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그리스 신화 속의 마이다스 일화가 있다. 풍족한 이 마이다스 왕이 어느날 길에서 술 취한 노인을 만났다. 그는 노인의 발이 말의 발을 닮아서 신으로 착각하고 자기 성으로 모셔와서 잘 대접해 주었다. 그 노인은 신이 아닌 주신인 디오니소스 양아버지였다.

자기 부모에게 잘 대해준 마이다스가 고마워서 디오니소스는 그에게 한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하지만 마이다스는 장고 끝에 “자기가 손대는 것 모두가 금으로 바뀌게 해달라”는 악수를 두고 만다. 디오니소스는 다른 소원을 원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했지만 그는 고집을 꺽지 않았다. 그래서 신은 그의 고집대로 해주었다.

그는 주변의 돌을 하나 주어 들었더니 황금으로 변했다. 성으로 돌아와서 식사를 대령시켰는데 밥을 먹기 위해 포크를 잡았더니 포크가 금이 되었고 음식을 만지자 음식도 금이 되었다. 물을 마시려하자 물도 금이 되자 나름 묘안을 내서 남이 먹여주는 것은 괜찮겠지 하고 왕비에게 음식을 먹여달라고 했다.

왕비가 먹여 주려는 음식도 금으로 변했고 얼떨결에 왕비를 만지자 왕비도 금으로 변했다. 그는 신에게 자신의 과욕을 사과했고 신은 모든 것을 원상회복시켜 주었다. 이 이야기에서 ‘마이다스 손’이란 유명한 말이 탄생하였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금은 동. 서양에서 많은 명언을 탄생시켰다. 서양 속담에 “반짝인다고 모두 금은 아니다(All that glitters is not gold)”란 말이 있다. 이 말은 12세기 신학자 Alain de Lille가 “금처럼 반짝인다고 모두 금으로 간주하지 말라”고 말했다 한다. 그 이후 ‘캔터베리 이야기’의 Geoffrey Chaucer, ‘돈키호테’의 Miguel de Cervantes Saavedra, 그리고 William Shakespeare 등이 이와 비슷한 말을 했고 지금의 문장은 영국 시인 John Dryden의 ‘The Hinder and the Panther(1687)’ 중에 “사람들이 말하듯이 반짝이는 것이 모두 금은 아니다‘”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말 최영장군 일화가 유명하다. 그는 아버지의 가르침인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란 말을 평생 소중히 간직하였다.  

금은 주기율표 11족의 원소로 조직이 치밀하고 색상은 밝은 황금색이다. 금은 열 전도성이 좋아 여러 분야에 쓰임이 많고 가공하기도 쉽다. 예로 금은 치아로도 사용하고 전자 제품에도 요긴하게 사용된다. 천연적으로 존재하는 금은 아름답고 변색되지 않는 물질로서 사랑을 받아 왔다. 금은 이집트나 크레타 그리고 아시리아 때부터 정교하게 가공하여 사용할 정도로 역사도 유구한데 상품이나 용역의 교환 수단으로 쓰이기도 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금은 땅 속에 매장된 암석 속에서 채취를 하거나 금맥이 드러나서 하천 등으로 노출되어 흘러간 사금 등으로 인간이 채취한다. 금은 인간이 찾아나선 광물질 중 최고의 광물 중 하나이다. 현재 채굴된 금의 약 60%는 세계 여러나라의 정부와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금이 세계적으로 화폐 못지않게 통용될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지불수단이기 때문이다.

이 쓰임이 많은 요긴한 금은 어디에서 유래된 말일까?

‘금(‘gold)’는 인도 유럽 공통 기어 ‘ghel-(노란색, 빛나다)/ ghltóm(금)’이 게르만 조어 ‘gulþą(gold)’가 되었다. 이 말이 고대 영어로 유입되어서 ‘gold(금)’로 변형이 되면서 중세 영어를 거쳐 최종 정착하였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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