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리더스비뇨의학과 정재현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피임은 원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된다. 원하지 않는 임신이란 말 그대로 의도하지 않게 아이를 가지게 된 것으로, 임신 및 아이를 육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고 여겨진다. 현대에도 종종 볼 수 있는 소위 ‘속도위반’이라 불리는 아이를 가져 결혼하게 되는 사례가 대부분 피임에 실패하면서 이루어지게 된다.

또한 피임을 하더라도 정확한 방법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못된 방법으로 인해 원하지 않게 임신하게 되는 사례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유통기한이 지난 콘돔을 이용하면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피임을 위해서 보다 확실한 방법을 찾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남자정관수술은 남성의 정관을 수술을 통해 막아서 반영구적으로 불임을 만드는 것이다. 정관은 부고환에서 정낭으로 연결되는 통로로, 고환에서 생성된 정자를 옮겨주는 역할을 한다. 즉, 이곳을 차단하면 정액 내에 정자가 존재하지 않아 난자와 합쳐지면서 수정란이 될 가능성을 막아, 아이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정관을 묶어서 처리했다. 그렇기 때문에 유착되면서 다시 복원되어 가임 능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에 최근에는 보다 간편한 과정으로 시행되는 무도정관수술이 이루어지고 있다. 레이저로 잘라낸 후 양쪽 단면을 각각 묶어서 처리하는 것이다. 이 방법의 특징은 과거 수술 시 절개면적이 크다는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 음낭에 작게 구멍을 낸 후 그 틈으로 정관을 꺼내 절제하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전반적인 시술 시간이 짧고,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으며, 회복이 신속하다는 점에서 정관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간편하게 해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여성의 난관수술이 전신마취를 해야 하고 신체적 부담이 상당히 높으며, 염증 및 출혈 우려가 높다는 점에서 여성보다는 남성이 시행하는 것이 권고되고 있다. 또한 정관수술은 다른 방법들과 다르게 일회성이 아닌 반영구적이면서도 간단한 축에 속한다.

다만 수술 후 피임이 바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관을 차단하더라도 이미 기존에 정낭에 보관되어있는 정자가 존재하고 있다. 정낭 내 정자는 짧으면 1달, 길면 3달 정도 생존하기 때문에, 약 15~20회 정도 사정을 하여 밖으로 배출시켜야 한다. 수술 후 2개월이 경과하면 정액검사를 하여 내부에 정자가 검출되는지 여부도 함께 알아보는 것이 좋다. 그 전까지는 수술 이후더라도 콘돔, 경구피임약 등 기존 방법을 병행해야 한다.

정관수술은 영구피임술이지만 생식 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는 특성상 거세와 동일한 개념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간혹 다시 복원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찾아보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 때에는 정관복원술을 시행할 수 있다. 다만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처음 수술을 할 때 가급적 아이를 낳고 나서 복원의 필요성이 없다고 여겨질 때 하는 것이 좋다. 복원수술은 성공률이 90%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정관수술 후 5년 이내에 시행했을 때를 기준으로 하는 것으로, 그 이상의 시간이 경과하면 성공 가능성이 점차 줄어든다.

또한 일반적으로 정관수술비용보다 정관복원술의 비용이 좀 더 높은 만큼, 복원 여부는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서울리더스비뇨의학과 정재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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