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우리가 추억을 남기려면 카메라에 필름을 장착하고 사진을 찍어야 한다. 하지만 필름값도 만만치않고 또 필름없는 디지털 카메라가 나오면서 필름은 디지털이 표현 못하는 감흥을 얻기 위해 주로 프로 사진작가들만 이용하는 전유물로 전락하고 있다.

문헌정보학용어사전을 보면 `필름은 영화 예술, 영화작품, 영화의 제작 및 촬영 그리고 사진용 필름을 뜻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영화보다는 영화나 사진을 찍는데 사용하는 필름으로 한정한다.

필름은 원래 피부나 얇은 가죽인 ‘skin’의 의미였지만 사진 발명과 함께 표면에 감광유제를 입히면서 스킨보다는 필름이라는 어휘만이 통용된다. 그러나 사진이 개발된 초창기는 노광시간이 몇시간으로 불편했고, 1871년에 Richard Maddox가 취화은에 의한 건판법 발명으로 장시간 보존이 가능하고 노출시간이 100분의 1초로 단축됐을 때도 젤라틴 유리건반의 형태여서 무겁고 깨지기 쉬웠다. 이를 개선한 것이1888년 알렉산더 파크스가 개발한 셀룰로이드였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이것은 니트로셀룰로오스에 장뇌와 알코올을 혼합한 것으로 투명하고 질겼지만 빳빳했다. 이런 문제를 모두 개선한 것이 미국 코닥사로 셀룰로이드에 퓨젤유, 아밀아세테이트를 첨가시켜 강하고 투명하고 매우 유연한 필름을 만들었다.

일반적인 칼라 사진 필름은 감광유제층을 보호하는 젤라틴층, 청색 유제층, 녹색 유제층, 적색유제층, 할레이션 방지층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반면에 흑백필름은 감광유제층과 할레이션 방지층 만있다. 이렇게 흑백과 칼라 필름으로 구분된다면 사용단계에 따라 촬영용, 인화용, 복사용, 녹음용, 반전필름으로 나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지금은 흔한 것이 아니지만 사진을 찍으려면 필수 요소였던 ‘필름(film)’이라는 말은 어디에서 유래가 되었을까?

‘film’은 ‘pel(w)-/ plē(w)-/ pēln(피부, 숨기다)’에서 유래한 인도-유럽 공통 기어 ‘pélnomo(막)’가 게르만 조어로 유입되어서 ‘filminją(얇은 피부, 막)’가 되었다. 이 말이 고대 영어 ‘filmen(필름, 막, 얇은 가죽, 포피)’으로 변화되었고 다시 중세 영어 ‘filme’이 되면서 최종 ‘film’으로 정착을 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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