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의 맛 '낙원동 떡전골목' [백남우 칼럼]

백남우 tbsTV 영상콘텐츠부장l승인2021.10.26l수정2021.10.2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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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낙원동 떡전골목] 순수와 장수를 뜻하는 떡국으로 새해를 열고... 명절마다 생일마다 제사마다 먹었던 떡... 그리고 우리 떡의 명맥을 잇고 있는 서울의 한 거리가 있다. 창덕궁과 창경궁이 가까운 낙원동 일대엔 한국전쟁을 전후해 터를 잡은 옛 떡전골목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 떡집 대부분은 짧게는 3~40년에서 길게는 100년 가까이 이 골목을 지키고 있다.

한때 수 십 곳에 달했던 떡집들이 지금은 열 곳 남짓으로 줄었고 궁중 떡으로 유명한 이곳의 맛과 멋은 여전히 서울시민들에게 명물로 남아있다. 특히 설날이나 추석 명절이면 서울 종로구 낙원동 ‘떡전골목’에서는 밤새는 줄 모른다. 1920년쯤부터 시작된 떡집들이 3대째 대물림하면서 유명세를 얻게 됐다. 한때 떡집이 50곳에 달했지만 급증한 빵 소비문화와 기계식 떡의 보편화로 인해 점차 자취를 감추었고 지금은 10여 곳이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낙원동 떡전골목이 형성된 데엔, 조선 왕조가 몰락하면서 궁중을 나온 상궁이나 나인들이 떡장사를 했던 곳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했다. 궁궐과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왕에게 바치는 떡을 만들었던 그 전통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다.

또 한양의 음식습관을 이야기할 때 흔히 ‘남주북병(南酒北餠)’이라고 해서 남촌(청계천 남쪽 동네)엔 가난한 딸깍발이 선비들이 모여 살아 떡 대신 술을 빚어 마셨고 북촌(청계천 북쪽 동네)에는 양반과 종로 시전 부자들이 많아 떡을 해 먹으며 호사를 부렸다는 설도 있다. 요즘이야 흔한 음식이 됐지만 과거엔 빈부의 기준이 될 만큼 떡은 귀한 음식이었다.

떡은 우리가 농경사회였기에 상고시대 때부터 기록이 전해져 내려온다. 청동기 시대 유적인 나진 초도 패총(함경북도 나진만의 대초도(大草島) 해안에 있는 선사시대 유적)에서도 시루가 출토되었고 고려시대 벽화인 황해도 안악 제3고분(1949년 황해도 안악 지방에서 발굴된 고분)의 벽화나 황해도 약수리 벽화(평안남도 강서군 약수리에 있는 고적. 5세기 초의 고구려 벽화무덤)에도 시루에 음식으로 찌고 있는 그림이 발견되었으며 삼국사기, 삼국유사 그리고 ‘성호사설’ 문헌에도 떡에 관한 이야기가 유달리 많아 당시의 식생활에서 떡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혼례나 제례 등 각종 행사와 대․소연회에 필수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았고  오늘날에 이르러 백일이나 돌 때 그리고 생신이나 어르신 환갑상에도 오르는 등 이와 같은 풍속은 오랜 전통 속에 오늘날까지 남아있다.

서울 어디를 가도 떡집은 많다. 하지만 대부분 기계로 대량 생산해 옛 맛은 덜한 게 사실인데 이곳 낙원동 떡집들이 인정받고 있는 것은 최대한 옛날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요즘이야 흔한 음식이 됐지만 과거엔 빈부의 기준이 될 만큼 떡은 귀한 음식이었다.

낙원동 골목, 몇 안 남은 떡집들이 여전히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는 건, 서울의 옛 맛을 오롯하게 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낙원동 떡전골목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http://tvcast.naver.com/v/118578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2019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다큐멘터리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백남우 tbsTV 영상콘텐츠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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