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과 ‘신과 함께-인과 연’(김용화 감독)은 여러모로 기존 한국 영화와 차별화된다. 400억 원이란 제작비도 놀랍지만 1편의 성적을 보고 속편을 찍는 게 일반적인 국내에서 최초로 1, 2편을 한꺼번에 찍었다는 게 돋보인다. 외국에는 ‘매트릭스’ ‘반지의 제왕’이 대표적이다.그만큼 감독, 투자배급사, 제작사 등이 자신이 있었다는 얘기다. 감독이 ‘오! 브라더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등으로 승승장구했지만 225억 원을 들인 ‘미스터 고’의 흥행 실패라는 핸디캡을 안고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애니메이션 ‘몬스터 호텔 3’(젠디 타타코브스키 감독)는 벌써 3편째에 이른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온 가족이 믿고 자리를 함께할 수 있다. 매번 그랬듯이 이번에도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한층 더 지평을 넓혔다는 데서 재미를 더 느낄 수 있고, 여름 휴가철과 맞아떨어지는 비주얼이 시원해서 좋다.1897년 트란실바니아. 몬스터 사냥에 평생을 바친 에이브러햄 반 헬싱은 드라큘라 드락을 쫓다 절벽 아래 떨어진다. 현재. 100년 전 아내를 잃고 딸 마비스를 혼자 키워 시집까지 보낸 한편 몬스터 호텔의 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김용화 감독)은 1441만여 명을 동원한 ‘신과 함께-죄와 벌’을 모든 면에서 능가한다는 게 놀랍다. 사실 전편은 홍콩 SF 무협의 교과서라 할 ‘촉산’(쉬커 감독, 1983)을 연상케 하는 한계가 엿보였는데 동시에 찍은 속편은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감독의 영리함이 돋보인다.강림(하정우), 해원맥(주지훈), 덕춘(김향기)의 저승 3차사는 지난 1000년 동안 48명의 망자를 환생시켰기에 이제 1명만 더 환생시키면 그들도 환생할 기회를 얻는다. 그런데 뜻밖에도 리더 강림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일본 오키우라 히로유키 감독의 애니메이션 ‘인랑’(1999)을 실사화한 김지운 감독의 ‘인랑’은 꽤 많은 얘기를 담으려 하지만 결국 집중하는 곳은 인간답게 사는 ‘법’이다. 오리지널이 마니아들의 감동과 사유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관심을 끄는데 원작과의 비교 감상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남측과 북측이 합의한 통일 준비 5개년 계획의 끝자락인 2029년. 이 계획 수립 직후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은 아시아의 신흥 강국으로 급부상할 통일한국이 두려워 방해공작을 해왔다. 그런데 복병은 의외로
[미디어파인=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숲 우거지고 산천 둘러싸인 아름다운 곳을 거닌다. 물 안개 피어나는 계곡은 언제 보아도 정답다. 경치가 수려한 곳 자하동이다. 가슴 설레는 지명이다. 고려시대 개성에 자하동이 있었다. 600여 년 전 한양도성 창의문 밖 아름다운 계곡에도 있었다. 자하문(紫霞門)이라 불리며 자문밖 자하계곡물이 흘러 세검정천에 모였다.자하동천(紫霞洞天),자하동 계곡을 거닌다관악산 연주봉에서 물줄기는 과천으로 내려온다. 계곡은 길다. 깊은 계곡은 물과 너럭바위가 많다. 기암절벽과 골짜기가 이어진다. 소나무와 잣나무가
[미디어파인=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연세대 핀슨홀]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의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는 언더우드관과 스팀슨관, 그리고 아펜젤러관.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이 세 건물 뒤로 비슷한 시기에 건축된 영국 주택 양식의 기숙사 한 동이 있다.1917년 이곳에 캠퍼스를 마련할 당시, 기부금 조성에 공이 컸던 미국 남 감리교 총무 핀슨 박사를 기념해 명명된 핀슨홀이 바로 그 건축물이다.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 시인 윤동주가 주옥같은 작품들을 남겼던 곳이기도 하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헝가리 출신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의 새 영화 ‘주피터스 문’은 민감한 종교와 정치 문제를 판타지 트레이지디로 풀어낸다. 내전 8년을 넘기며 ‘제2의 이라크 사태’라 평가받는 시리아의 정치적 문제와 더불어 그들처럼 구 소련 등의 침략과 지배를 거친 헝가리의 현실과 유럽의 미래를 말하는 진지한 작품이다.헝가리 의사 스턴은 어느 크리스마스이브에 위스키를 진탕 마시지만 병원 측의 급한 호출에 달려가 수술을 하다 실수로 환자를 죽인 뒤 소송에 휘말렸다. 면허까지 박탈당한 그는 원고를 매수할 돈을 마련하려고
[미디어파인=바이올리니스트 김광훈의 클래식 세상만사] Intro활에 대한 관심이나 기호는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들을 제외하면 극히 미비한 수준이다. 일반 대중은 물론이요, 소위 ‘음악 애호가’를 자처하는 이들조차 악기가 스트라드나 과르네리는 아닌지 여부에 관심이 있을 뿐, 정작 사용하는 활에 대해서는 무지한 수준이다. 아마도 활이란 물건은 모양새부터가 -악기에 비해- 단순하여 주목을 받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심지어 웬만한 저가 악기에는 그저 ‘딸려 나오는’ 물건 정도로 인식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 것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인기 TV 시리즈를 거장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스크린에서 벌크업한 ‘미션 임파서블’(1996)은 이젠 누가 뭐래도 몸을 사릴 줄 모르는 톰 크루즈의 대표 아날로그 액션물이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은 반전의 대명사 ‘유주얼 서스펙트’의 각본가 크리스토퍼 맥쿼리가 쓰고 연출했다.세계 최강의 스파이 기관 IMF의 에단(톰 크루즈)은 테러 집단 신디케이트의 수장 레인을 검거했지만 레인의 추종자들은 새 조직 아포스틀을 만들어 전 세계에 핵 테러를 가할 예정이다. 에단은 그들과의 거래에서 위험에 빠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아이언맨 3’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등의 시나리오를 쓴 드류 피어스가 각본은 물론이고 2번째 연출한 영화 ‘호텔 아르테미스’는 내내 암울하고 음산하며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유지하다 깔끔하게 매조지는 미스터리 액션이다. 그런데 액션보다 미스터리 스릴을 즐기는 재미가 더 좋다.2028년 6월 21일 수요일 LA. 공공용수 보급이 중단되자 시내 전체에 폭동이 일어난다. 무면허 의사 진(조디 포스터)은 부상을 입은 범죄자 회원들을 치료해줄 뿐만 아니라 은신처까지 제공하는 호텔 아르테미스를 조수 에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12일 개봉된 외화 ‘킬링 디어’(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와 ‘서버비콘’(조지 클루니 감독)은 각기 다른 감독과 제작사의 크레딧이지만 인간의 천박한 속성을 다룬다는 점에선 공통적이다. 또한 신화를 바라보는 인간의 신에 대한 시선까지 담고 있어 묘한 동질감을 준다.‘킬링 디어’는 아예 신이 인간의 삶 속에 함께하고 있고, 인생의 방향과 지침을 정해준다고 노골적으로 외친다. 성공한 중년의 흉부외과의 스티븐과 안과의 애나 부부, 그들의 자녀, 그리고 스티븐의 의료사고로 사망한 남자의 16살 아들 마틴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픽사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의 속편 ‘인크레더블 2’(브래드 버드 감독)가 14년 만에 돌아왔다. 2004년 89만여 명의 다소 아쉬운 관객 수를 기록한 전편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를 보이는 이번 작품은 여름 흥행 전쟁 속에서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재미와 정체성만큼은 확실하다.미스터 인크레더블(밥), 아내 헬렌(일라스티걸), 14살 딸 바이올렛, 10살 아들 대쉬, 17개월 아들 잭잭 가족은 슈퍼히어로 활동금지법이 발효됨에 따라 생계에 위협을 받는다. 그런 그들 앞에 거대 기업 데
[미디어파인=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인왕산과 백악산의 활기찬 기운이 눈앞에 펼쳐진다. 인왕산 기차바위가 마치 힘찬 기차와 같다. 바위와 바위 사이 소나무와 산사나무가 울창하다. 한폭의 그림이다. 붓과 먹을 준비한다. 비가 세차게 내린다. 잠시 후 비가 그친다. 인왕산 바위가 물을 먹는다. 하얀 속살을 드러내는 화강암 덩어리를 보며 엷게 붓을 놀린다. 비에 젖은 소나무와 잣나무를 터치한다. 물안개가 피어 오르고, 하얀 구름이 바위틈에 내려 앉는다. 우중에 폭포를 구경 할 시간이다.빗물은 계곡을 향한다. 옥구슬 구르듯 흘러가는 물줄기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빅 식’(마이클 쇼월터 감독)은 로맨스 영화의 전형적인 기-승-전-결의 구도에서 크게 새로울 건 없지만 배경과 서사, 그리고 디테일이 달라 눈에 띈다. 대다수의 멜로 영화가 백마 탄 왕자-가난한 처녀, 부자 연상녀-잘생긴 연하남, 지질이 커플 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면 이 영화는 확실히 차별화를 꾀한다.미국 시카고. 파키스탄 이주민 2세 쿠마일(쿠마일 난지아니)은 초저녁엔 스탠드 업 코미디언으로, 늦은 밤엔 우버 택시 기사로 일한다. 공연 중 자신에게 큰 환호를 보낸 심리 치료사 지망 대학원생 에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로버트 로드리게즈, 스티븐 소더버그 등 유명 감독들과 작업하며 배우로서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은 조지 클루니의 감독으로서의 정체성은 최근 연출작 ‘서버비콘’만 놓고 보면 다분히 코엔 형제 쪽이다. 코엔 형제 각본이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그의 메가폰은 확실히 그 형제의 ‘파고’를 향하고 있다.1959년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다는 도시 서버비콘. 12년 전 미국 각지에서 온 백인 기독교도 6만여 명으로 시작된 이 도시는 행정, 치안, 교육, 의료, 복지후생 등에서 월등한 천국이다. 한 회사의 재무이사인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노다메 칸타빌레’와 ‘테르마이 로마이’ 시리즈로 유명한 타케우치 히데키 감독의 새 영화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는 요즘 보기 드물게 귀엽고 재기 발랄하며 가슴 뿌듯한 한 편의 동화다. 판타지를 차용해 멜로를 완성하는 듯하지만 사실은 감독이 애집하는 아날로그 영화에 대한 찬가다.젊었을 때 감독 데뷔를 꿈꿨다는 노인 환자 마키노는 살날이 얼마 안 남았다. 수다스러운 담당 간호사는 마키노의 유일한 가족인 손녀가 쓰러진 할아버지의 손도 한 번 잡아주지 않는다고 뒤에서 흉을 본다. 병실에서 미완성 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송곳니’와 ‘더 랍스터’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명성을 떨친 그리스 출신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최신 영화 ‘킬링 디어’는 무서운 장면 없이 온몸에 소름이 돋는 호러의 분위기에 스토리를 알면서도 플롯이 궁금해지는 미스터리 서스펜스 장르다. 주의! 특정 종교인은 불편할 수도 있다.심장 전문의 스티븐(콜린 파렐)은 안과 의사 애나(니콜 키드먼)와 결혼한 지 16년 된 상류층 인사다. 음악에 뛰어난 14살 딸 킴, 운동에 자질을 보이는 초등학생 아들 밥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는 은밀하진 않지만 조심
[미디어파인=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서울 현충원] 서울 동작구 현충로 210. 관악산 기슭의 공작봉을 주봉으로, 능선이 3면을 감싸고 있고 한강이 굽이쳐 흐르는 곳에 우리나라 국립묘지의 시초 서울 현충원이 있다. 40만 평이 넘는 성역에는 구한말 의병을 위시해 국가의 위기 때마다 산화한 수많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모셔져 있다. 전사자가 급증하던 한국전쟁 당시 11개월의 답사를 거쳐 마련된 영면의 터.묘지가 착공된 건 한국전쟁이 끝나고 이듬해 봄. 그리고 1956년, 현충일이 제정되면서 국군묘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지난 27일 개봉된 영화 ‘마녀’(박훈정 감독)에 대한 관객 및 평단의 평가가 대체로 긍정적이다 못해 극찬도 꽤 눈에 띈다. ‘악마를 보았다’의 각본가 박훈정에게 놀란 관객들은 그의 2번째 연출작 ‘신세계’의 뛰어난 구성과 세련된 연출력, 그리고 배우들의 명연기에 감동해 후속작을 기다렸다.하지만 ‘대호’와 ‘브이아이피’는 다소 실망을 안겨준 게 사실이다. 심지어 ‘브이아이피’는 여성 혐오 의혹까지 받는 등 감독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안겼다. 하지만 입소문대로 ‘마녀’는 확실히 독특한 스타일에 액션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다민족 이민자들로 구성된 미국은 건국 신화도, 고유의 토테미즘도 없기에 혼연일치를 위한 이념으로 내세우는 게 아메리칸드림과 가족애다. 거의 모든 할리우드 영화들처럼 SF 판타지 액션인 마블의 슈퍼 히어로물 역시 가족애를 강조하는데 ‘앤트맨과 와스프’(페이튼 리드 감독)는 특히 그렇다.냉전시대. 쉴드 소속의 제1대 앤트맨과 와스프로 활약하던 행크(마이클 더글러스)와 재닛(미셸 파이퍼)은 어린 딸 호프(에반젤린 릴리)에게 출장을 간다고 거짓말을 한 뒤 특수 임무에 투입된다. 수천만 인구를 몰살시킬 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