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슬픈 질환 [홍무석 칼럼]

홍무석 한의사l승인2021.10.06l수정2021.10.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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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한의사 홍무석의 일사일침(一事一針)] 가족의 재회는 추석 명절에 볼 수 있는 오래된 풍경이다. 떨어져 살고 있는 자식들이 고향을 찾아 산소를 방문하거나 부모님과 음식을 함께 나누며 그동안의 안부를 주고받는 게 제대로 된 명절 분위기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올해 추석 모습도 바뀌었다.

가족을 만나려고 고향이 아니라 요양병원으로 발길이 이어졌다고 한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는 대면 면회도 가능했지만, 그렇지 않으면 요양병원의 별도 공간에서 유리막을 사이에 두고 전화로 비대면 면회로 진행됐다. 그것도 예약제에다 20분 제한시간으로 운영돼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는 사연들이 적지 않았다.

가족 면회를 하면서도 치매를 앓는 어머니가 자식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방송뉴스는 참 슬픈 장면이기도 했다. 가뜩이나 올해 추석인 9월21일은 세계보건기구와 국제알츠하이머협회가 1995년 제정한 세계알츠하이머의 날이기도 해서 더욱 애틋했다.

우리나라도 2008년 이날을 법정기념일인 ‘치매 극복의 날’로 지정해 치매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있는데, 상황은 녹록치 않은 게 현실이다. 코로나 여파로 노인들의 사회적 활동이 사실상 단절되면서 치매환자는 중증도가 높아지고 정상이던 노인마저 인지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국민 100명 중 1명,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환자라는 통계가 있지만, 노화에 따른 질병인 치매가 오늘날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다. 한의학에서는 1624년 중국 명나라 때 의학서 경악전서(景岳全書)에 이미 치매에 대해 인식한 기록이 나온다.

갑자기 화를 내고, 과도하게 걱정하며, 요즘 표현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기괴하고 다양하며 온갖 일이 생겨난다는 치매증상이 기술되어 있다. 경악전서의 치매 증상 인식이 알츠하이머의 보고(1906년)보다 280여년이 앞선다는 의견을 내는 학자도 있다.

특히 치매 증상으로 나타나는 기억력 감퇴 개선에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의 효과가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다. 원인이 70가지가 넘는다는 치매도 당연히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남성보다 여성의 치매 비율이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엄마의 변화에 관심이 절실하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모원단장(母猿斷腸)이라는 고사가 있다. 옛날 중국에서 촉나라 정벌에 나선 진나라의 병사가 양쯔강을 지나면서 원숭이 한 마리를 잡아 배에 태우자 그 어미 원숭이는 백 여리를 배를 따라가면서 슬피 울었고 배가 강어귀가 좁아지는 곳에 이를 때 몸을 날려 배로 뛰어 들었다.

어미 원숭이는 자식을 구하겠다는 생각으로 애를 태우며 달려왔기에 안타깝게도 배에 오르자 죽고 말았다. 배에 있던 병사들은 죽은 어미 원숭이의 배를 갈라보았는데,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있었다는 게 모원단장 고사가 나온 배경이다.

엄마에게 자식은 바로 그런 존재다. 아기의 몸에 열이라도 나면 엄마는 잠을 못 이룬다. 장애인 자식을 둔 부모는 평생이라도 안고 가는 것을 주변에서 볼 수 있다. 반면 자식은 그게 안 된다. 부모 건강을 바라면서도 이기적인 생각과 행동이 다분하다. 건강한 부모만 기억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현실을 부정하려고 든다.

건망증은 일부 힌트를 주면 기억을 해내는 것과 달리 치매는 기억이 지워지는 슬픈 질환이다. 엄마의 변화를 나이 탓으로만 돌릴 일이 아니다. 평소보다 관심을 높여야 한다. 시인 홉킨스는 “인간은 시들기 위해 태어났다”면서도 마음이 늙어가는 것을 경계했다고 하지 않은가.

▲ 한의사 홍무석

[홍무석 한의사]
원광대학교 한의과 대학 졸업
로담한의원 강남점 대표원장
대한한방피부 미용학과 정회원
대한약침학회 정회원
대한통증제형학회 정회원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홍무석 한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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