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나무를 꼽으라면 자주 언급되는 나무가 소나무이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듯 …”처럼 애국가의 2절에 등장 할 정도로 우리에게는 과거부터 선비에게는 지조의 표상으로, 주택을 짓거나 불을 피울 때는 유용한 목재 및 땔감으로 친근한 나무이다. 또한 고목으로 성장한 소나무는 마을의 수호목으로 신성시된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보자. 소나무는 “겉씨식물들로 이루어진 소나무과(Pinaceae)에 속하는 상록교목”으로 정의되어 있다. 30m 정도 자라는 소나무는 나무 껍질의 색이 적갈색이거나 흑갈색으로 밑으로 갈수록 검어지며 2장씩 잎집에 달리는 잎은 길이가 8~14㎝로 꽃은 5월에 암꽃과 수꽃이 한 나무에 따로 따로 핀다. 열매(솔방울)는 다음해 9월에 길이 4~6㎝로 완전히 익고 씨에는 날개가 있다.

우리나라 모든 지역에서 자라는 소나무는 육송, 적송, 여송, 솔나무, 솔, 소오라나무 등 이름이 다양하다. 품종에는 나무줄기가 곧은 금강소나무, 가지가 밑으로 처지는 처진소나무, 줄기 밑에서 많은 가지가 갈라지는 반송 등이 있는데 남대문 화재 때문에 복구용으로 새롭게 부각이 된 소나무가 금강송이다.

소나무는 그 쓰임새가 많아 날로 먹는 꽃가루는 꿀 등에 섞어 과자로 만들거나 송화주를 빚는다. 속 껍질은 송피떡으로, 껍질 벗긴 씨는 밥에 넣거나 차로 마신다. 건위제로 쓰이는 잎은 대추와 날로 먹거나 가루로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신다. 잎 말린 송엽은 각기병, 강장제, 소화제, 꽃가루 말린 송화는 이질 치료제, 송진 말린 송지는 지혈제로 쓴다. 송진은 반창고나 고약의 원료로, 목재와 잎은 건축재, 기구재, 땔감으로 쓰인다.

분재용으로 사랑을 받는 소나무는 양지식물로 타 나무들이 자라기 힘든 곳에서도 잘 자란다. 사계절 푸른 잎과 강인한 줄기 때문에 대나무와 절개를 상징한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의 상징인 소나무가 아열대화가 되면 제일 먼저 사라지는 나무라 한다. 그때가 되면 북쪽 지방에서나 볼 수 있는 나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우리의 정신적 지주인 소나무의 어원은 어디에서 왔을까?

소나무(pine tree)의 ’pine’은 인도-유러피언어인 ‘pīt-(수지, 송진)’가 라틴어에 유입되어서 ‘pinus’가 되었다(이견은 인도-유럽 공통 기어 ‘pot-(수액)’이 기원이라 봄). 이 말이 고 노르드어 ‘fyrre(소나무를 지칭하는 말로 북유럽에서는 아직도 사용)’가 되면서 중세 영어 ‘firre’를 거쳐 19세기 이전까지도 ‘fir’로 종종 알려졌었는데 이제는 ‘pine’으로 정착되었고 ‘fir’는 다른 의미로 사용한다. 소나무 열매인 솔방울은 생김새 때문에 ‘pinecone’이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