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서송도병원 김칠석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치질은 현대인들이 흔히 겪는 항문질환이지만 주변인들에게는 알리고 싶지 않은 질환이다. 그래서 치질과 같은 항문질환을 앓는 이들은 병원 진료를 꺼리고 스스로 증상에 대해 대처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경우가 많다.

가장 많이 하는 자가관리 방법은 좌욕이다. 실제로 증상이 나타난지 얼마 되지 않고, 통증이 없는 초기 증세라면 좌욕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좌욕을 꾸준히 하게 되면 항문 조임근이 이완되고 항문 부위 압이 낮아져 괄약근 주변 혈액순환이 활발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치질과 같은 초기 항문질환의 증상완화는 물론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런 좌욕도 무턱대고 잘못하면 독이 될 수 있다. 흔히 좌욕을 할 때 따뜻한 물을 받아 엉덩이 부위를 30분 이상 담그는 방법으로 많이 하는데, 30분 이상 장시간 쪼그려 앉는 자세는 오히려 항문 혈관의 압력을 증가시켜 치질과 같은 항문질환 부위의 상처를 덧나게 만들 수 있다.

올바른 좌욕을 위해서는 약 40~45도 정도의 물을 대야에 받아 화장실 바닥, 혹은 낮은 의자를 사용하여 본인에게 잘 맞는 높이로 맞추어 하는 것이 좋다. 좌욕 시간을 10분 이상 장시간 하지 않고, 5~10분 정도로 짧게 엉덩이를 담근 후 괄약근을 오므렸다 폈다 해주면 된다. 내치핵인 경우는 더 짧게 3분 이내로 하는 것이 좋다.

샤워기나 욕조를 이용한 좌욕법도 있으나 다만 5~10분, 하루 3~4번 정도로 짧게 해주는 것이 좋다. 샤워기로 이용해 좌욕을 하는 경우에는 물살을 너무 세지 않게 조정해 항문을 마사지하듯 좌욕을 해주어야 한다.

항문 혈관의 압력은 치질과 같은 질환과 관련이 있으며, 치질로 인해 대표적으로 일어나는 치핵은 항문 내부 압력이 증가해 내부 점막이나 조직이 바깥으로 돌출되어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항문 내부 압력을 증가시키는 쪼그려 앉아 오랜 시간 하는 좌욕이나 물살을 강하게 해서 하는 샤워기를 이용한 좌욕 방법은 치질을 덧나게 할 수 있다.

올바른 방법으로 좌욕을 했다면 항문 부위의 습기를 제거해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제대로 습기를 제거해야 추가적인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배변 이후에는 늘 좌욕을 하는 것이 좋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경우 하루에 한번만 해주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초기 치질은 꾸준한 좌욕만으로도 개선될 수 있지만, 항문에 지속적인 통증이 느껴지고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라면 병원에 내원하여 정확한 진단과 함께 그에 맞는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평소 치질과 항문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섬유소가 풍부한 과일과 야채를 섭취해 항문질환을 유발하는 변비나 설사를 방지하는 것이 좋으며,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많이 마시고 장을 튼튼히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강서송도병원 김칠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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