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철학은 지혜를 사랑하고 그걸 탐구하지만 근본적으로 사람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싸움 구경만큼 불구경이 재미있는 이유는 화재 장소 안에 사람이 없더라도 그게 사람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뉴스도 영화도 관심을 끌기 위해선 그 안에 사람의 사연이 있어야 하고 그게 극적일수록 효과는 증가한다.DC코믹스의 ‘배트맨’에서 빌런 조커만 분리한 스핀오프 영화 ‘조커’(토드 필립스 감독)는 단언컨대 철학에서만큼은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를 뛰어넘는다.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당대 최고다. ‘너는 거기에 없었다’(201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의 장르 및 하위 장르까지 다양화된 현대에 로맨틱 코미디는 식상하기도 하고, 덜 자극적이기도 해 제작 편수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흥행 성적도 그리 좋지 못하다. 그러나 ‘가장 보통의 연애’(김한결 감독)는 근래 한국의 멜로 중 단연 유니크하고, 배꼽 빠지도록 웃기며, 인생의 교훈을 준다.재훈(김래원)은 대학 선배 관수(정웅인)가 차린 광고회사에서 기획팀장으로 일한다. 동거 중인 수정과 결혼식 청첩장까지 돌렸지만 그녀의 불륜으로 헤어졌다. 그러나 매일 술에 취해 그녀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다음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중국 영화에 이만큼 큰 영향을 끼친 고전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서유기’는 아직도 재생산되고 있지만 저우싱즈의 ‘월광보합’과 ‘선리기연’(‘서유쌍기’)만큼 각광받는 작품이 있을까? 그나마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 있으니 ‘몽키킹 히어로: 손오공과 요괴왕의 대결’(2015, 이샤오싱 감독)이다.오래전 극강의 힘을 가진 요괴왕이 한 마을을 위기로 몰지만 뛰어난 고수 모용호가 그를 제압해 봉인한다. 이후 그의 후손들이 대대로 마을을 지키고 있다. 풋내기 요괴 왕대추는 할 줄 아는 것이라곤 꽃을 피우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엑소시스트’는 오컬트 호러를 얘기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걸작이다. 그러나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은 이후 이렇다 할 만한 수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300’으로 유명한 잭 스나이더 감독의 ‘왓치맨’이 아마 그런 케이스일 것이다. 슈퍼히어로물로선 흥행에 참패했지만 마니아 사이에선 성전이다.얼마 전 미국의 한 매체에서 개봉 시기 때문에 빛을 못 본 비운의 걸작을 몇 개 선정했는데 ‘왓치맨’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모든 슈퍼히어로 영화의 문법과 클리셰를 거부한다. 왓치맨 멤버들은 하나같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1969년 8월 9일.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아내이자 인기 여배우인 임산부 샤론 테이트를 LA 그녀의 부유한 힐 하우스에서 희대의 살인마 찰스 맨슨 추종자들이 살해했다. ‘헌팅 오브 힐하우스’(다니엘 파렌즈 감독)가 정공법이라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는 우회법이다.웨스턴 드라마 ‘바운티 로’로 한때 잘나갔지만 이젠 한물간 릭(리어너도 디캐프리오)은 악역으로 근근이 살아가지만 그의 스턴트맨 겸 매니저 겸 비서로 일해 온 클리프(브래드 피트)와의 우정은 지키고 있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번역가 케이트(올가 쿠릴렌코)는 화가 남편 맷(케빈 얀센스)과 함께 복잡한 뉴욕을 떠나 외곽의 스프링웰하우스라 불리는 집으로 이사한다. 집안 정리를 하던 맷은 뭔가 이상한 벽면의 벽지를 걷어내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방을 발견한다. 술을 마시며 “한 병 더 먹고 싶다”고 말하자 그 술이 생긴다.놀란 그는 유명 화가의 그림부터 생필품은 물론 돈까지 주문하고 말하는 대로 눈앞에 발생한다. 두 사람은 명품 옷을 걸치고 최고급 샴페인과 캐비어 등으로 매일 파티 같은 삶을 산다. 그런 향락이 지칠 때쯤 맷은 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메기’는 깜짝 놀랄 만한 신인 여자 감독 이옥섭의 탄생을 알릴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한 독립영화라고 해서 고리타분한 설교나, 도식적인 캠페인이라고 생각한다면 큰코다칠 듯. 허를 찌르는 재미가 살아있고, 상상력을 깨뜨리는 기발함이 넘친다. 놀랄 만한 인권선언과 사회고발성 영화다.30년 전 성당의 수녀원이었던 곳이 이젠 부원장 경진(문소리) 개인이 운영하는 마리아사랑병원으로 바뀌었다. 어느 날 엑스레이실에서 두 남녀가 정사를 벌이던 중 누군가에 의해 촬영이 되고, 그 필름이 병원 내에서 떠돈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퍼펙트맨’(용수 감독)은 일각의 지적처럼 ‘언터처블: 1%의 우정’(2012)을 떼려야 뗄 수 없게 만드는 건 사실이지만 디테일의 차별화를 꾀한 노력은 엿보인다. 문제는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있다. 부산에서 기업형 폭력조직으로 승승장구하는 보스 범도(허준호)는 사업을 더욱 확장한다.그룹 내 분양대행전문회사를 새로 설립하는데 영기(조진웅)는 내심 자신이 대표 자리에 앉을 것을 기대했지만 후배 기태에게 빼앗기자 심기가 상한다. 그는 자신이 관리하는 주점에 온 라이벌을 때린 뒤 검거됐다가
[미디어파인 칼럼=2천년 역사도시 서울 진피답사] 수도로서 서울의 역사는 2천년에 이른다. 그 시작은 백제의 시조 온조왕이 서울 송파구 일대에 도읍하면서부터다. 백제본기에는 기원전 18년 백제의 시조 온조왕이 하남위례성(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몽촌토성)에 도읍하게 된 경위를 다음과 같이 적었다.“비류와 온조는 남행하여 마침내 한산에 이르러 부아악(負兒嶽, 지금의 북한산)에 올라 살 만한 곳을 살펴보았다. …… 열 명의 신하들이 간하여 말하기를 ‘오직 이강 남쪽의 땅이 북으로는 한수(漢水)를 띠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국 출신 대니 보일 감독이라고 하면 히트작 ‘트레인스포팅’의 컬트적 분위기와 루 리드의 나른하고 몽환적이며 침잠된 ‘Perfect day’가 연상되지만 신작 ‘예스터데이’는 판타지적 요소만 제외하면 현실적이고 밝다. 물론 영국 뮤지션과 그들의 히트곡을 활용하는 기술은 여전하다. 이번에 비틀스다.교사 출신 무명 싱어송라이터 잭(히메시 파텔)을 유일하게 알아주는 이는 어릴 때부터 친구이자 매니저를 자청하는 수학교사 엘리(릴리 제임스)다. 오늘도 엘리는 이런저런 행사를 수소문해 잭을 무대에 세우지만 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톰 크루즈가 흥행성과 완성도를 갖춘 블록버스터형 스타라면 브래드 피트는 작품성에 까다로운 야전형이다. 독립영화도 마다않던 그가 이번엔 미국의 차세대 거장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냉정하면서도 소름 끼치는 현실주의, 실증주의 영화 ‘애드 아스트라’에 도전했다. 124분. 12살 이상. 오는 19일 개봉.우주인들의 영웅 맥브라이드(토미 리 존스) 박사는 16년 전 우주의 지적 생명체를 찾기 위한 리마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실종됐다. 그의 외아들 로이(브래드 피트)는 아버지를 존경하면서도 어려워하며 원망을 하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서교 365] 지하철 2호선 개통과 함께 소극장이며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들이 생겨나면서 문화예술거리로 자리 잡은 홍대 입구.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프랜차이즈 숍들이 범람하면서 홍대만의 공간들이 많이 사라졌다. 그중, 번화한 거리 사이로 좁다란 기찻길을 연상시키며 크고 작은 점포들이 밀집돼있는 곳 서교 365.'서교 365’는 서교동 365-2번지에서 26번지까지, 모두 23개의 필지에 다닥다닥 들어선 가늘고 긴 건물 군을 말한다. 이 독특한 구조의 서교 365 거리는 언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아들 래퍼 노엘(19, 본명 장용준)이 면허취소 수준의 혈중알콜농도에서 운전하다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그가 피해자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국회의원인데 1000만 원을 줄 테니 덮자’고 했다는 둥, ‘운전자 바꿔치기’ 시도가 있었다는 둥 비상식적으로 구린 의혹이 일고 있다.노엘은 2017년 Mnet ‘고등래퍼’에 출연하며 유명해졌지만 미성년자 성매매 시도 구설수에 휘말렸고, 결국 프로그램을 떠났다. 당시 바른정당 소속 장제원 의원은 사과하며 대변인과 부산시당 위원장직에서 사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한때 세상 그 무엇보다 사랑했을 안재현과 구혜선의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식의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결국 안재현은 이혼 소송을 예고했고, SNS를 통해 폭로를 이어온 구혜선은 주춤한 상황이다. 안재현의 경고에 위축된 것일까, 아니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법정에서 진검승부를 내려는 것일까?당사자들에겐 ‘혼인생활의 지속이냐, 이혼이냐? 상대를 파괴시키고, 내가 살 것이냐, 그 반대가 될 것이냐?’가 중요하겠지만 대중의 관심은 그들의 진흙탕 싸움의 전개 과정이고, 그 원인일 것이다. 아무리 OECD 회
[미디어파인=유진모의 이슈&피플] 비틀스는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록그룹으로 평가될 정도로 록계는 물론 전 세계 젊은이들의 정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는데 4명의 멤버 중 故 존 레넌은 폴 매카트니와 함께 거의 전 레퍼터리를 만들었다. ‘Yesterday’는 팝 중 오케스트라가 가장 많이 다룰 만큼 명곡으로 인정받고 있다.그런데 레논과 둘째 부인 오노 요코와의 사이에서 낳은 둘째 아들 션이 일본 전범기인 욱일기를 옹호해 대한민국의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 그가 지난달 19일 연인인 미국인 모델 샬롯 캠프 뮬이 욱일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오는 6일 방송되는 KBS1 ‘거리의 만찬’-‘하얀 거탑’은 이승우 단국대병원 전공의, 최원영 서울대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캐나다에서 온 차현주 간호사로부터 병원 근무자들의 업무 실태를 듣는다. 일주일에 100시간이 넘도록 일해온 길병원 소아과 신형록(31) 전공의가 지난 2월 과로사로 숨졌다.지난해 서울 아산병원 박선욱 간호사와 서울의료원 서지윤 간호사가 병원 관계자들은 조문을 오지 말라는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들로 인해 ‘수련 과정’이란 명목 아래 관행적으로 지속돼온 살인적인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나쁜 녀석들: 더 무비’(손용호 감독)는 안방극장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OCN 드라마의 영화 버전으로 오구탁(김상경), 박웅철(마동석), 그리고 한정훈 작가는 그대로다. 특수범죄수사과가 해체된 후 옷을 벗은 구탁은 간암과 투병 중이다. 웅철은 미싱 일을 배우며 평화로운 수감생활을 보내고 있다.그곳엔 사기꾼 곽노순(김아중) 등 강력범들이 수감 중인데 강압적인 수사로 용의자를 죽인 뒤 5년형을 선고받은 열혈 형사 출신 고유성(장기용)이 새로 입소하자마자 말썽을 피우고 웅철이 이를 제압한다. 노순과 유성
[미디어파인 칼럼=2천년 역사도시 서울 진피답사] 지난 6월 29일, 맹하(孟夏)로 접어들기 직전이라 날이 무더울 것을 걱정했는데 일기예보는 비소식이 있다. 땡볕이나 비 모두 답사팀에게는 반갑지 않은 존재다. 우려했던 비는 오지 않고 대신 낮은 구름이 볕을 적당히 가려준 덕에 시원한 답사를 했다.서울시가 후원하고 문화지평이 실행하는 ‘2천년 역사도시 서울 진피답사’ 5회차는 ‘창신숭인 지역 도시재생 현장과 일제강점의 흔적’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번 답사는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답사 중 하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만약 데이빗 린치가 ‘다빈치 코드’ 같은 미스터리 스릴러를 만든다면 ‘언더 더 실버레이크’(데이빗 로버트 미첼 감독) 같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그만큼 이 영화는 내내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명쾌한 대답은 내놓지 않고 몽롱한 신비주의와 모호한 구조주의를 매개로 부유하는 현대문화를 조소한다.청년 실업자 샘(앤드류 가필드)은 LA 빈촌에 사는데 집세가 밀려 퇴거를 통보받는다. 그는 배우를 꿈꾸며 오디션을 보는 여자와 사귄다. 이웃엔 앵무새를 키우는 노출광 여인이 살고, 아래층 수영장이 있는 너른 집은 미모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지난 3월 정준영의 파렴치한 범죄에 이어 차태현과 김준호의 내기 골프 여파로 중단된 KBS2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이 올 하반기 네 번째 시즌으로 속개된다. KBS는 지난달 29일 이 같은 내용을 공식화했다.KBS는 “초심으로 돌아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예능의 부활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에 논란이 된 당사자들 이전의 멤버들이 활약한 ‘1박2일’은 그런 한국방송공사의 각오와 맥락을 따랐던 건 사실이다.그러나 이전에 정준영이 물의를 빚었을 때 제작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