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송혜람 청춘 칼럼] 오래된 도서관에는 낙서가 많아 내가 예전에 다니던 부산외국어대학교 우암동 캠퍼스, 그 도서관에도 낙서가 많았지. 낙서로 까맣게 덮인 책상도 있었어.낙서는 분명 나쁜 짓이지만 가끔 재미있는 낙서를 볼 때면 미소 지을 때가 잦아. 그렇다고 공공 기물에 낙서를 휘갈기는 게 옳다는 건 아니야. 꼭 낙서가 하고 싶으면 지울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해야지.낙서는 어쩌면 가장 재미있고 자유로운 문학 장르일지도 몰라. 낙서는 가장 솔직한 예술이니까. 초고도 없고, 퇴고도 없지. 쓰면 쓰는 대로, 그리면 그리는 대로 남
[미디어파인=서재미 청춘 칼럼] 딩동, 대학생 김 씨의 스마트폰에서 푸시 알림이 울린다. '박아무개님이 당신의 게시 글에 댓글을 달았습니다.' 김 씨는 알림을 클릭해 답글을 남기고, 그 사이 자신의 게시 글에 '좋아요' 수가 얼마나 올랐는지 체크한다.올린 지 2시간이 지났는데도 생각보다 미적지근한 반응에 글을 지울지, 말지 고민한다. 딩동, 딩동.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SNS에 접속하는 김 씨의 행동이 좋은지, 나쁜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판단될 수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위의 예가 비단 김 씨, 단 한 사람만의 일상은
[미디어파인=차나연의 ‘뚜껑 열기’] 통영은 경상남도 남해안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수많은 문학가들이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글로 남긴 바 있으며, 박경리와 김춘수 등의 대작가를 배출한 도시이기도 하다. 푸른 바다가 눈에서 사라지지 않는 마을, 통영의 매력을 알아본다.역사를 간직한 중앙시장통영 터미널에서 내려 십여 분 버스를 타면 중앙시장에 도착한다. 활어 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신선한 어류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시장 골목 사이로 낡은 간판들도 눈에 띈다. 바다와 인접한 마을답게 멍게 비빔밥, 생굴, 물회 등 해산물 요리가 가장
[미디어파인=이현지의 종착역 없는 여행] 시처럼 아름다운 노랫말이 350m 가량의 거리를 가득 메우는 이곳. 바로 대구의 명소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다. 필자가 이곳을 찾아간 날은 비오는 평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故 김광석은 1964년 대구에서 태어났다.중학생 때 현악부 활동을 하였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합창부 활동을 하면서 음악적 능력을 닦아 나갔다. 이후 대학에 입학하여서는 대학 연합 동아리에서 민중가요를 부르고 소극장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군대를 다녀온 후에도 계속해서 음악
[미디어파인=박상수 청춘 칼럼] 인도의 상징이라고 하는 갠지스강을 따라 생겨난 도시 중에서 인도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도시가 바라나시이다. 강과 맞닿은 부분에 계단식으로 가트가 형성되어 있다. 도시 시작과 끝이 전부 계단식 가트이다. 이 가트는 바루나가트에서부터 아시가트까지 이어진다. 바라나시라는 도시의 이름 역시 처음과 끝인 이 두 가트, 루나와 아시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갠지스강은 인도인의 삶 그 자체다. 모든 생활을 강에서 해결한다. 빨래, 목욕, 심지어 장례 까지. 외국인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갠지스강은 인도인의 눈에
[미디어파인=김나윤의 베짱이 ‘문화찬가(撰加)’] 개츠비는 왜 위대한 것인가. 많은 작가들이 텍스트의 제목을 고민하는 것도, 독자들이 텍스트 해독의 실마리를 그 제목에서 찾는 것도 필연, 당연한 일이다. 지금까지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의 경우 개츠비가 진정으로 위대한 것인가, 위대하다면 무엇이 그를 위대하게 만드는 것인가가 독자들의 주요 관심사였다.혹자는 개츠비의 이름 앞의 ‘위대한’이라는 수식어가 그의 삶을 풍자하기 위한 수식어라고 말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개츠비의 진정한 열정이 작가가 말하고자 한 ‘위대함’의 맨얼굴이
[미디어파인=김주현 청춘칼럼] 청춘. 靑(푸를 청). 春(봄 춘, 움직일 춘).만물이 푸른 봄철이라는 뜻으로 10대 후반에서 20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 시절. 청춘을 정의하는 사전적 의미이다.청춘을 떠올리면 그 뜻처럼 푸릇푸릇하고 새싹들이 피어오르는 봄이 떠오른다. 또 사전적 의미처럼 보통 20대를 떠올린다. 그렇다면 요즘 20대들은 청춘을 청춘답게 살고 있을까?10대들의 목표는 대부분이 대학 진학이다. 죽어라 공부해 그 목표를 이룬 10대는 20대가 되어 새로운 목표가 생긴다. 취업. 20대의 새로운 목표, 취업
[미디어파인=김민범의 다정다감(多情多感)] 흥청거리는 밤, 마음을 다잡고 책상에 앉는다. 마음은 먹었지만 넓은 공간을 무슨 수로 채워야 할지 모르겠다. 천천히 그대를 생각하며 한 글자씩 적는다. 밤은 흐르고, 평소 하지 못했던 말들이 자꾸 생각난다.마침표를 찍고 몇 번이고 다시 읽어 본다. 아직 다 담지 못한 마음이 못내 걸린다. 짧은 글이지만 꾹꾹 눌러쓴 문장을 눈치채 주기를 바라며 봉투를 닫는다. 당신이 조금은 느리게 읽어 주기를 바라며 편지를 건넨다.편지를 쓰는 일은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먼저 편지를 쓰겠다는 마음을
[미디어파인=김주현 청춘 칼럼] 좋아하는 걸 끝까지 해 내는 게 재능이다. 영화 ‘4등’의 정지우 감독이 인터뷰 중 한 말이다. 사실 ‘4등’을 끝까지 보지 못해 영화 내용에 대해 아주 짧은 감상평도 할 수 없다. 어떤 평론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우연히 본 이 말 한마디가 나를 어떻게 움직이게 했는지를 나누고 싶어서, 또 자신의 꿈을 찾아 갈팡질팡하고 있는 많은 청년들과 이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어 이 글을 써내려 간다.여느 때와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던 나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그가 있었다. 그와 마주한 그 순간 온 몸에는 전율이 흐
[미디어파인=김주현 청춘칼럼] '응애, 응애!'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한 여자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 여자 아이가 세상에 나와 처음 갖게 된 이름, 송○○. 그녀는 그렇게 20여 년을 '○○아, ○○ 씨.'로 불렸다. 그런 그녀에게 또 다른 이름과 함께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응애, 응애!' 그녀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처럼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한 아이가 그녀의 품에 안겼다.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를 소름 끼치게도 똑 닮은 아이. 1992년 1월 30일. 그녀가 처음으로 엄마라는 이름을 갖게 된 날이다. 그렇게 그녀는
[미디어파인=김나경의 영화 후(後) #5] 영화 '슬픔은 그대 가슴에'(더글라스 서크 감독, 1999)는 아름다운 여배우의 뛰어난 연기력이 돋보인 영화이다. 각기 다른 모양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흑인에 대한 차별을 통해 나 자신을 사랑해야 되는 이유도 담았다. 그리고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우리의 모습도 돌아볼 수 있었다.해변으로 놀러 간 미망인 로라와 그녀의 딸 수지는 그곳에서 흑인 미망인 애니와 그녀의 딸 사라를 만난다. 로라는 조건 없이 자신의 가정부가 되겠다는 애니 모녀와 함께 살게 된다.로라는 해변에서 만난 사진작가 스
[미디어파인=김나경의 영화 후(後) #4] 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일하면서 필요한 태블릿을 떨어뜨렸다. 태블릿 내부에 금이 갔고 내 마음에도 금이 갔다. 순간 ‘모르는 척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중에 일이 커졌을 경우 내가 감당할 양심의 가책을 생각했다. 머리가 아팠고 나 스스로한테 실망할 것 같았다.그래서 용기를 냈다. 출근하자마자 사실대로 말했다. 그런데 작동만 되면 상관없다는 간단한 대답이 돌아왔다. 정말 다행이었다. 하지만 나는 잠깐 동안 나의 비겁함과 마주한 후 기분이 썩 편치 않았다. 정말
[미디어파인=최민정의 태평가] 생일은 지인이 많은 것도, 인기가 많은 것도 아닌 내 휴대전화가 가장 바쁜 날이 아닐까 싶다. 축하 메시지의 길이가 짧든, 길든 누군가에게 있어 나는 시간을 투자해도 아깝지 않은 사람이라 생각하니 기쁘고 또 고마울 따름이다.사탕을 엮어 만든 목걸이를 주렁주렁 목에 매달고 유치원 친구들에게 축하를 받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케이크 위에 놓인 초는 긴 것이 두개, 짧은 것이 세 개이다. 나는 꾸역꾸역 또 한 바퀴를 돌아 스물세 번째 생일에 도착했다.내 생일상 위에 입안이 얼얼해질 만큼 달달한 것들이
[미디어파인=박수인 청춘 칼럼] 나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건강의 이유도 있지만 특유의 쓴맛을 싫어한다. 그렇다고 술 그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술에는 미학이 있다. 한국의 오랜 역사에는 술에 관한 2가지 예의가 있다. 첫째는 향음주례(鄕飮酒禮), 술을 마실 때 예절을 지키는 것이다. 둘째는 군음(群飮) 문화, 여럿이서 마시는 것이다.우리 사회의 술은 ‘오고 가는 술잔 속에 싹트는 情’ 이라는 말이 있듯이 단순히 도취의 목적이 아니라 결속을 다지기 위한 매개체이다. 제사의 술은 죽은 자와 산 자를 이어 주고, 친구와의 술은
[미디어파인=황성하 청춘 칼럼] 오늘도 어김없이 손님들이 밀려 들어온다. 고깃집에는 대학생부터 직장인, 노인들까지 다양한 계층이 몰려온다. 나는 거기서 서빙을 하는 아르바이트생이다. 하는 일이 고되긴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당장 휴대폰 요금과 용돈을 댈 수 없기 때문에 오늘도 묵묵히 아르바이트를 감당해 낸다.친구들도 갖가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사회에 나갈 연습을 한다고 하지만 현실은 돈 때문이다. 하나같이 최저 시급과 월급 날짜에 민감한 걸 보면.손님들이 우르르 빠져나가고 나면 싱크대에 쌓여 있는 컵들을
[미디어파인=최현성 청춘 칼럼] '흔들리며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의 일부이다. 이 시에 나오는 흔들리는 꽃처럼 우리는 살면서 많은 고통이라는 흔들림을 겪는다. 미성년자 시절은 입시에, 대학생은 취업을 위한 학점과 스펙 획득에 대한 압박으로 각각 고통을 받는다.그러나 우리 인생의 커다란 벽이자 생존의 가장 보편적인 길인 취업의 문을 통과한다고 해서 고통은 줄어들지 않는다. 월급을 얻기 위한 직장에서의 업무, 직장 인간관계의 문제, 결혼
[미디어파인=최현성 청춘 칼럼] 우리는 살면서 많은 것을 하고 싶어 한다. 낚시, 게임, 등산, 독서 등. 이러한 것들은 우리에게 상당한 즐거움을 준다. 이렇게 즐거움을 주는 것들을 통칭해서 취미라고 한다. 취미는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직접적 또는 간접적인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즉 취미를 통해 쾌락을 얻음과 동시에 지식의 범위를 더 넓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대부분의 하고 싶은 것은 고통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우리에게 이익을 주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하지만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는 것은
[미디어파인=차나연의 ‘새로 쓰기’]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이제 스테디셀러 코너로 넘어가 꾸준한 판매 수를 올리고 있다. 이는 자기 계발서 분야의 유례없는 호황을 불렀다. 젊은이들의 상처를 다독이며 ‘힐링’ 열풍을 가지고 왔다. 88만 원 세대, 삼포 시대, 끝없는 취업난과 스펙 경쟁에 지친 청춘들을 응원하고 위로하는 문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이로써 청춘들은 자신의 아픔을 공론화할 수 있게 되었다. 비슷한 걱정과 고난에 공감대를 형성했고, 우리 사회는 그들을 포용하고 위로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당
[미디어파인=김여솔의 청춘을 위한 넋두리] “죄송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 갓 입사한 신입 사원이나 인턴 사원이 많이 쓸 법한 말이다. 요즘 같은 취업난에서 엄청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어쨌든 승자일지 모르나 그렇다고 방심할 수는 없다. 특히 인턴의 경우 조금이라도 밉보이면 정규직 전환이 물 건너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항상 마음 졸이기 십상이다.진짜 잘못을 했든 안 했든 어딜 가나 ‘을’인 청춘은 그저 죄송할 따름이다. 항상 죄스러운 청춘에게 설상가상으로 또다른 죄목이 생겼다. 바로 ‘못생김’이다. 언제부턴가 외모도 중요한
[미디어파인=최현성 청춘칼럼] 고등학교 시절은 입시를 위해, 대학생은 취업을 위해 학점과 스펙 획득에 대한 압박으로 고통을 받는다.인생의 커다란 벽이자 생존의 가장 보편적인 길인 취업의 문을 통과 한다고 해서 고통은 줄어들지 않는다. 월급을 얻기 위한 직장에서의 업무, 직장 인간관계의 문제, 결혼에 대한 고민, 집을 얻기 위한 대출금 갚기 등 취업을 통해 물질적인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도 우리의 삶에서 고통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대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통이 일어나고 돈이 많은 사람은 돈이 많은 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