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먹는 방송밖에 없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T.V의 요리 방송이 부쩍 늘었다. 예전의 요리방송은 여자 진행자가 여성 요리 전문가와 다소곳이 조리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최근엔 남성 쉐프들이 대세인 듯 보인다. 요리 솜씨는 잘 모르겠지만 그들은 나쁘지 않은 외모와 훌륭한 언변으로 연예계 전반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심야시간대, 우리 뇌 시상하부의 공복 중추에서 배고픔을 느낄 때 그들에 대한 경외심은 더욱 커진다. 야식이 간절한 여성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멋진 남성은 생각만 해도 즐거운 상상이다. 다이어트에 야식이 독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왠지 우리의 몸은 본인의 의지와 상반된 요구를 한다.

필자 역시 인간인지라 심야시간대에 눈앞에 펼쳐져 있는 그림의 떡들을 보노라면 정신을 놓을 정도로 혼미한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필자가 이 지경이니 성장기의 어린이들은 오죽하랴. 결국, 쌍둥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동네 치킨집에 전화를 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방송을 하는 자들이 내게 먹으라 한 것이 아니니 그들을 탓할 순 없다. 하지만 왠지 기분은 개운치 않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심야시간대에 기름진 음식을 해내고 또 그것을 육덕지게 먹는 출연자들을 보면 저녁을 먹었음에도 시청자들은 생리적 공복감이 아닌 욕구에 의한 배고픔을 느끼게 된다. 다이어트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환경을 미디어가 조성하여 조장하고 있는 거다. 같이 한 화면을 바라보는 아내의 생각은 경직된 사고는 필자와 판이하다. 음식에 설탕을 쏟아붓던, 최루가스를 만드는 매운 고추를 쓰던 뭐 어떠냐는 거다.

아내의 생각은 먹든, 먹지 않든, 최종 판단의 몫은 시청자라는 논리를 저변에 단단히 깔고 있다. 이성적 판단을 미디어가 흐려놓을 정도로 시청자들의 사고가 미숙하냐는 표정으로 필자를 노려보기도 한다. 쌍둥이 중 큰놈은 엄마의 의견에 공감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저런 인간들에게 만칠천 원을 투자했구나. 나 자신이 억울하지만 어쩌겠나. 포만감에 만족한 아내와 쌍둥이들은 아름다운 밤 어쩌고 하며 잠이 든다.

아침에 방송을 틀었더니 어제의 그 자들이 왁자지껄 또 나온다. 첫 방송인지, 재방송인지 헷갈릴 정도로 내용이 고만고만하다. 여성들이 모여 사는 집의 냉장고에서 곰팡이가 핀 음식이 나와도 모두 즐겁다. 냉동실에서 매머드(?)고기가 나오면 사방에서 폭소가 터진다. 젊은 남자 연예인들의 합숙소 냉장고는 그야말로 난지도를 방불케 한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하지만 인류의 절반이 굶는 현실을 전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곰팡이 피고 말라 비틀어진 음식을 보고 우리가 웃을 일인가. 현대인의 바쁘고 고단한 삶이 냉장고 속 음식을 저 지경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탓에 가능한 일일 꺼다. 모두 음식물 전용 봉투로 직행할 음식들을 가지고 냉장고 주인이 원하는 요리를 해낼 쉐프들도 곤혹스럽다.

음식을 버리고 자르고, 이것저것 조합을 하고 소스를 뿌려대어 겨우 요리라는 것을 해내지만, 그것은 웃고 즐기기 위한 소품에 불과할 뿐, 결코 우리 몸에 적합한 음식이 아니다. 다양한 비만의 원인 중 필자는 음식 요인을 9할로 본다. 특히 조리시간이 길수록, 가공 과정이 복잡할수록 소화, 흡수는 빨라진다. 음식에 첨가하는 설탕 또는 냉장고에 그득한 음료, 주스 등 소화가 잘되는 식품들은 탄수화물 흡수가 빨라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킨다.

실제로 공복 전 혈당을 재고 식사 후 30분, 60분, 120분 간격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경구당 부하검사를 해보면 살벌하게 치솟는 혈당치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혈당이 단시간에 상승할수록 그에 비례하여 체지방의 증가속도도 탄력이 붙는다.

▲ 박창희 다이어트 명강사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
-한양대학교 체육학 학사 및 석사(동대학원 박사과정 중)
-건강 및 다이어트 칼럼니스트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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