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한의사 홍무석의 일사일침(一事一針)] 15년 여 전 어떤 개그 프로그램에서 히트한 코너가 있다. 지나치게 마른 사람을 비꼬는 내용이었다. 지나친 다이어트가 유행하던 당시 풍조를 비꼬면서 꽤나 인기를 끌었다. 코너를 여는 대사부터 도발적이었다.

“이 세상에 날씬한 것들은 가라/ 이제 곧 뚱뚱한 자들의 시대가 오리니/ 먹어라! 네 시작은 삐쩍 곯았으나 끝은 비대~하리라/ 나는 이 땅의 마른 자 들을 구원 하러 온 뚱뚱교 교주, 다산의 상징, 출산드라~”

당시 출산드라를 연기했던 개그우먼이 최근 몰라보게 갸름해진 얼굴로 바뀐 모습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지난해 한방다이어트로 11kg 감량 중에도 굶는 게 아니라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실제 모습을 공개한 것이다.

그 개그우먼처럼 한방 다이어트의 효과를 보았다는 반응을 실증적으로 보게 된다. 한의원이 아닌 병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사람들이 흔히 하는 8가지 체중 감량법 가운데 성공률 1위는 한약 복용이란 결과도 나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 가정의학과 김원용 전문의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하고, 체중 감량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한 적이 있는 2,161명(남 758명, 여성 1,403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를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소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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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운동·단식·결식·식이 조절(control diet)·의사 처방약 복용·한약 복용·건강기능식품 섭취·원푸드(one food) 다이어트 등 8가지 체중 감량법을 비교해 설문 응답 시점에서 1년 전 에 비해 체중이 3㎏ 미만 빠졌으면 다이어트 실패, 3㎏ 이상 줄었으면 성공으로 분류했다.

전체 연구 대상의 체중 감량 성공률은 14.5%(313명)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 8명 중 1명만 1년간 3㎏ 이상 빼는 데 성공한다는 뜻이다. 체중 감량법으로 한약 복용을 택한 사람의 성공률이 26.0%로 가장 높았고 원푸드 다이어트를 택한 사람은 8.9%로 최저를 기록했다.

또 8가지 체중 감량법의 성공률을 성별·나이 등 다른 요인을 배제하고 분석한 결과 한약 복용과 식이조절의 경우에만 성공률을 각각 2.1배, 1.4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6가지 방법은 체중 감량과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체중 감량 성공에 효과적인 요법으로 결식·단식보다는 식이 조절과 계획적인 한약 복용을 추천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전하고 있다. 다시 말해,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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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우리 몸에서 지방이 빠져 나간다는 것은 마치 적금을 해약하는 행위에 비유할 수 있다. 적금처럼 꼭 필요할 때 사용하려고 저장해두는 에너지가 빠져 나가면 몸은 위급상황으로 느끼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다이어트를 ‘살과의 전쟁’으로 불린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인간의 가장 강렬한 욕구 가운데 하나인 식욕을 억제하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 스트레스는 사탕 초콜릿 등 당분을 섭취하면 해소되고, 밥을 먹으면 행복감이 찾아오기 때문에 원래 체중으로 돌아오는 요요현상을 겪게 되는 것이다.

반복되는 현상을 피하려면 습관을 바꿔야 한다. 약은 ‘살과의 전쟁’에서 지원군 정도로만 생각해야지, 지원군에만 의존하면 전쟁에서 자신의 능력을 전혀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자기 힘을 키우는 꾸준한 습관 교정이 다이어트의 바람직한 접근방식이다.

설문조사에서 가장 효과 있는 것으로 나타난 한방 복용을 우군(友軍)으로 삼아, 지방은 비우고 건강을 채우는 쪽으로 다이어트 습관을 교정해 보는 게 좋겠다. 마침 옷차림도 가벼워지는 계절로 접어들고 있는 중이다.

▲ 한의사 홍무석

[홍무석 한의사]
원광대학교 한의과 대학 졸업
로담한의원 강남점 대표원장
대한한방피부 미용학과 정회원
대한약침학회 정회원
대한통증제형학회 정회원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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