최근 유력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두 명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의 ‘도망친 여자’의 홍상수(60)와 제45회 세자르영화상의 ‘장교와 스파이’의 로만 폴란스키(86)다.홍 감독의 영화는 국내에서 흥행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예술영화나 독립영화를 선호하는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아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김민희와의 불륜이 알려짐으로써 여론은 싸늘하게 돌아서는 추세가 지속되는 상황.2015년 개봉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로 김민희가 홍 감독 영화에 처음 출연하면서부터 영화인
[미디어파인 칼럼=바이올리니스트 김광훈의 클래식 세상만사] 국제기구 유니세프의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어린이들이 공부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세계 최고’ 수준이란다. 매 년 갱신되는 OECD 가입국 중 자살률 1위 타이틀에 이어 또 하나의 우울한 소식이다. 한국은 이래저래 좋지 못한 것에서 수위를 다툰다는 인상마저 준다. 어떤 이는 “이런 ‘Hell Chosun(!)’을 벗어나는 길은, 이 나라를 뜨는 것 뿐”이라는 과격한 언급도 서슴지 않는다. 표현이 거칠어 그렇지 납득이 안 가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 한 몸, 비록 척박한 곳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인왕산 정상에서 성곽을 따라 바라보면 용 한 마리가 날아가는 듯한 모습이 펼쳐진다. 성곽의 여장이 마치 용의 등줄기에 놓인 비늘같이 햇살에 반짝거린다. 비늘 달린 용처럼 각진 모습으로 한강을 향해 여의주를 찾아 빠르게 움직이는 듯하다. 인왕산 곡성을 따라 소나무 아래 바위 틈새로 종소리가 나지막이 울려 퍼진다. 굽이굽이 산 아래 성 너머 도성 밖 선바위에서 바라보는 성벽은 자뭇 오르지 못할 담벼락이다. 성벽을 따라 성문은 보이지 않고 우뚝 선 산 위에 또 다른 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지난 20일 개봉된 ‘집에 돌아오면 언제나 아내가 죽은 척을 하고 있다’(이하 ‘집아죽’, 리 토시오 감독)와 내달 5일 개봉되는 ‘찬실이는 복도 많지’(김초희 감독)는 제목에서 보듯 여자가 주인공이다. 남자라고 편한 건 아니겠지만 아직도 여자라서 불이익을 당하거나 편견에 시달리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기에 두 영화는 소중하다.‘집아죽’. 39살 샐러리맨 준(야스다 켄)은 첫 번째 결혼에 실패한 아픔을 딛고 치에(에이쿠라 나나)와 재혼한 지 3년이 지났다. 준은 치에와 결혼할 때 3년 후 결혼생활을 이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이장’(정승오 감독)은 코로나19 탓에 개봉이 연기됐지만 언론, 배급 시사회 후의 호평과 각종 영화제에서의 수상 소식을 통해 관객들의 관심과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무엇이 이 영화에 주목하게 만들까? 우리 생활 깊숙이 뿌리내려 있지만 겉으론 개선됐다고, 혹은 그냥 전통이라고 우겼던 남녀 차별이다.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모계사회가 있었다. 아마조네스의 산화는 아예 남성의 인격을 지우고 그저 종족보존을 위해 도구화하기까지 한다. 그런데 사회적 동물이고 욕심이 끝이 없는 인간의 속성상 집단의 규모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5년 만에 tvN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유제원 연출)로 복귀한 김태희(40)의 연기력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하이바이, 마마!’는 1회 5.9%, 2회 6.1%의 시청률로 전작 ‘사랑의 불시착’에 이은 흥행을 조심스레 예고하고 있는데 그 배경으로 김태희의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 존재감이 거론되고 있다.김태희는 2015년 SBS 수목극 ‘용팔이’에 출연한 이후 2017년 1월 정지훈(비)과 결혼해 그해 10월 첫째를, 그리고 2019년 9월에 둘째를 출산하며 활동을 쉬고 있었다. 사실 김태희
[미디어파인 칼럼=바이올리니스트 김광훈의 클래식 세상만사] 영화 ‘위 플래쉬’가 이야기다. 내용을 ‘초 간단히’ 요약하자면 천재 재즈 드러머(학생)와 그를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가학적 선생 이야기. 음악 예술계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아름답기만 할 줄 알았던 음악세계가 저런 이면이 있나 싶기도 할 텐데, 모든 픽션이 그러하듯 이 영화 역시 적당한 현실과 적당한 허구가 버무려져 있다.그러니까 드라마 ‘미생’을 보고 회사생활을 100% 이해(?)해서는 곤란하며, 오래 전 드라마 '하얀 거탑‘을 보고 의사들의 삶을 안다고 해서는 안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겨울이 없이 화창한 날씨가 입춘까지 왔다. 눈 하나 없이 겨울이 가는 듯하다. 하늘은 맑고 구름이 없다. 오후가 되니 바람이 차가워진다. 비만 내리면 봄이다. 창의문을 지나니 빗소리가 멈춘다. 소복소복 눈이 내린다. 봄을 마중 나가는데 눈으로 바뀌는 찰나다. 홍제천을 걸으니 물 위에 눈송이가 떨어진다. 우수 경칩이 내일인데 눈이다. 세상사 참 알 수가 없다. 걸음을 재촉하여 세검정천 지나 정릉방향으로 길을 나선다. 삼각산과 백악산 그리고 인왕산의 기운이 모이는 곳 자문밖 이다. 그 옛날 강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이장’(정승오 감독)은 한국의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인 ‘옛날엔 말야’에 정면으로 ‘돌직구’를 날리는 남존여비 타파의 통쾌한 ‘활명수’다. 각종 영화제 수상 소식은 듬직한 메시지가 보증수표라는 증거고, 독립영화 특유의 공간에 담아내는 통시적 상념의 여유가 돋보이며, 연기력까지 빛난다.홀로 아들 동민을 키우는 혜영(장리우), 믿을 건 돈밖에 없다는 금옥(이선희), 결혼을 앞둔 금희(공민정), 10년째 대학에 다니며 진보 운동에 앞장선 혜연(윤금선아), 그리고 외아들 승락(곽민규)의 5남매는 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1998년 대기업의 변호를 담당하는 대형 로펌 태프트에서 대표 변호사의 파트너 변호사로 막 올라선 롭(마크 러팔로)은 동료 변호사 사라(앤 해서웨이)와 결혼해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어느 날 늙수그레한 농부 태넌트가 사무실로 들이닥쳐 세계 최대 화학기업 듀폰의 독성 폐기물 유출을 알린다.그러나 롭이 푸대접을 하자 태넌트는 그의 할머니 알마랑 잘 안다고 소리친다. 롭은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보고 안 받자 직접 집으로 찾아가 자신이 어릴 때 태넌트의 농장에서 즐겁게 뛰어놀곤 했다는 얘기를 듣고는 그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독립영화가 존재해야 할 이유는 문화의 다양성 때문이고, 관객이 그걸 관람해야 할 근거는 발전의 가능성 덕분이다. 그런 맥락에서 ‘찬실이는 복도 많지’(김초희 감독)는 매우 개성이 강하고, 감독의 미래에 기대를 걸게 만든다. 찬실과 그 역을 맡은 강말금, 그리고 감독이 40대라는 점이 두드러진다.찬실은 독립영화계의 지 감독하고만 작업을 해왔다. 새 작품에 들어가는 기념으로 지 감독, 친한 동생인 여배우 소피(윤승아), 스태프 등과 회식을 하던 중 지 감독이 급사한다. 졸지에 실업자가 된 찬실은 모아둔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덕수궁 미술관] 궁궐 안의 별도의 공간, 왕의 처소와 연결된 건축물과 그 앞에 조성된 정원... 궁궐 내에 있지만 궁궐이 아닌 아픈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덕수궁 미술관. 덕수궁 안의 조선 황실로 ‘석조전’이 지어지고, 이후 일제의 국권침탈이 본격화되면서 일제는 덕수궁의 공원화 계획을 발표한다. 석조전 옆에 미술관을 짓고 다리를 연결해 두 건물을 하나의 미술관으로 통합하는 것이었다. 일본인 건축가 나카무라 요시헤이는 석조전의 신고전주의를 반영하면서 당시 유행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국의 마피아 두목 미키(매튜 맥커너히)는 옥스퍼드대 재학 때부터 대마초 장사로 돈을 벌고 담대한 용기의 존재감으로써 깡패로서 성공해 현재는 유럽 일대의 대규모 대마초 시장을 장악한 거물급 인사다. 그는 귀족들의 뒤를 봐주고 그들의 영지에 대마초 농장을 세워 안정된 경영을 하고 있다.그는 마리화나 사업으로 억만장자가 된 미국의 매튜에게 자신의 사업을 전부 넘기려는 빅딜을 벌인다. 그는 아내 로잘린드(미셸 도커리)를 끔찍이도 아낀다. 삼합회 중간 보스 드라이 아이(헨리 골딩)가 로잘린드의 자동차 수리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집에 돌아오면, 언제나 아내가 죽은 척을 하고 있다’(리 토시오 감독)는 일본 커뮤니티 사이트에 투고돼 400만 건 이상 열람된 화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노래와 만화로도 연계됐을 만큼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은 소재를 사랑, 결혼, 인생이란 철학으로 확장한 통찰력이 돋보인다.39살 샐러리맨 준(야스다 켄)은 첫 번째 결혼 후 3년이 됐을 때 아내가 갑자기 가출을 했고, 2주 만에 귀가한 그녀가 무작정 이혼을 요구해 그렇게 헤어진 아픔이 있다. 그리고 시즈오카에 출장을 갔다 버스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세가의 인기 게임을 실사판 애니메이션 영화로 만든 ‘수퍼 소닉’(제프 파울러 감독)은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등 투자 대비 실패한 유사 영화화와 달리 크게 욕심부리지 않고 게임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에만 집중한 영리함이 돋보인다. 군더더기 없고, 주장하는 바가 분명한 전형적인 팝콘무비.우주 어느 섬나라. 워낙 좁기도 하지만 음속으로 달리는 소닉에겐 일주하는 데 불과 2초밖에 안 걸린다. 오비완 캐노비 같은 부엉이 스승이 소닉을 가르치는데 괴한들이 공격한다. 화살을 맞은 스승은 지구로 가는 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