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한의사 홍무석의 일사일침(一事一針)] 우리 문화 콘텐츠에 세계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오징어 게임’ 신드롬은 9월17일 첫 방영 이후 식을 줄 모르고 각종 기록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넷플릭스 창립 이래 최고 기록을 세운 작품답게 파급력이 더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후 전 세계 94개국에서 1위에 오른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또 최근에는 넷플릭스 역대 최다 시청자수를 기록한 작품에 올랐다. 총 1억1100만 이상의 가구가 시청해 직전 1위 ‘브리지튼’(8200만 가구 시청)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또 방탄소년단(BTS)은 한국어 해외 확산의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BTS 노랫말을 익히고 따라 부르기 위해 우리말을 배우려는 외국인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서다. 실제로 최근 미국 빌보드 정상에 오른 노래인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에도 한국어가 등장한다.

BTS 소속사인 하이브의 교육 부문 자회사 하이브에듀가 해외 팬들을 위해 지난해 8월 내놓은 한국어 학습교재는 지금까지 30여개 국가에서 30만권이 팔렸다고 한다. 영국 프랑스 등 7개국 9개 대학은 해당 교재를 한국어 강좌 정식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영화 기생충, 미나리도 한국을 넘어 세계가 공감하는 콘텐츠로 인정받으면서 봉준호 감독이 시상식장에서 얘기한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란 말에 빗대 가장 지역적(local)인 것이 가장 세계적(global)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한의학도 그렇게 될까.

사실 한의학은 인간의 질병과 처방을 보는 관점에서부터 서양의술과 차별화된다. 서양에서는 분자·원자학적으로 분해하고 수술적인 요법으로 접근한다면 한의학은 인간을 하나의 작은 우주(小宇宙)로 여기고 전체적으로 보려고 한다. 통합해서 접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눈이 빨갛게 됐다면 겉으로 보이는 염증 뿐 만 아니라 속으로 안 보이는 간이나, 신장, 심장과는 관련된 게 아닐까하고 끊임없이 관찰하고 연관성을 찾는 게 한의학의 접근 방법이다. 겉과 속이 다 연결돼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빨갛게 된 눈도 안쪽이 그런지, 바깥쪽이 그런지에 따라 원인을 달리해 접근하기도 한다. 화를 자주 내는 사람은 핏대가 눈 바깥쪽에 많이 생기는 것을 관찰하고 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하고 판단하기도 한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왜냐 하면, 희(喜, 기쁨) 노(怒, 노여움) 우(憂, 우울함) 사(思, 근심) 비(悲, 슬품) 경(驚, 놀람) 공(恐, 겁냄) 등 인간의 7가지 정서(七情)도 장기(臟器)에 영향을 주어 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한의학의 인식인데, 간열이 있는 사람은 화내고 분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결론이 하루아침에 뚝딱 나온 건 아니다. 한의학은 수많은 시행착오 과정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개별적인 특수한 사실이나 현상에서 일반적인 결론을 이끌어내는 귀납법적으로 발전해왔다. 인간을 관찰하고 이해하는데 오랜 시간 천재들의 개입과 노력이 이어오고 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고사처럼 한의학은 현대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치료기법을 더해가고 하다. 더 좋은 요법이 가능하면 전기를 연결해서 전침을 하고 있거나 침 재료도 쇠만이 아니라 텅스텐 은 금 등 사용하고 침 끝에는 여러 가지 자극을 추가하기도 한다.

게다가 요즘은 초연결 사회다. ‘오징어 게임’처럼 극장에 가지 않더라도 콘텐츠를 인터넷망에 올리면 세계인이 찾아보는 시대가 됐다. 한의학이란 콘텐츠도 글로벌 시장에 확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한의사 홍무석

[홍무석 한의사]
원광대학교 한의과 대학 졸업
로담한의원 강남점 대표원장
대한한방피부 미용학과 정회원
대한약침학회 정회원
대한통증제형학회 정회원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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