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아파트 '충정아파트' [백남우 칼럼]

백남우 tbsTV 영상콘텐츠부장l승인2021.04.13l수정2021.04.1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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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충정아파트] 충정로를 걷다 보면 마치 앞면이 잘려나간 듯 보이는 낡고 오래된 녹색건물이 도로변에 자리하고 있다. 1층에 상가가 조성되어 있는 이곳은 입구부터 3개의 서로 다른 재질로 ‘충정아파트’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 곳.

건축가이자 건축주였던 일본인 도요타 다네오의 이름을 따서 도요타 아파트, 또는 한자 음대로 풍전아파트로 불렸던 충정아파트. 구 건축물대장엔 1937년 8월 준공으로 기재돼있지만 ‘등기에 의한 등재’라는 대목으로 봐서 그 이전에 준공된 것으로 보인다.

지하 1층 지상 4층, 세 개 동이 삼각형 모양의 중정을 감싸고 있는 독특한 건물 배치, 또 최초로 중앙난방 시설을 갖춰 당시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던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로 기록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아파트로 지어진 후 해방을 맞아 해외동포들의 무단 점유를 거쳐 6.25동란엔 차례로 북한군, 유엔군의 시설로 사용되었다. 그 이후 6.25전쟁에 6자녀를 잃었다는 사연을 가진 김병조 씨에게 정부가 선물처럼 통째로 불하하여 코리아호텔이라는 이름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이 사연은 전부 거짓말로 들통 나게 되고 다시 정부가 몰수, 우여곡절 끝에 다시 아파트의 이름으로 일반인들에게 분양되지만 1979년 충정로 확장사업으로 아파트 전면부가 잘려나가고 만다.

2008년 도시환경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었지만 세대 간 갈등으로 현재까지 그 형태를 잃지 않고 자리하고 있는 곳. 입주자들의 갈등으로 오히려 당장 철거되는 위기는 면했지만 충정아파트가 또 어떤 운명을 맞을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최초의 아파트가 갖는 역사적 의의를 고려해 서울시 근대유산으로의 보전도 얘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수 십 세대의 삶의 공간인 아파트. 80년 세월에 패인 생채기를 그대로 담고 있고 도시와 주민 모두 상생의 방법을 기대해 본다.  

<충정아파트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http://tvcast.naver.com/v/91179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2019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다큐멘터리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백남우 tbsTV 영상콘텐츠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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