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사람 [홍무석 칼럼]

홍무석 한의사l승인2021.08.18l수정2021.08.1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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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한의사 홍무석의 일사일침(一事一針)] ‘이건희 컬렉션’이 최근 몇 달 동안 국내 미술계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고 이건희 삼성회장이 국가에 기증한 국보 14점, 보물 46점을 포함해 2만3000여 점 가운데 주요 작품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우선 전시하는 행사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지만 예약이 순식간에 마감되며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건희 컬렉션은 국공립미술(박물)관 연간 작품 구입예산 기준으로 최소 500년 이상의 수집품을 한 번에 받은 셈이라고 하니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규모다.

작품의 내용도 워낙 수준이 높아 ‘세기의 컬렉션’으로 불리고 있다. 전시 작품을 직접 본 관람객 가운데는 한 점 한 점이 모두 명품의 표본이었다며 말문이 막혔다는 소감을 올리기도 했다. 결국 안목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그리고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이건희 회장은 경영자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사람이다”라는 어록을 남겼는데, 기업 경영뿐만 아니라 그림 수집에서도 남다른 그의 통찰력이 발휘된 것 같다. 견강부회가 아니라 한의학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하는 학문이자, 의술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한방에서는 질환의 원인을 외부 균의 침입이나 외상도 보지만 몸 안쪽이 허(虛)해서 생기는 면역력 저하 때문으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외부 균의 침입이 없더라도 몸 안쪽의 균형이 틀어져 질환이 올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살집이 풍성해도 튼실하다고 보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오히려 기(氣), 다시 말해 에너지가 허할 수 있어서다. 살집 때문에 운동할 때 잘 뛰지도 못하고, 일상생활에서 바로바로 일어나지 못하면 허증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몸 안쪽의 허실까지 감별해서 처방하는 게 한의학의 접근방식이다. 예를 들어 음허화동(陰虛火動)이라고 하면, 음(陰)이 허한 것으로 음양의 균형이 깨져서 열이 생기는 현상이다. 열이 많이 나면서 얼굴에 여드름이 생기면서 성욕이 병적으로 높아지기도 한다. 음기를 보충하고 열을 내리는 처방을 하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허한 곳을 보충만 하는 게 아니라 실(實)한 것을 빼주기도 한다. 겉으로는 건강해 보여도 몸 안쪽으로 정체된 곳을 빼주는 것이다. 실이 과하면 과욕을 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몸 안쪽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사실 한의학에서 파악하는 질병 유발 요인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기상·기후조건과 질병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여섯 가지 기운인 육기(六氣), 다시 말해 풍(風,바람) 한(寒,차가움) 서(暑,크게 더움) 습(濕, 습함) 조(燥, 메마름) 화(火, 뜨거움)를 누가 본적이 있는가.

정서 상태가 몸 안쪽의 균형을 깨트리는 원인으로 파악하는 칠정(七情), 다시 말해 희(喜,기뻐하는 것) 노(怒,성내는 것) 우(憂,우울해 하는것) 사(思,근심하는 것) 비(悲,슬퍼하는 것) 경(驚, 놀라는 것) 공(恐,겁내는 것)은 또 어떤가.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100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게 낫다고는 하지만, 보이는 게 다는 아니다. 세상사도 마찬가지 일게다.

▲ 한의사 홍무석

[홍무석 한의사]
원광대학교 한의과 대학 졸업
로담한의원 강남점 대표원장
대한한방피부 미용학과 정회원
대한약침학회 정회원
대한통증제형학회 정회원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홍무석 한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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