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언제부턴가 여름 극장가엔 한국 공포영화가 자취를 감췄다. 꾸준히 가성비 높은 저예산 공포물을 만드는 할리우드와 다른 이유는 영화보다 더 무서운 범죄와 정치가 횡행한 탓일지도 모른다. ‘장산범’(허정 감독, NEW 배급)은 ‘월하의 공동묘지’ ‘구미호’ ‘여고괴담’ 등 전형적인 한국형 공포영화에 목말랐던 관객들에게 굉장히 반가울 정통 호러물이다.장산은 부산 해운대의 산이고, 범은 포유류 식육목 고양잇과 동물이다. 호랑이란 표현은 ‘범+이리+이’라는 일제의 잔재로 알려진다. 장산범은 장산에 사는 범인데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쇼박스 배급)가 엄청난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 직후 3일 동안 3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 그보다 더 놀라운 건 관람한 관객들의 반응이다. 하나같이 분노 울분 공포 등의 감정을 통해 감동을 느꼈다며 가족 친지들과 또 보겠다는 평이 줄을 잇고 있다. 영화는 꽤 탄탄한 조연들을 곳곳에 배치하는 영리한 캐스팅을 선택했다. 광주의 정이 넘치는 택시운전기사 태술(유해진), 천진난만한 대학생 재식(류준열), 의식이 깬 기자 최 기자(박혁권), 광주 입구를 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감독 김기덕(57)이 여배우 폭행 혐의로 화제에 올랐다. 여배우 A(41)가 김 감독을 폭행과 강요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했는데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일선 경찰서로 내려 보내지 않고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그만큼 사안이 중차대하다는 의미다.A는 2013년 개봉된 김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 촬영 초기에 주연을 맡았었다. 그러나 그해 3월 촬영장에서 김 감독이 감정이입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뺨을 때리는가 하면 대본에 없던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는 바람에 출연을 포기했다고 주장했다.스스로 촬영장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군함도’(류승완 감독, CJ엔터테인먼트 배급)가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는 만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왜 이 영화에 그토록 관객이 몰리면서도 비난이 거세지는지에 대해 오피니언 리더는 물론 대중도 한걸음 물러서 숲을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결론은 류 감독이나 CJ엔터테인먼트에 손가락질하는 건 그럴 수 있지만 이 영화 자체가 폄훼되거나 하시마를 통해 일본제국주의의 만행을 널리 알리려 했던 본질이 논란 뒤에 가려져선 안 된다는 내용이다. 그런 면에서 영화는 영화대로 그 기능을 하고,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프랭클린 J. 샤프너가 연출한 영화 ‘혹성탈출’(1968)은 인류와 유인원의 처지가 정반대인 설정 자체만으로도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런데 관객들을 더욱 소름 끼치게 만든 건 천신만고 끝에 간신히 탈출해 지구로 귀환했더니 유인원이 지배하던 행성이 바로 미래의 지구였다는 결말이었다.이후 후속 시리즈가 지속됐지만 1편의 진중한 메시지를 뛰어넘는 덴 실패했다. 심지어는 기발한 상상력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팀 버튼의 동명의 리메이크작(2001)조차 혹평 속에 흥행의 실패를 맛봐야 했다.하지만 ‘혹성탈출: 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최근 방광암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에 한국 포크계의 '큰형' 조동진(70)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는 1966년 미 8군 무대에서 활동하던 재즈록 밴드 쉐그린의 기타리스트 겸 보컬리스트로 데뷔한 뒤 이수만과 서유석이 각자 취입했던 ‘다시 부르는 노래’, 양희은이 부른 ‘작은 배’의 작곡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1979년 솔로 1집 앨범을 내며 제도권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뒤 1996년까지 4장의 정규앨범을 더 내며 가요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오래 뮤직 신을 떠나있던 그는 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군함도’(류승완 감독, CJ엔터테인먼트 배급)가 개봉되자마자 첫날 95만여 명이라는 기록적인 스코어를 기록하고 중국 언론에서 극찬을 받는 동시에 국내 관객 사이에서 역사왜곡 혹은 류 감독의 역사의식 결여, 그리고 스크린 독과점 논란 등으로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배급에 관해서만큼은 류 감독은 죄가 없다. CJ의 형제인 CGV나 유사한 재벌 멀티플렉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유기적인 협력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고, 무려 220억 원을 쏟아부은 CJ 입장에선 손익분기점인 800만 관객 동원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청년경찰’(김주환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은 할리우드 ‘러시아워’ ‘나쁜 녀석들’이나 한국의 ‘투 캅스’ 같은 상업적 형사 버디무비가 추구하는 흥행공식에 충실한 영리한 작품이다. ‘덩케르크’ ‘군함도’ ‘택시운전사’ 등 꽤 묵직한 대작들이 즐비한 ‘몸비시즌’에 뛰어드는 시기선택조차 절묘했거나 운이 좋았다.경찰대학 입학식에 참가한 신입생 기준(박서준)과 희열(강하늘)은 첫눈에 갈등하거나 아니면 아주 친해질 것을 직감한다. 비교적 넉넉한 집안에서 자란 특수고 출신의 희열은 카이스트 대신 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스파이더맨: 홈 커밍’에 이어 ‘덩케르크’가 극장가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오는 26일과 내달 2일 한국영화계의 기대작 ‘군함도’(류승완 감독, CJ엔터테인먼트 배급)와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쇼박스 배급)가 일주일 간격을 두고 개봉됨으로써 관객들의 기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벌써 ‘쌍천만’이니 하는 설레발이 나올 정도다. 일각에선 두 작품의 흥행대결 구도로 몰아가기도 한다. 치열하게 경쟁을 하더라도 그건 두 작품이 나란히 흥행에 성공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적지 않은 누리꾼이 ‘두 작품 모두 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일본의 폄훼와 보조출연자의 불평등대우 논란 등의 화제를 낳았던 영화 ‘군함도’(류승완 감독, CJ엔터테인먼트)의 실상은 일제의 만행에 대한 매우 사실적인 고발과 80여 명 보조출연자들의 주연과 다름없는 역할 입증으로 드러났다.조선의 꽃다운 여자들을 강제로 전쟁터로 끌고 가 성의 노리개로 삼는 것도 모자라 동물보다 못한 대우로 학대하다 학살한 증거가 여기저기서 드러났지만 이 영화는 그런 식의 자극으로 천박한 호기심을 부채질함으로써 흥행을 올리려고 하지 않는다. 다만 인공섬 하시마에서 벌어졌을 충분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엑소가 4집음반 ‘THE WAR’를 발표하자마자 수준이 다른 파괴력과 파급력을 보이고 있다. 엑소는 2012년 1월 데뷔하자마자 스타덤에 오른 후 아이돌그룹의 명가 SM엔터테인먼트의 ‘간판’이 돼 현존하는 아이돌그룹 중 명실상부한 최정상임을 자랑하고 있다.타이틀곡 ‘코코밥(Ko Ko Bob)’의 외피는 레게다. 각 매체들은 앞다퉈 ‘레게와 EDM이 결합된’이라는 곡 해석과, ‘엑소의 세계관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이라는 컨셉트를 보도자료 그대로 베끼고 있다. 과연 엑소의 진가는 뭘까?먼저 ‘코코밥’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할리우드에서 스튜디오의 손익계산서와 관객의 재미 및 지적 허영심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신뢰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덩케르크’(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배급)는 내용은 매우 단순하지만 의외로 감상이 난해하다. 보는 사람에 따라선 놀란의 영화치곤 비교적 짧은 106분의 러닝타임이 의외로 지루할 수 있거나, 아니면 공포와 감동에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수도 있을 것이다.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 5월. 프랑스-벨기에 국경지대에 투입된 영국군 40여만 명은 독일군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현재 우리 극장가에서 압도적인 흥행세로 순위 1, 2위를 나눠 가진 영화는 ‘스파이더맨: 홈 커밍’(존 왓츠 감독)과 ‘박열’(이준익 감독)이다. ‘스파이더맨: 홈 커밍’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소니 픽쳐스와 마블 스튜디오가 합작한 제작비 약 2000억 원의 전형적인 슈퍼 히어로 블록버스터고, ‘박열’은 40억 원의 ‘독립영화’다.외형으로나 내용으로나 극명하게 정체성을 달리하는 두 영화의 로케이션은 대척점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스파이더맨: 홈 커밍’과 ‘박열’은 이미 각각 500만과 200만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이효리가 4년 만에 발표한 새 음반의 활동을 단 일주일만 펼치고 집으로 돌아갔다. 솔로 데뷔 후 가요계의 독보적인 섹시 아이콘이 돼 수많은 남성팬들을 열광케 하고, 적지 않은 후배 들의 이미지 설정에 영향을 끼친 그녀이기에 그 여운은 꽤 오래갈 듯하다. 이런 그녀의 파급력을 가능케 하는 배경은 뭐고, 그럼에도 그녀가 ‘못 갖춘 것’은 뭘까?그녀가 대중을 깜짝 놀라게 만든 ‘사건’을 꼽으라면 이상순과의 결혼이 거의 선두에 설 것이다. 빼어난 미모의 여자 스타라면 비슷한 인기의 연예인 혹은 부자와 결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는 참으로 오묘한 콘텐츠다. 영화배우의 운명 역시 애매하다. 여러 조합이 좋아 흥행이 성공할 듯하던 영화가 어이없게 망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가 하면 주인공을 제치고 엉뚱한 배우가 급부상하기도 한다. 흥행실패의 책임이 주연배우에게 전가되는 일도 부지기수.배급사 제작사 감독 등 제작진은 캐스팅에 최고로 집중하고, 배우 역시 작품선택에 ‘갑질’ 논란을 일으킬 만큼 까다롭다. ‘인사가 만사’라는 얘기는 비단 기업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모든 조직과 사회 내의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다.전도연과 고수. 4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지난 4월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발간한 회고록에 ‘민간인 학살이 없었고, 발포 명령자도 없었다. 광주 시민들이 무기를 탈취하고 군인들을 살해한 행위를 민주화운동으로 볼 수 없다’고 쓴 데 대해 수많은 국민들이 공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대법원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의 전두환의 행적에 대해 1997년 ‘내란목적살인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쇼박스 배급)는 참으로 절묘한 타이밍에 등장한다. 주인공은 ‘변호인’으로 박근혜 정권에 블랙리스트로 ‘찍힌’ 송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친정 마블 스튜디오로 되돌아와 시작된 첫 얘기 ‘스파이더맨: 홈 커밍’(이하 ‘홈 커밍’)의 흥행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5일 개봉 때부터 선두를 치고 달리더니 7일부터 9일까지 260만여 명을 동원하며 누적 관객 수 356만579명을 기록했다.벌써부터 국내 유일한 1000만 관객 동원 슈퍼히어로무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기록을 내다볼 정도다. 존 왓츠 감독과 톰 홀랜드 주연이라는 다소 생소한 조합임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폭발적인 흥행세력을 보이는 비결은 뭘까?물론 이렇다 할 경쟁작,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지난해 방송된 KBS2 ‘태양의 후예’로 최고의 한류스타 자리에 등극한 송중기(32)와 송혜교(36)가 오는 10월 31일 결혼한다는 소식에 국내는 물론 아시아 전체가 시끌벅적하다.지난해 2월~4월 드라마가 방송되는 동안 이들의 열애설이 불거지기 시작했고, 이후에도 몇 차례 해외여행을 함께하는 장면이 포착됐지만 양 측은 이를 극구 부인하다 최근 다시 떠오르는 과정에서 한 TV 연예프로그램에서 과잉취재 논란에 휩싸이는 가운데 모든 이의 허를 찌르는 식으로 전격적인 결혼발표가 있었던 것.‘태양의 후예’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요즘 영화계에서 가장 뜨거운 단어는 ‘리얼’일 듯하다. 김수현의 영화 ‘리얼’(이사랑 감독, 코브픽쳐스 제작) 때문이다. 중국의 알리바바 픽처스가 115억 원을 투자한 이 영화는 개봉 초 반짝했지만 이내 “‘클레멘타인’에 버금가는 한국영화 중 최악”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곤두박질치는 중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관객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평일 하루 2만여 명이 볼 정도. 누적관객수도 어느덧 40만 명을 돌파했다. 물론 장점도 있다. 일단 비주얼은 훌륭하다. 화려한 조명과 장식 등 미술에 굉장히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에 비해 유쾌하고, 마크 웹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 비해 상쾌하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토니 스타크에게 캐스팅된 피터 파커를 단독 주인공으로 내세워 친정인 마블의 시네마틱 유니버스 안으로 끌어들인 ‘스파이더맨: 홈커밍’(존 왓츠 감독)은 매끄럽고 군더더기가 별로 없으며 뒷맛이 개운하다.8년 전 뉴욕. 어벤져스가 외계 치타우리 종족의 침입을 막는 데 성공하지만 도시는 많이 파괴됐고, 적들의 잔해들이 산재해있다. 애드리언 툼즈(벌처, 마이클 키튼)는 그 수습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