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우리의 먼 조상들은 알몸으로 다니다가 나무 잎 등으로 몸을 가리기 시작했고 짐승을 잡아서 그 가죽으로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천을 만들면서 자유자재로 옷을 만들고 나름대로 염색이라는 것도 해서 화려하게 치장을 해서 입었다. 하지만 역사 이래로 만족을 하면서 살았던 인간은 몇이나 될까? 화려한 염색과 자수도 부족해서 옷에 치장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들 중의 하나가 브로치이다.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을 보자. 브로치는 “걸쇠가 달려 의복에 부착할 수 있게 되어 있는 장식용 핀”이라 정의되어 있다. 이것은 안전핀과 비슷한 로마식 걸쇠(또는 피불라)에서 진보된 것으로, 로마 제국의 여러 곳에서 쓰여 졌다고 한다. 날씨가 추운 북유럽에서는 두꺼운 망토나 튜닉을 고정시킬 때 사용되는 중요한 장신구였다.

‘피볼라(fibula, plural fibulae)’는 청동기시대 이후 로마나 그리스, 게르만족 그리고 켈트족들이 사용하던 옷을 고정하는 걸쇠가 발전한 장식용 걸쇠이다. 통상 로마의 브로치를 지칭하는데 고대에서 초기 중세 세계에 널리 사용되었던 브로치를 통칭한다. 하지만 영어에서는 그 용어의 사용이 제한적이고 로마제국 이후 브로치들은 ‘penannular brooch(고리모양 브로치)’ 등으로 언급된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피볼라는 처음에는 망토 같은 옷을 고정시키는 역할을 했는데 나중에는 중세시대 단추가 그 역할을 대신하면서 장식용으로 쫒겨나게 되었다. 하지만 초기의 안전핀은 장식용 브로치에서도 계속 사용이 된다. 그리고 라틴어를 사용했던 고대 로마제국시대에 피볼라는 브로치와 종아리뼈를 지칭하는 단어였는데 걸쇠와 뼈 두가지가 서로 유사해 보여서 그렇게 불린 것이다.

브로치는 유럽의 지역에 따라서 형태가 다양했다. 중세시대에도 브로치는 널리 이용되었고 흔히 쓰던 고리 형태의 것에는 옷감을 잡아당긴 곳에 꽂을 수 있도록 핀이 달려 있었다. 근세로 오면서 보석을 다루는 기법이 발달하자 브로치는 더욱 다양해지고 화려해지면서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카메오 세공을 함께 하거나 새로운 기법으로 깎아낸 값진 보석을 첨가하여 새, 꽃, 나뭇잎, 별 등과 같은 형태로 만들기도 했다. 19세기에 들어와 부가 확대되고 값싼 보석류를 다루는 방대한 시장이 형성되면서 더욱 대중적인 상품이 되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단순 걸쇠에서 보석 수준의 장신구로 변신한 ‘브로치(brooch)’는 어디에서 유래된 말일까?

‘brooch’는 ‘broach(꼬챙이)’의 변형으로 자세히 보면 골어가 어원이라 추정이 되는데 라틴어 여성형 ‘broccus’가 통속 라틴어 ‘brocca’가 됐고 이 말이 고대 프랑스어 ‘broche’로 유입이 되었다. 이 말이 ‘broach’가 되고 최종 ‘brooch’로 정착되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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