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불과 몇 십년 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번잡하다는 서울조차도 주변이 모두 산이고 들이라 굳이 눈과 몸의 휴식을 위하여 공원을 찾아갈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도시화가 급격히 이루어 지면서 주변을 온통 시멘트 건물들이 차지하면서 사계절이 지나가는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지내고 있다.

중학교까지 시골에서 살았기 때문에 계절의 변화는 몸과 마음으로 충분히 느끼고 만끽이 되었는데 이제는 계절이 달력상에 존재하는 것이고 가을인지 봄인지 몸으로 그리 실감이 되지 않는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 해도 역시 자연의 일부이다. 그래서 결국 피곤하고 아프면 자연과 더불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병원에 가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심각한 것이 아니면 가까운 산이나 공원에서 몇 십분만 있어도 몸이 상쾌해진다. 그것은 몸이 선천적으로 원하던 자연을 느끼게 해주어서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에서는 공원을 “오락과 휴식을 위해 따로 조성되는 넓은 장소”라 정의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공원은 페르시아 왕들의 넓은 사냥터였다고 한다. 다른 기원은 고대 아테네의 야외 공공집회장소 같은 공원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아테네 공원은 운동장, 사교 광장, 선수들의 훈련장, 조각품 전시장과 종교모임 역할까지 수행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르네상스 이후는 넓은 숲, 전망 좋은 장소들을 연결하는 산책로, 평지보다 높은 회랑, 야생동물 우리와 큰 새장 등이 있었는데 이는 상류층의 사적 공간에 가까웠다. 시간이 흐르면서 대중을 위한 공원 개념으로 변화되는데 19세기 중엽 도시가 인구집중 및 산업화로 사람들은 야외 녹지대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그래서 1844년 영국의 버켄헤드 공원, 뉴욕 센트럴 파크 등이 세워졌다.

이들 공원의 주 기능은 사람들에게 휴식제공이었다. 현대의 공원이 이전과 가장 큰 차이는 오락을 위한 시설물이 있다는 것이다. 공원에는 야외극장 및 음악당, 동물원, 역사전시관, 식당, 오락시설 등과 스포츠 시설 등이 구비된다.

공원의 주 목적은 도시 가까이에 자연의 일부를 옮겨놓는 것이다. 공원이 19세기 영국식 공원 등 '낭만적' 유형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파리의 뷔트쇼몽과 센 강 건너편의 튈르리 공원은 피렌체의 보볼리가든을 본뜬 것으로 이들 공원들은 답답한 도시 탈출이 아닌 도시에서 가장 호화로운 중심지로서 통치자의 부유함이 과시되고 수많은 군중의 집합장소로서의 기능을 갖고 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이슬람 공원 양식은 전 세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이란의 테헤란, 스페인의 세비야, 파키스탄의 라호르 등은 이슬람의 전통이 잘 나타난다. 회교는 공원을 낙원으로 여겼기에 낙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물과 삼나무이다. 이곳에는 물이 낙원의 네 줄기 강으로 흐르고, 생명을 상징하는 삼나무가 울로써 둘러싸고서 건조한 바람을 막아준다.

어떤 용도로 조성이 되었건 뉴욕의 Central Park이나 런던의 Hyde Park같은 경우는 관광객에게도 꼭 가보고 싶은 명물이 되었다. 심신이 지치고 피로한 도시인들에게 안락한 휴식을 제공하는 ‘공원(park)’이라는 말은 어디에서 유래가 되었을까?

‘park’은 인도-유럽 공통 기어 (s)par-(광선, 통나무)’가 게르만 조어 ‘parrukaz(울로 둘러 쌈, 담)’로 유입이 되었다. 이 말이 프랑크어 ‘parrik(울로 둘러 쌈, 가축 우리)’이 되고 다시 중세 라틴어 ‘parcus/ parricus’로 변형이 되었다. 다시 고대 프랑스어 ‘parc(가축 우리)’로 된 다음 중세 영어 ‘park(공원)’으로 유입되어서 최종 정착을 하였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