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월 법률사무소 이학인 변호사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술에 취한 채 성범죄를 당했다며 허위 고소를 한 혐의로 기소된 A씨. 법원은 최근 A씨의 무고 혐의를 인정,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서울의 한 경찰서에 술에 취한 상태에서 B씨에게 강간을 당했다는 등 내용이 담긴 허위 고소장을 제출한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법원은 B씨가 A씨와 성관계를 하게 된 경위를 일관되게 진술한 점, 술집 CCTV 영상 등을 확인한 결과 A씨의 무고가 맞다고 본 것. B씨가 A씨의 남자친구에게 ‘A씨와 성관계를 했다’고 말하자 A씨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허위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보았다.

직장동료인 D씨와 연인관계를 유지하던 C씨는 D씨의 배우자가 불륜 사실을 알고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자, D씨를 준강간 혐의로 고소했다. 법원은 불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고소로 보고, C씨의 무고를 인정,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위 사례들처럼 성범죄 사건 처벌이 강화되면서, 이를 역이용하여 무고하게 성범죄 고소를 하거나 고소 취하를 조건으로 돈을 받아내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준강간죄, 준강제추행죄 등 성범죄 사건의 경우 당시 양측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사건이 벌어진 경우가 많아 당시 상황에 대한 기억이 희미한 경우가 많고, 명백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피해자 진술에 의해 수사가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더불어 성범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피고소인은 고소인과 합의해도 완전히 실형을 면하기 어렵다. 따라서 고소장이 수사기관에 접수되기 이전부터 사실관계 및 관련 증거를 면밀히 검토하여 합의를 통한 해결과 수사절차에서 정식으로 대응하는 방법 중 어느 것이 유리한지를 파악해야 한다.

만약 억울하게 성범죄자로 몰린 상황이라면 두 사람이 성관계에 이르게 된 경위, 사건 전후 두 사람의 관계 등을 입증할 자료와 주변인 진술 등이 필요하다. 카카오톡 메시지, CCTV 영상 등 사건 전후 상황에 관한 증거와 사건 발생 당시 상황에 관한 일관된 진술이 중요한바, 상대방으로부터 사과 요구나 고소하겠다는 말을 들은 때 곧바로 변호사를 찾아 상담을 받아야 한다. 이미 고소가 이루어진 상황에서는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현행법상 강간, 준강간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강제추행, 준강제추행은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성범죄 사건의 처벌 수위는 매우 높은 편이며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사건에 연루된 사실만으로도 불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 신속하고 신중한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

성범죄 사건의 경우 일면식 없는 이들이 아닌 연인 혹은 지인 간에 발생한 일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음주 후 발생한 상황이 많아 양측의 기억이 달라 수사에 난항을 겪는 경우가 많다.

즉 피해자든 피의자든 당시 상황에 대한 기억을 최대한 정확하게 이끌어내야 하며, 기억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와 증인을 신속하게 확보해야 한다. 또한, 상대의 진술에 허점을 찾아내 이를 반박할 수 있는 논리도 필요하다. 상황을 이성적으로 직시하고, 신중하고 전략적인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성범죄 사건은 사건 발생 당시 상황을 입증할 수 있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 이에 고소인은 고소장에서 일부 내용을 과장하고, 피고소인은 위 과장된 내용에 감정적으로 반발하여 완전히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 명백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양측의 상반되는 주장으로 인해 사건 해결이 어렵게 된다.

위와 같이 성범죄 사건은 개인이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는바,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형사전문변호사와 충분한 상담을 하고 본인의 입장을 끝까지 끌고 나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끝으로 의뢰인이 원하는 방식,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충분한 상담과 소통을 원칙으로 사건을 진행해야 하며, 수사 단계부터 합의, 재판, 항소에 이르기까지 의뢰인과 함께하며 단계에 따른 유연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서월 법률사무소 이학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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