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잘 우거진 숲을 보는 것도 마음을 상쾌하게 하지만 여러 풀들로 이루어진 탁 트인 넓은 대 평원을 보는 것도 사람의 마음을 넉넉하게 한다. 풀은 우리에게 유용한 약초나 허브 그리고 관상용이 있는 반면에 전혀 도움이 않되고 농사에도 방해된다고 여겨지는 잡초 등이 있다.

‘풀’은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을 보면 “벼과, 사초과, 골풀과의 키 작고 목본성이 아닌 녹색의 식물”로 정의하고 있다. 광의로 쌍떡잎식물과 외떡잎식물 중 줄기가 나무질의 나무가 아닌 것은 모두 초질로 이루어진 풀이다. 그래서 초본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풀은 마디 사이가 속이 빈 둥근 줄기, 납작하고 길쭉한 잎, 넓게 퍼진 수염뿌리 등을 가진다.

땅 위부분은 1~2년 안에 죽고, 줄기의 관다발에 있는 형성층은 1년 내에 기능이 정지된다.

땅 위부분과 땅 속부분이 1년 내에 죽는 것은 한해살이풀로 일생 한번만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반면에 종자에서 발아한 풀이 겨울을 나고 다음 봄을 지나 가을에 열매를 맺는 것을 두해살이풀이라 한다. 땅 속 부분이 여러해 생존하면서 몇차례 꽃과 열매를 맺는 것을 여러해살이풀 또는 숙근초라 한다. 땅 속부분과 땅 위부분이 살아서 겨울을 나는 여러해살이풀을 상록초본이라고 한다.

풀은 초식동물의 먹이가 되고 힘이 약한 야생동물들에게는 안성맞춤의 은신처가 되며, 사람에게는 집이나 가구 등을 만들거나 식량으로 유용하게 쓰인다. 또한 눈의 힐링을 위한 원예용과 잔디밭용 또는 비나 바람 등 자연재해로부터 땅의 침식을 막는 지피식물 등이 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우리를 헷갈리게 만드는 것이 바로 야자나무와 대나무 같은 녀석들이다. 이들은 원래 풀인데 지상부가 수 년 동안 생존하고 줄기도 나무처럼 단단하여 나무로 착각한다. 하지만 세포의 증식이나 신장에 의하여 줄기나 뿌리가 옆으로 부피가 커지는 성장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나무가 아닌 특수한 풀이다.

그렇다면 대자연의 생물들에게 유용한 풀(grass, weed)’이라는 말은 어디에서 유래가 된 말일까?

‘grass’는 ‘ghreh-(자라다)’에서 유래한 인도-유럽 공통 기어’grasą(풀)’가 고대 영어 ‘græs/ gærs(풀, 풀잎, 허브, 어린 옥수수, 건초, 식물)’로 유입되었고 다시 중세 영어 ‘gras/ gres/ gers’가 된 다음 최종 ‘grass’로 정착을 하였다.

또 다른 풀의 의미인 잡초(weed)’는 고대 영어 ‘wēod(잡초)’에서 유래되어서 ‘weed’로 최종 정착을 하였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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