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이장’(정승오 감독)은 코로나19 탓에 개봉이 연기됐지만 언론, 배급 시사회 후의 호평과 각종 영화제에서의 수상 소식을 통해 관객들의 관심과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무엇이 이 영화에 주목하게 만들까? 우리 생활 깊숙이 뿌리내려 있지만 겉으론 개선됐다고, 혹은 그냥 전통이라고 우겼던 남녀 차별이다.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모계사회가 있었다. 아마조네스의 산화는 아예 남성의 인격을 지우고 그저 종족보존을 위해 도구화하기까지 한다. 그런데 사회적 동물이고 욕심이 끝이 없는 인간의 속성상 집단의 규모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5년 만에 tvN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유제원 연출)로 복귀한 김태희(40)의 연기력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하이바이, 마마!’는 1회 5.9%, 2회 6.1%의 시청률로 전작 ‘사랑의 불시착’에 이은 흥행을 조심스레 예고하고 있는데 그 배경으로 김태희의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 존재감이 거론되고 있다.김태희는 2015년 SBS 수목극 ‘용팔이’에 출연한 이후 2017년 1월 정지훈(비)과 결혼해 그해 10월 첫째를, 그리고 2019년 9월에 둘째를 출산하며 활동을 쉬고 있었다. 사실 김태희
[미디어파인 칼럼=바이올리니스트 김광훈의 클래식 세상만사] 영화 ‘위 플래쉬’가 이야기다. 내용을 ‘초 간단히’ 요약하자면 천재 재즈 드러머(학생)와 그를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가학적 선생 이야기. 음악 예술계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아름답기만 할 줄 알았던 음악세계가 저런 이면이 있나 싶기도 할 텐데, 모든 픽션이 그러하듯 이 영화 역시 적당한 현실과 적당한 허구가 버무려져 있다.그러니까 드라마 ‘미생’을 보고 회사생활을 100% 이해(?)해서는 곤란하며, 오래 전 드라마 '하얀 거탑‘을 보고 의사들의 삶을 안다고 해서는 안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겨울이 없이 화창한 날씨가 입춘까지 왔다. 눈 하나 없이 겨울이 가는 듯하다. 하늘은 맑고 구름이 없다. 오후가 되니 바람이 차가워진다. 비만 내리면 봄이다. 창의문을 지나니 빗소리가 멈춘다. 소복소복 눈이 내린다. 봄을 마중 나가는데 눈으로 바뀌는 찰나다. 홍제천을 걸으니 물 위에 눈송이가 떨어진다. 우수 경칩이 내일인데 눈이다. 세상사 참 알 수가 없다. 걸음을 재촉하여 세검정천 지나 정릉방향으로 길을 나선다. 삼각산과 백악산 그리고 인왕산의 기운이 모이는 곳 자문밖 이다. 그 옛날 강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이장’(정승오 감독)은 한국의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인 ‘옛날엔 말야’에 정면으로 ‘돌직구’를 날리는 남존여비 타파의 통쾌한 ‘활명수’다. 각종 영화제 수상 소식은 듬직한 메시지가 보증수표라는 증거고, 독립영화 특유의 공간에 담아내는 통시적 상념의 여유가 돋보이며, 연기력까지 빛난다.홀로 아들 동민을 키우는 혜영(장리우), 믿을 건 돈밖에 없다는 금옥(이선희), 결혼을 앞둔 금희(공민정), 10년째 대학에 다니며 진보 운동에 앞장선 혜연(윤금선아), 그리고 외아들 승락(곽민규)의 5남매는 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1998년 대기업의 변호를 담당하는 대형 로펌 태프트에서 대표 변호사의 파트너 변호사로 막 올라선 롭(마크 러팔로)은 동료 변호사 사라(앤 해서웨이)와 결혼해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어느 날 늙수그레한 농부 태넌트가 사무실로 들이닥쳐 세계 최대 화학기업 듀폰의 독성 폐기물 유출을 알린다.그러나 롭이 푸대접을 하자 태넌트는 그의 할머니 알마랑 잘 안다고 소리친다. 롭은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보고 안 받자 직접 집으로 찾아가 자신이 어릴 때 태넌트의 농장에서 즐겁게 뛰어놀곤 했다는 얘기를 듣고는 그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독립영화가 존재해야 할 이유는 문화의 다양성 때문이고, 관객이 그걸 관람해야 할 근거는 발전의 가능성 덕분이다. 그런 맥락에서 ‘찬실이는 복도 많지’(김초희 감독)는 매우 개성이 강하고, 감독의 미래에 기대를 걸게 만든다. 찬실과 그 역을 맡은 강말금, 그리고 감독이 40대라는 점이 두드러진다.찬실은 독립영화계의 지 감독하고만 작업을 해왔다. 새 작품에 들어가는 기념으로 지 감독, 친한 동생인 여배우 소피(윤승아), 스태프 등과 회식을 하던 중 지 감독이 급사한다. 졸지에 실업자가 된 찬실은 모아둔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덕수궁 미술관] 궁궐 안의 별도의 공간, 왕의 처소와 연결된 건축물과 그 앞에 조성된 정원... 궁궐 내에 있지만 궁궐이 아닌 아픈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덕수궁 미술관. 덕수궁 안의 조선 황실로 ‘석조전’이 지어지고, 이후 일제의 국권침탈이 본격화되면서 일제는 덕수궁의 공원화 계획을 발표한다. 석조전 옆에 미술관을 짓고 다리를 연결해 두 건물을 하나의 미술관으로 통합하는 것이었다. 일본인 건축가 나카무라 요시헤이는 석조전의 신고전주의를 반영하면서 당시 유행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국의 마피아 두목 미키(매튜 맥커너히)는 옥스퍼드대 재학 때부터 대마초 장사로 돈을 벌고 담대한 용기의 존재감으로써 깡패로서 성공해 현재는 유럽 일대의 대규모 대마초 시장을 장악한 거물급 인사다. 그는 귀족들의 뒤를 봐주고 그들의 영지에 대마초 농장을 세워 안정된 경영을 하고 있다.그는 마리화나 사업으로 억만장자가 된 미국의 매튜에게 자신의 사업을 전부 넘기려는 빅딜을 벌인다. 그는 아내 로잘린드(미셸 도커리)를 끔찍이도 아낀다. 삼합회 중간 보스 드라이 아이(헨리 골딩)가 로잘린드의 자동차 수리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집에 돌아오면, 언제나 아내가 죽은 척을 하고 있다’(리 토시오 감독)는 일본 커뮤니티 사이트에 투고돼 400만 건 이상 열람된 화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노래와 만화로도 연계됐을 만큼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은 소재를 사랑, 결혼, 인생이란 철학으로 확장한 통찰력이 돋보인다.39살 샐러리맨 준(야스다 켄)은 첫 번째 결혼 후 3년이 됐을 때 아내가 갑자기 가출을 했고, 2주 만에 귀가한 그녀가 무작정 이혼을 요구해 그렇게 헤어진 아픔이 있다. 그리고 시즈오카에 출장을 갔다 버스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세가의 인기 게임을 실사판 애니메이션 영화로 만든 ‘수퍼 소닉’(제프 파울러 감독)은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등 투자 대비 실패한 유사 영화화와 달리 크게 욕심부리지 않고 게임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에만 집중한 영리함이 돋보인다. 군더더기 없고, 주장하는 바가 분명한 전형적인 팝콘무비.우주 어느 섬나라. 워낙 좁기도 하지만 음속으로 달리는 소닉에겐 일주하는 데 불과 2초밖에 안 걸린다. 오비완 캐노비 같은 부엉이 스승이 소닉을 가르치는데 괴한들이 공격한다. 화살을 맞은 스승은 지구로 가는 문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1967년 개봉돼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영화 ‘졸업’(마이크 니콜스 감독)이 오는 13일 4K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친 106분 무삭제 버전으로 재개봉된다. 당시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에서 동시에 감독상을 수상한 이유를 새삼스레 느끼게 할 만큼 재치, 유머, 사회적 통념에 대한 반항이 넘실댄다.벤자민(더스틴 호프만)이 대학을 졸업하고 LA의 집으로 돌아오자 부모는 대학 4년간 학업 성적이 우수하고 학내 활동이 두드러졌던 그를 축하하는 대대적인 파티를 열어준다. 파티가 끝나갈 무렵 로빈슨 부인(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유민상과 김하영은 KBS2 ‘개그콘서트’의 ‘절대(장가)감 유민상’ 코너에서 일부러 열애설을 조작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녹화에서도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갖춰 입고 마치 결혼식을 올린 듯한 모습으로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며 코너를 홍보하는 한편 소문의 진위 여부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김하영은 지난 7일 오후 SBS 라디오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 출연했다. DJ 김태균은 “지난번 출연 때 유민상과의 열애설 기사가 많이 났는데 가족들이나 친척들의 반응은 어땠냐”고 물었고, 김하영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문신을 한 신부님’(얀 코마사 감독)의 원제는 ‘그리스도의 성체’지만 왠지 한국 제목이 전체적 내용과 더 잘 어울린다. 소년원에서 복역 중인 다니엘(바르토시 비엘레니아)은 토마시 신부와 각별한 우정을 나누며 신부를 꿈꾸지만 토마시는 전과자는 신부가 될 수 없다고 절망적인 말을 한다.그를 죽이지 못해 안달인 보누스가 입소하는 때에 맞춰 토마시가 소개한 목공소에서 착실하게 근무하는 조건으로 가석방된다. 그러나 다니엘은 목공소를 지나쳐 마을의 교회로 들어가 엘리자를 만난다. 그녀가 자신이 신부라는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작품성과 재미를 동시에 갖추고 ‘기생충’, ‘조조 래빗’ 등과 경쟁 중인 영화 ‘1917’(샘 멘데스 감독)은 1914년 발발한 제1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른 1917년 4월 6일 시작된다. 프랑스 북부 도버해협 인근 지역. 독일군에 의해 통신망이 끊긴 상황에서 영국군 일병 블레이크가 호출을 받는다.파트너로 친구 스코필드 일병을 데리고 갔더니 에린 무어(콜린 퍼스) 장군이 최전선 크루아지유에 있는 2대대장 매켄지(베네딕트 컴버배치) 중령에게 공격 중지 명령서를 전하라고 한다. 독일군은 가짜로 퇴각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1939년 유럽에서 제2차 세계대전이 막 시작되던 해 할리우드에선 뮤지컬 영화 ‘오즈의 마법사’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가운데 도로시 역의 주디 갈랜드(1922~1969)가 크게 두드러지진 않지만 옆집 소녀 같은 친근함과 더불어 주제곡 ‘Over the rainbow’로써 배우 겸 가수로서 한자리 차지한다.‘보헤미안 랩소디’가 관객을 끌어들인 이유는 퀸이 인기 있는 록밴드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외려 퀸은 집안 어딘가에 있는 음반을 재생함으로써 더 감동적이고 추억이 생생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좋아했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소네 케이스케의 동명의 원작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김용훈 감독)은 해외에서의 수상과 호평대로 한국 하드보일드계에 한 획을 긋는 수준이다. 원작의 얼개가 좋고, 각색도 나름대로 훌륭한 데다 특히 군더더기 없는 연출이 매우 주목할 만한 감독의 탄생을 알린다.중년의 가장 중만(배성우)은 아버지가 물려준 횟집 사업에 망한 뒤 호텔 사우나에서 야간 ‘알바’를 하며 생계를 잇는다. 그의 아내 영선(진경)은 국제여객터미널 청소부로 일하는데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순자(윤여정)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레이디 버드’로써 썩 훌륭한 감독으로 우뚝 선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은 미국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이 1868년 발표한 소설을 원작으로 7번째 제작된 영화다.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때 매사추세츠 주의 콩코드 북군으로 참전한 마치의 네 자매의 성장기로 미국의 개척사와 인생사를 그려냈다.메그(엠마 왓슨)는 배우를, 조(시얼샤 로넌)는 작가를, 베스(엘리자 스캔런)는 피아니스트를, 에이미(플로렌스 퓨)는 화가를 각각 꿈꾸지만 집안은 가난하고, 당시 형편은 여자들의 독자적인 성공이 막막한 상황. 더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어느 영환들 나름의 계산이 없을까마는 ‘클로젯’(김광빈 감독)은 정말 치밀한 셈법을 적용해 장르적 재미를 최대한 부각하면서도 드라마와 교훈의 완성도에 집중하는 한편 유머에 소홀하지 않는다. 공포의 존재는 벽장 속에 자신의 이계를 창조한 민담 속의 요괴 어둑시니와 그를 따르는 요괴들이다.건축 디자이너 상원(하정우)은 지난해 아내 승희와 딸 이나(허율)를 승용차에 태우고 이동하던 중 대형 트럭과의 충돌 사고로 아내를 잃은 뒤 트라우마를 앓고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이나의 보호자 역할을 충분히 못했기에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Closet은 명사 ‘벽장’과 ‘드러나지 않은’ 혹은 ‘본인만 알고 있는’이란 형용사다. 벽장은 사람들에게 판타지가 있다. 어린 시절 숨바꼭질을 할 때 한 번쯤 이곳에 숨었던 적이 있었을 만큼 나만 알고 있는 은밀한 장소이기도 하다. 할리우드에선 ‘나니아 연대기’처럼 다른 세계로 가는 판타지의 통로다.‘클로젯’(김광빈 감독)은 한국 영화로서는 처음으로 벽장을 공포의 소재로 삼은 오컬트 호러다. 품격과 교훈에 재미까지 갖췄다. 건축 디자이너 상원(하정우)은 지난해 교통사고로 아내 승희를 잃고 외동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