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올한의원 박주홍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파킨슨병은 퇴행성 뇌질환 중 하나로 느린 운동, 정지 시 떨림, 근육 강직, 굽은 자세 등 파킨슨 증상들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발병 비율은 1천 명당 1명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60세 이상부터는 점점 빈도가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명칭이 비슷하다 보니 파킨슨증후군과 동일하게 여겨지는 경우도 있지만, 엄밀히 말해 파킨슨병과 파킨슨증후군은 다른 개념이다.

파킨슨증후군은 파킨슨 증상을 보이는 모든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파킨슨병은 그 중 도파민 신경세포의 변성으로 발생하는 질환을 의미한다. 즉 파킨슨증후군 쪽이 좀 더 넓은 개념임을 알 수 있다. 파킨슨병 외에 파킨슨증후군에 속하는 병으로는 다계통위축증, 소뇌위축증, 진행성 핵상마비, 루이소체 치매, 피질기저하 변성 등이 있다. 파킨슨병을 제외하면 치매, 자율신경계 장애, 눈 움직임의 장애 등 추가 증상이 나타난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알파 시누클레인(Alpha-Synuclein)이라 불리는 이상 단백질이 뇌세포에 쌓이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왜 이것이 쌓이게 되는지는 아직까지 가설 단계에 있다. 최근에는 도파민 가설이나 경구 항생제 사용 후 5~10년 뒤 파킨슨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통계가 나오는 등 좀 더 다양한 가설이 나오고 있다.

뇌에 쌓인 알파 시누클레인은 뇌와 몸을 이어주는 뇌간에서부터 서서히 쌓이면서 분포를 넓혀간다. 이것이 중뇌의 기저핵에 도달해 흑색질의 세포를 파괴하면서 외부에서 관찰할 수 있는 파킨슨병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흑색질에 도달하자마자 바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흑색질 내 뇌세포의 50~70% 이상이 파괴되면 나타난다. 이는 약물로 흑색질이 파괴되었을 때 급성 파킨슨병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흑색질의 기능은 도파민을 생성하는 공장이라 할 수 있다. 도파민은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로 동작을 정확하게 만들고 성취감 등 보상 작용에 관여한다. 파킨슨병은 운동 기능을 조절하는 부위가 손상되면서 손떨림, 느린 동작, 근육 경직, 자세불안정 등을 호소한다. 시간이 지나면 알파 시누클레인이 뇌의 모든 영역으로 퍼져나가는데, 이로 인해 2차로 파킨슨병치매가 유발되기도 한다.

루이소체치매 역시 파킨슨병에 의해 유발되기도 한다. 알파 시누클레인이 뇌세포 안에서 뭉쳐지면서 유리질봉입체인 루이소체를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뇌세포를 괴사시켜서 일어나는 치매 증상이 루이소체 치매이다. 매우 서서히 쌓여나가며, 뇌의 아래쪽에 있을 때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다 보니 자각하기가 어려운 편이다. 발생 부위에 따라서는 비운동적 증상들이 동반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청반이나 그 주변이 손상되면 렘수면장애를 보일 수 있으며, 후각피질이 손상되어 냄새나 악취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기도 한다. 본격적으로 파킨슨 증상이 생기더라도 초기에는 별 생각 없이 하는 행동들이 줄어들면서 변화가 생기기에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다. 흔히 수전증을 먼저 떠올리고는 하지만 반드시 손떨림이 동반되는 것은 아니며, 근육이 굳어지다 보니 표정이 무표정해지기도 한다.

손떨림이 있다 보니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본태성진전증과 구별이 어렵기도 하다. 이는 파킨슨병과 관계 없는 상염색체 우성의 유전 질병으로, 말 그대로 진전(떨림)이 주로 나타난다. 본태성이라는 단어답게 원인이 뚜렷하지 않으며, 움직이면 줄어들고 가만히 있으면 심해지는 파킨슨병의 수전증과 다르게 움직일수록 더 심해진다. 오른손이나 왼손 중 하나가 떨리다가 나중에는 양손에 모두 나타나며, 손떠는이유가 없음에도 자꾸만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손 외에 턱떨림, 머리떨림(체머리), 손발저림, 눈떨림현상이 동반되기도 하는데, 이것만으로는 반드시 파킨슨병이라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만큼, 손떨리는이유를 명확히 알기 위해서는 진단 과정이 필요하다. 그대로 두었다 신경 퇴행으로 인해 치매가 동반되기도 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갈수록 악화되며 환각, 우울증, 환청 등 정신행동이상을 동반할 수 있기에 조기에 진단을 받은 후 적절하게 치료를 진행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소올한의원 박주홍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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