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한의사 홍무석의 일사일침(一事一針)] 코로나 팬데믹이 우리의 먹거리 습관도 바꿔놓고 있다. 그동안 한 끼 때우는 음식 취급을 받던 간편식이 이제는 일상식이 된 게 대표적이다. 간편식의 영어 표현인 HMR(Home Meal Replacement)도 집밥을 대체한다는 의미인데, 이제는 경계가 허물어지는 양상이다.

1~2인 가구 증가에다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배달음식 수요가 급증하면서 간편식도 고급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식재료와 소스, 조미료가 다 마련된 상태에서 최종 조리만 거쳐서 완성할 수 있는 간편식인 밀키트는 외식(外食)의 집밥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유명 맛집이나 고급 음식점, 유명 셰프의 인기 메뉴를 그대로 재현한 밀키트가 쏟아지고, 추석 선물이나 음식으로 밀키트가 나올 정도이니 코로나 사태가 추석 밥상도 바꿔 놓을 태세다. 요리하는 재미까지 느낀다는 간편식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다만 간편식을 먹을 때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일부 간편식의 나트륨(소금) 함량이 1일 기준치의 최대 97%로 탄수화물 등 다른 영양성분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간편식이 모두 나트륨 범벅이라는 의미가 아니듯이, 집밥의 반찬 국 등도 나트륨에서 안전하다고 보기 어렵다. 나트륨의 양면성 때문이다. 나트륨은 우리 몸의 세포의 삼투압을 조절하고 신경전달과 근육의 움직임을 관장하기 때문에 소금이 없다면 인체는 작용하지 않는다.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예로부터 소금을 기혈(氣血)의 약이요, 모든 약을 만드는 근거가 되는 물건이라고 했다. 중국 남북조시대의 도은거(陶隱居)는 “사람에게는 오미(五味)가 있는데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 중 다 빠뜨려도 짠맛만은 절대 빠뜨릴 수 없다”고 설파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문제는 부족해도 안 되지만, 과하면 질병을 유발하는 게 소금이다. 소금 간이 빠지지 않는 국물 식문화에다 된장 김치 등 염장음식이 주류를 이루면서 지나친 나트륨 섭취가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왜 그럴까?

나트륨이 많아지면 우리 몸은 물로 희석하려고 한다. 적정한 염도를 맞추기 위해 물을 많이 먹게 되면 팽팽해진 호스처럼 된다. 세포 밖에 물이 많아지면 눌려서 부종(붓는 것)이 생기고, 혈관 안에 물이 많아지면 혈압이 높아져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할 때 나트륨 섭취를 줄이라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짜게 먹으면 염분 희석을 위해 많이 먹게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소금기가 몸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물을 내보내는 과정이 생겨서 체중이 줄고 체내 붓기가 빠져서 당장은 효과가 있게 보인다.

하지만 극도로 제한하는 저염식 다이어트를 계속하게 되면 신진대사 호르몬 균형이 깨지고 전신 무력 권태감, 불안 등의 증상이 생기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적정한 나트륨 섭취를 하라고 하는 것이다.

나트륨이 많이 섭취된 음식을 먹으면 소금을 배출하는 영양소이면서 ‘제2의 소금’으로 불리는 칼륨 성분이 많은 채소나 과일을 먹는 게 좋다. 토마토 시금치 연근 바나나 양송이버섯 감자 다시마 등에 칼륨 성분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금의 하루 권장 섭취량은 6g 이하다. 우리 몸에서 염분이 결핍되면 식욕감퇴에 소화부진이 생기고, 땀으로 염분이 다량 배출되면 탈수 구토에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다. 요즘에는 소금 구하기가 너무 쉽기 때문에 나트륨 부족보다는 지나친 게 문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소금하면 떠오르는 고사성어가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다. 가까이 하기도 멀리 하기도 어려운 존재다. 그렇지만 우리 몸에 필수불가결한 영양소임을 생각할 때 소금에는 문제가 없다. 사람이 중용(中庸)을 지켜야 한다.

▲ 한의사 홍무석

[홍무석 한의사]
원광대학교 한의과 대학 졸업
로담한의원 강남점 대표원장
대한한방피부 미용학과 정회원
대한약침학회 정회원
대한통증제형학회 정회원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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