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바람은 그야말로 공기가 어느 정도의 속도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다. 바람은 기압의 차이나 온도의 차이에 의해서 일어나고 사람이 부채 등을 사용하여 일어나기도 하며 선풍기 같은 기계에 의하여 발생하기도 한다. 여름날 더울 때는 바람은 사람이나 동. 식물에게 유용하지만 매우 추운 겨울에는 살을 애일 정도로 고통을 주기도 한다.

초등학교 때 교과서에서 보았던 일화가 생각난다. 이야기 출처가 ‘이솝우화’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람과 해가 ‘나그네의 옷을 누가 빨리 벗기느냐’의 옷 벗기기 경쟁을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바람이 세게 불수록 나그네는 옷을 더욱 여미게 되지만 햇빛이 작렬하여 무더워지자 스스로 옷을 벗어 버렸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무엇을 간절히 바랄 때 ‘바람’ 혹은 ‘바램’이라고 표기한다. 삼국지의 제갈량이 적벽대전에서 조조의 대군을 불 화살을 이용하여 격파하기 위하여 조물주에게 남동풍이 불어 달라고 간절히 기원을 하는데 적시에 바람이 불어서 화공으로 조조군이 거의 전멸하는 장면이 나온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이처럼 불이라는 것은 잘쓰면 약이고 못쓰면 독이 되는데 불을 더욱 화가 나고 거칠게 만드는 것이 바로 바람이다. 동해안의 유명 관광 고찰인 낙산사까지 짚어 삼켰던 불도 결국은 무서운 바람이 불씨를 멀리 날리면서 먼 산에서 시작되었던 조그만 화재가 대형화되면서 사람들에게 손도 못쓰게 하였던 것이다.

대중가요에서도 많이 등장하여 남녀간의 스쳐가는 인연을 말할 때 비유되기도 하는 바람은

애뜻한 정을 님에게 전할 때 전달해 주는 배달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유리병에 편지를 넣어서 강이나 바다에 띄우듯이 자기의 간절한 마음이나 정성을 바람이 상대방에게 전해주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도움도 되고 해가 되기도 하는 ‘바람(wind)’는 어디서 온 말일까?

‘바람(wind)’은 인도-유럽 공통 기어 ‘we-(불다)’가 게르만 조어 ‘windaz’로 변형되어 ‘wind’가 되면서 고대 영어 ‘wind’로 정착이 되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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