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고대 그리스에서 ‘아가페(agape)’는 사랑을 의미하는 여러 단어 중 하나였다고 한다. 이것을 플라톤은 이데아에 대한 동경인 이상으로서의 사랑이라 했다. ‘신약성서’에서는 특히 예수를 통해 나타난 신과 인간의 사랑 그리고 이 사랑에서 귀결되는 인간들간의 사랑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했다. 기독교에서는 빵과 포도주를 사용하는 의식과 가난한 사람들을 초대하는 사귐의 식사인 '애찬'(love feast)’의 뜻으로 아가페를 사용한다.

현재 정설로 통용되는 끝없이 희생하고 사랑하는 헌신적인 아가페 사랑은 기독교의 사상에서 유래된 사랑으로 평범한 이성간의 사랑에서는 보기 드문 최고의 사랑이라 할 수 있다.

아가페 사랑의 특징은 대부분 사랑이 자기 위주인데 반하여 자기보다는 남을 우선 배려하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없을지라도 그를 사랑하는 것을 의무로서 받아들이는 헌신적인 사랑인 것이다. ‘아가페 사랑’은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주장한 사랑이다.

이런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더 잘 어울리면 기꺼이 연인을 떠나보내기도 한다. 즉 자신의 입장에서 자기만을 생각하기 보다는 연인에게 더 좋은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자기를 희생하여 연인의 행복을 빌어주는 것이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이들에게 사랑이란 아무 조건 없이 좋아하고 돌보아 주며, 용서하고 베풀어주는 오로지 퍼 주기만 하는 자기 희생적인 사랑이다. 성경 속 사랑의 정신이 잘 녹아있는 사랑이라 할 수 있다. 줄 것이 없을 때 아무 미련 없이 조용히 그 사람을 떠나서 사랑을 끝내는 힘든 사랑이기에 부모와 자식간 특히 어머니의 자식 사랑이 대표적인 것으로 지구상에서 인간이 하기 힘든 최고로 어려운 사랑이다. 

이 지고지순한 ‘아가페 사랑(Agape love)’은 어디에서 유래가 된 말일까?

‘Agape love’의 유래는 거룩하고 조건 없는 사랑, 또는 맹목적인 어머니의 사랑을 뜻하는 용어이다. 제우스신과의 사이에서 자식이라고는 쌍둥이인 아폴론신과 아르테미스여신을 낳았던 레아를 비웃어서 그 저주로 자신의 열두 아들과 열두 딸을 비참함 속에서 모두 잃었던 그리스 신화 속의 왕비 ‘아가페(Agape)’의 이름에서 온 말이다.

그녀는 마지막 아들이 이 세상과 작별할 때 돌로 변했으며 돌로 변한 후에도 그녀의 두 눈에서는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슬픔에 눈물이 계속해서 흘러내렸다고 한다. 이 어머니의 한없는 자식 사랑이 바로 아가페 사랑인 것이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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