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배우자의 잘못, '너무 빠르게 포기하는 잘못' [박수룡 칼럼]

박수룡 라온부부가족상담센터 원장l승인2021.04.30l수정2021.04.30 15:24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박수룡 원장의 부부가족이야기] 이미 말했지만, 외도는 부부 관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그러나 회복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대략적으로 외도 후 3/4의 부부는 충분히 회복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나머지 1/4은 최소한 이전의 관계를 회복하며 심지어 더 나아지기도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런 가능성을 외면하고 ‘끝장난 것’이라고 너무 빠르게 포기하기 때문에 부부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1/4의 기회를 놓치고 만다.​

당신이 외도를 하게 된 데에는 생각보다 아주 많은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 당신이나 배우자에게 이미 개인적인 문제가 있었을 수 있고, 부부 관계 자체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 물론 사회 문화적인 상황과 환경도 적잖은 기여를 한다. 당신들도 (전문가와의 상담을 포함한 여러 노력을 통해서) 이런 요인들을 이해하고 잘 해결하면 위에서 말한 1/4의 대열에 들어설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런 노력을 포기하기 때문에 3/4의 흔한 결말을 맞는다.

당신들이 이렇게 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① 가장 흔한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외도가 치명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미 쏟아진 물, 깨진 독’ 같은 말 때문에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하여 회복할 노력을 아예 포기하는 것이다. 당신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상처 배우자의 비난과 추궁이 너무나 맹렬한 것이 이유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상처 배우자는 외도의 상처와 충격이 너무 아파서 ‘비명과 신음’을 그런 식으로 지르는 것이다. 즉 그 상처가 아물면 더 이상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사람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3~6개월 정도 지나면 그 맹렬함이 조금씩 줄어들 것이다. 당신의 외도가 얼마 동안 지속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그 정도는 당신도 참고 받아들이면서 버텨야 하지 않겠는가?

② 당신이 빨리 포기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당신이 부부 관계에서 이미 큰 실망을 느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마 당신은 외도 전에 여러 방법으로 개선을 위한 시도를 했을 것이다. 그런데 배우자의 반응이 당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포기해서, 또는 절망적인 심리 상태에서 개인적인 돌파구를 찾다가 외도로 빠졌을 것이다. 어쩌면 당신은 오래 전부터 이혼을 각오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이런 배경적 이유가 있다면 외도를 들켰다는 것만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변화를 약속하기가 전혀 내키지 않을 것이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이런 경우에 있는 당신의 심정은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상처 배우자는 어떨 것 같은가? 당신의 이유를 수긍하고 순순히 이혼을 받아들일까? 이혼하기로 합의하고도 막상 하려면 쉽지 않은 게 이혼이다. 상처 배우자는 당신의 외도에 원인(遠因)을 제공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는, 이혼하지 않은 채 당신을 더 괴롭히는 쪽을 선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또 이혼한 후에는 과연 당신이 편하게 지내도록 놔둘까? 이렇게 되면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이 될 텐데, 이런 비극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우선은 상처 배우자를 진정시키는 것이 당신에게도 좋을 것이다.

여기서 권고하는 사항들은 반드시 부부 관계를 회복하는 데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외도 사건을 극복하는 데에는 물론이고, 설령 당신이 이혼을 결심했더라도 도움이 될 거라는 말이다.

참고로, 상담 전문가는 당신의 결혼 유지나 이혼에 대해서 직접적인 조언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당신들 각자의 선택 사항이기 때문이다. 상담자는 당신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실천을 조금 더 잘 할 수 있게 도울 뿐이다.

또한 만약 자녀가 있다면, 당신이 ‘외도를 저지른 이기적이고 나쁜 부모’가 아니라 ‘그래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부모’로 기억하게 해줄 것이다. 나아가 당신이 이혼을 하게 된다면, ‘잘 헤어지고’ 언젠가 새 상대를 만나 잘 사는 데까지도 도움이 된다. 그러니 부디 ‘다 끝났다’고 너무 빨리 단념하지 말고, 정말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

▲ 박수룡 라온부부가족상담센터 원장

[박수룡 원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과 전문의 수료
미국 샌프란시스코 VAMC 부부가족 치료과정 연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겸임교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현) 부부가족상담센터 라온 원장,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박수룡 라온부부가족상담센터 원장  .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댓글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미학적 포토갤러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5가길 28, 10층 1016호(적선동, 광화문 플래티넘  |  대표전화 : 02-734-8802  |  팩스 : 02-6383-0311 ㅣ 발행일자 : 2015년 1월 1일
등록번호 : 서울 아03542  |  등록일자 : 2015년 1월 20일 ㅣ제호 : 미디어파인 ㅣ 발행인 : 문수호  |  대표이사 : 이창석   |  주필 : 김주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창석
Copyright © 2021 미디어파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