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 원,피고 국적과 주소지 외국인 경우, 대한민국 법원의 재판관할권 [박병규 변호사 칼럼]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l승인2021.03.12l수정2021.03.2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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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박병규 변호사의 법(法)이야기] 이혼소송에서 원고와 피고의 국적과 주소지가 모두 외국인 경우, 원칙적으로 우리나라 법원이 재판관할권을 갖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항상 우리 법원에서 재판을 할 수 없을까요?

최근 부부가 모두 외국인이고 주소가 국내에 없더라도, 이혼 청구의 주요 원인이 된 사실관계가 우리나라에서 형성되고 재산분할 대상 역시 한국에 있다면, 우리 법원이 재판관할권을 가진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캐나다 국적자인 남자 A와 여자 B는 2013년 외국에서 결혼해 캐나다 퀘백주에서 거주했습니다. 이후 B는 2013년 11~12월, 2014년 4~5월, 2014년 10월, 2014년 11월부터 이듬 해 5월까지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캐나다로 돌아갔다가 2015년 8월 다시 한국에 들어와 거주하고 있습니다.

A는 2015년 3월 "B가 한국에 머물면서 1년 이상 별거하는 등 악의적으로 A를 유기하고 재산의 사용에 관해 기망하는 등 정신적 고통을 줬다"는 취지로 B를 상대로 대한민국 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그러나 B는 "원,피고 둘다 캐나다 국적이므로 이혼소송은 캐나다 법원에서 진행돼야 한다. 한국은 재판에 대한 관할권이 없다"고 반박하였습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한편 B는 A와 결혼한 후 A의 돈으로 자신의 명의로 부산의 아파트를 사고,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아들 C 명의로 자동차를 구매했습니다.

B는 소송에서 "A가 은퇴한 뒤 한국에서 같이 살기 위해 A가 제공한 자금으로 부산 아파트를 구매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A는 2015년 5월 부산 아파트를 가압류하고 B와 C를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2심 법원은 "우리 법원의 국제재판관할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A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고 재산분할을 명령하되 위자료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대법원 특별3부는 남편 A가 부인 B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A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이고 위자료 청구는 기각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2017므12552).

재판에서는 이혼소송에서 원고와 피고의 국적과 주소지가 모두 외국인 경우에도 우리나라 법원이 재판관할권을 갖는지가 쟁점이 됐습니다.

재판부는 "가사사건에 대해 우리 법원이 재판관할권을 가지려면 대한민국이 사건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과 '실질적 관련'이 있어야 한다"고 밝힌 후,

▲ 사진 출처=픽사베이

"대한민국에 당사자들의 국적이나 주소가 없어 대한민국 법원에 국내법의 관할 규정에 따른 관할이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라도 이혼청구의 주요 원인이 된 사실관계가 대한민국에서 형성되었고 이혼과 함께 청구된 재산분할사건에서 대한민국에 있는 재산이 재산분할대상인지 여부가 첨예하게 다투어지고 있는 사정 등이 있다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A 부부 사이에 다퉈졌던 부분은 이혼사유와 관련해 B가 악의적 유기나 기망 등으로 A에게 정신적 고통을 입히고 재산을 편취하였는지 여부와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B의 재산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이다. 따라서 이 분쟁은 대한민국과 실질적으로 깊은 관련이 있어, 우리 법원이 국제재판관할권을 가진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위 판결의 핵심은 대한민국에 당사자들의 국적이나 주소가 없어 대한민국 법원에 국내법의 관할 규정에 따른 관할이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라도, 일정한 경우 관할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먼저 대법원은 “가사사건에 대해 우리 법원이 재판관할권을 가지려면 대한민국이 사건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과 '실질적 관련'이 있어야 한다”는 추상적 원칙을 세웠습니다.

나아가 “이혼청구의 주요 원인이 된 사실관계가 대한민국에서 형성되었고 이혼과 함께 청구된 재산분할사건에서 대한민국에 있는 재산이 재산분할대상인지 여부가 첨예하게 다투어지고 있는 사정 등이 있다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이 사건의 경우 나름의 구체적 기준에 따라 관할권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하였습니다.

▲ 박병규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박병규 변호사]
서울대학교 졸업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제37기 사법연수원 수료
굿옥션 고문변호사
현대해상화재보험 고문변호사
대한자산관리실무학회 부회장
대한행정사협회 고문변호사
서울법률학원 대표
현) 법무법인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변리사, 세무사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저서 : 채권실무총론(상, 하)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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