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지자체 관리 공로, 소유자의 토지인도소송? [박병규 변호사 칼럼]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l승인2021.04.26l수정2021.04.26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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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박병규 변호사의 법(法)이야기] 민법 제2조(신의성실) ①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 ②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

민법은 위와 같이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고, 법원은 극히 예외적으로 민법의 다른 규정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 위 규정을 원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권리남용과 관련하여, 지방자치단체가 사찰로 이어지던는 통행로를 주민 등이 이용하는 공로로 지정하고 30년간 관리해왔다면, 소유자라도 공로 철거 및 토지 인도 등을 요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A는 2014년 1월경 김천시 일대 임야 5만 9,504㎡를 임의경매절차를 통해 매수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이 땅에는 B사찰로 출입하는 유일한 통행로가 있었고, 승려와 신도, 탐방객, 주민 등이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이 통행로는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됐다가 1985년 시멘트 포장이 이뤄졌고, 김천시가 1994년 '농어촌지역 주민의 교통 편익과 생산·유통활동 등에 공용되는 공로'로 인정해 30년 이상 관리해왔습니다.

A는 "김천시가 토지를 권원 없이 점유하고 있다"는 취지로, 김천시를 상대로 통행로에 설치된 시멘트 포장 철거 및 토지인도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1, 2심 법원은 "통행로를 김천시가 관리해왔다는 사정은 김천시가 도로 부지의 점유자라는 의미일 뿐 점유권원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하여, 원고 A의 승소판결을 하였습니다.

대법원 민사2부는 A가 김천시를 상대로 제기한 토지인도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2020다229239).

재판부는 "일반 공중의 통행에 공용되는 도로, 즉 공로가 되면 그 부지의 소유권 행사는 제약을 받게 된다"고 전제한 후, "이는 소유자가 수인해야 하는 재산권의 사회적 제약에 해당하므로 공로 부지 소유자가 이를 점유·관리하는 지자체를 상대로 도로의 철거, 점유 이전 또는 통행금지를 청구하는 것은 법질서상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권리남용'"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해당 통행로는 아주 오래 전에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됐고, 김천시가 관련법상 농어촌도로로 지정하고 30년 이상 관리하면서 일반 공중의 통행에 제공된 공로에 해당한다. 이러한 이용 상황을 알면서도 임의경매절차에서 임야를 매수한 A가 김천시를 상대로 도로의 철거 및 인도를 구하는 것은 권리남용이라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사유재산제를 경제적 근간으로 하는 대한민국에서는 법적으로도 소유권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때문에 1, 2심 법원의 판단은 일응 타당하다 할 것입니다.

그러나 개인의 소유권이라도 무제한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일정한 경우 그 행사에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헌법에서도, “제23조 ①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 ②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러한 이념을 명문화 하고 있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민법상 권리남용금지의 원리를 이 사건에 적용하여, A의 소유권에 기한 토지인도청구소송 등은 권리남용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본 것입니다.

특히 대법원은 ① 해당 통행로는 아주 오래 전에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되었다는 점, ② 김천시가 관련법상 농어촌도로로 지정하고 30년 이상 관리하면서 일반 공중의 통행에 제공한 공로라는 점, ③ 이러한 이용 상황을 알면서도 임의경매절차에서 임야를 매수한 A가 김천시를 상대로 도로의 철거 및 인도를 구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A의 청구를 권리남용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 박병규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박병규 변호사]
서울대학교 졸업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제37기 사법연수원 수료
굿옥션 고문변호사
현대해상화재보험 고문변호사
대한자산관리실무학회 부회장
대한행정사협회 고문변호사
서울법률학원 대표
현) 법무법인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변리사, 세무사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저서 : 채권실무총론(상, 하)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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