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담은 공간 '주한 프랑스 대사관' [백남우 칼럼]

백남우 tbsTV 영상콘텐츠부장l승인2021.06.17l수정2021.06.1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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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주한 프랑스 대사관] 서대문구 합동(蛤洞) 충정로역, 지금은 서소문 고가 차도가 없어졌지만 끝나는 지점 인근에 한국 전통 기와지붕을 얹은 듯이 하늘을 향해 날아갈 듯 가벼운 지붕이 이색적인 특이한 건축물을 만나볼 수 있다. 한국 현대건축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축물 중의 하나로 한국현대건축의 원점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주한 프랑스 대사관이 바로 그것이다.

1959년 봄, 당시 주한 프랑스 대사였던 로제 샹바르가 대사관 설계 공모를 냈다. 그때 프랑스 건축가 여섯 명 외에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공모에 참여한 이가 있었다. 당시 서른여덟 살이었던 건축가 김중업. 현대 건축의 거장인 스위스 출신의 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제자였던 그가 당선된 건 우연이나 행운은 아니었다.

1962년 봄, 김중업이 현장에 살다시피 하며 공사를 진행한 끝에 주한 프랑스 대사관은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 전통의 솟을대문 안쪽, 나지막한 구릉 위에 다른 높이로 자리 잡은 대사관저와 집무실. 주한 프랑스 대사관의 백미는 몸체와 분리된 노출 콘크리트 양식의 지붕이다. 하늘을 받치듯 사뿐히 말아 올려진 지붕의 곡선은 한국의 처마를 연상시킨다. 지붕을 떠받치는 육중한 기둥을 전면해 배치해 웅장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서구 유학파 1세대 김중업 자신도 이 작품을 가리켜 “나의 작품세계에 하나의 길잡이가 되었고, 이것으로부터 비로소 건축가 김중업의 첫발을 굳건히 내딛게 되었다”라고 이야기하였다.

주한 프랑스 대사관이 지어진지 40여 년. 세월이 가져온 변형으로 대사관은 건축가 김중업이 추구했던 아름다움을 일부 잃었다. 대사관저가 비교적 당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면 집무실은 흑백사진으로만 그 옛 모습을 볼 수 있다.

1962년 준공, 주한 프랑스 대사관의 탄생으로 이제껏 서양의 건축을 베끼던 대한민국은 현대 건축의 길로 들어섰고 1965년 건축가 김중업은 프랑스 정부로부터 국가공로훈장과 슈발리에, 즉 기사 작위를 받았다.

건물의 조형과 배치에서 한국의 정서와 프랑스의 우아한 품위를 잘 접목했다는 주한 프랑스대사관. 해방 이후 한국 50년사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건축물.
우리는 여전히, 건축가 김중업이 이룩한 ‘살아있는 선의 아름다움’에 취해 있다.

<주한 프랑스 대사관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http://tvcast.naver.com/v/103721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백남우 tbsTV 영상콘텐츠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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