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대 연세MY바른이치과 김민정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턱의 크기가 점점 작아지면서 현대인의 사랑니는 종종 골치거리가 된다. 제 3대구치라고도 불리는 사랑니는 대략 18세 전후로 입안에 보이게 되는데, 그 전에 수년간 턱뼈 안에서 치관과 치근을 형성하면서 서서히 맹출 과정을 겪기 때문에 엑스레이 사진에서는 이보다 더 빨리 발견할 수 있다. 그러면 내 나이가 30이 넘었는데 왜 사랑니가 보이지 않는가? 라고 질문하시는 분이 있겠는데, 이는 둘 중 하나의 케이스에 해당된다.

사랑니는 서서히 퇴화되고 있는 만큼 아예 치배 자체가 생기기 않았거나 맹출 공간이 너무 부족하여, 구강 안으로 그 일부조차 머리를 들이밀지 못하고 있는 경우이다.

사랑니 아닌 다른 치아의 심각한 충치 치료 보다 아직 어떤 문제도 보이고 있지 않는 사랑니를 먼저 뽑아야 한다고 알고 있는 환자가 있을 만큼 흔히 사랑니는 무조건 뽑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사랑니 주위 염증인 지치 주위염을 심하게 앓은 적이 있거나 지인들이 그런 경험을 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면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인간이 그렇듯 어느 두 사람도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악골이나 치아의 크기도 다를 것이고, 치배의 유뮤에도 차이가 있다. 위 아래 사랑니가 가지런히 잘 맹출하여, 교합되고 있다면 이 역시 하나의 어금니로 훌륭하게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므로 굳이 뽑아야 할 필요가 없다. 반대로 치아는 안 뽑는 것이 무조건 좋다는 인식과 수술과 후유증에 대한 걱정 때문에 뽑아야 할 만큼 상당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랑니 뽑기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

결론을 말하자면 사랑니는 다른이와 같다. 따라서 공간이 충분하여 잘 맹출되어 있다면 뽑을 필요 없이 잘 사용하면 된다. 그러나 구강내에 일부만 맹출하여 그 앞의 치아와의 사이에 음식물이 껴 문제를 유발하고 있거나, 불량한 양치로 인해 사랑니를 덮고 있는 잇몸에 심한 지치 주위염을 일으키는 경우라면 장기적으로 볼 때 수술을 해서라도 뽑는 것이 맞다.

그렇다면 사랑니의 운명은 뽑거나 그 자리에 유지되거나 하는 두 가지 밖에 없을까? 또 하나의 운명으로 많이 상한 앞의 어금니를 대체하는 경우가 있다. 어금니는 제1,2 대구치가 있는데 각각 만 6세, 12세 경에 유구치의 후방에서 맹출하여 평생 동안 저작 기능에 크게 관여한다. 그런데 치아의 맹출은 하루 밤새 뽁 하고 구강내에 전체 크라운을 드러내지 않는다. 제1대구치는 6세에 나기 때문에 유치와 혼돈되어 관리가 소홀한 경우가 많고, 제2대구치는 맹출하는 상당기간 동안 잇몸의 일부에 덮여 있어 충치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만약 충치가 치료가 안되는 경우라면 발치 후 임플란트 시술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앞니 배열이 나쁘거나 돌출입 등, 교정 치료가 필요한 케이스에 해당된다면 교정적 치아 이동을 통해 사랑니를 앞으로 당겨올 수도 있다. 특히 상악의 경우에는 제2대구치를 뽑고 그 자리로 사랑니를 이동시켜 사용하는 치료는 상당히 성공률이 높은 치료이다.

사랑니를 당겨 쓰려면 몇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하는데 발치된 어금니를 대체할 정도의 크기와 모양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사랑니는 일반적으로 형태나 크기의 기형이 많다), 맹출방향이 나쁘지 않아야 하고, 그 위치도 끄집어 내기에 적당해야 한다. 사랑니를 앞으로 가지고 오기 위해 지나치게 긴 치료 기간이 필요하다면 다른 치료 방법과 비교해 득실을 따져 최종치료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홍대 연세MY바른이치과 김민정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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