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건국대 상허기념관] 서울 광진구 화양동의 건국대학교. 교정으로 들어서면 2만여 평의 호수 일감호를 시작으로 여느 대학처럼 최신식 건물들이 즐비하다. 그 교정 한가운데로 들어서 있는 붉은색 고풍스러운 벽돌 건물 하나, 건국대학교의 모태이자 지금은 상허기념관이라는 이름의 대학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는 옛 서북학회 회관이다.

서북학회 회관(西北學會 會館)으로 불렸던 이 건물은 건립 당시만 해도 민족애국계몽단체인 서북학회의 회관으로 종로구 낙원동 282번지에 그 터를 잡았던 건물이다.
이어 중등과정의 신교육을 가르치는 오성학교가 설립되었지만, 서북학회 해산과 함께 학교도 폐쇄되는 아픔을 겪었다. 1918년 천도교가 운영하던 보성전문학교가 4년 동안 이곳을 교사로 사용하였고, 보성전문학교가 이전한 후에는 서북학회의 산하 교육기관이었던 협성학교와 협성실업학교 교사로도 쓰였다. 이후 민중병원을 운영하던 유석창에게 소유권이 이전되면서 해방 후 건국대학교와 인연을 맺게 된다.

1946년 5월 건국대학교의 모체가 된 ‘조선정치학관’이 개설되었으며, 1947년에는 단국대가 정규대학으로 발족하였고 국민대도 이곳을 거쳐 갔다. 한국전쟁 후인 1956년 건국대가 서울특별시 성동구 현 교사로 이전하면서, 본 건물은 건국대 야간부 및 법인 사무실로 쓰였다.

건축양식을 살펴보면 당시 종로 2가에 있던 르네상스 양식의 한성전기회사 사옥을 모방하여 반지하 구조의 지상 2층 규모의 건축물로 지어졌다. 1층 현관 부분은 포치, 2층엔 발코니를 구성, 3층 전면에 돌출된 돔 지붕의 중압탑이 인상적이며 아치형 창문마다 화강석 쐐기돌로 장식을 하였고 모서리 코너 스톤으로 건물의 윤곽을 강조하였다.

1976년 도시계획으로 철거 위험에 처하자 1977년  해체된 후, 지난 1985년 지금의 건국대 서울캠퍼스에 이전 복원된 구(舊) 서북학회 회관은 건국대학교의 설립자의 교육 이념을 기리기 위해 ‘상허기념관’으로 명명돼 박물관으로 사용되면서 각종 유물과 유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2003년 6월 30일 대한민국 등록문화재 제53호로 '건국대학교 구 서북학회 회관'으로 지정 및 등록되어 있다.


70년 전 해방 직후, 수많은 대학생들에겐 꿈의 공간이었던 낙원동 교사.
박물관이 된 지금, 그 소중하고 오래된 역사마저 박제되어선 안될 것이다.

 

<건국대 상허기념관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http://tvcast.naver.com/v/119653

※ 서북학회 - 1908년 도산 안창호, 박은식, 유동열, 이동휘 등이 중심이 되어 조직한 애국계몽단체로, <서북학회 월보>를 간행하며, 계몽 강연, 청년지도 등을 통하여 민중계몽운동, 민족 실업 진흥운동 및 항일 교육구국운동 등을 전개하였다. 이후 1910년 친일단체 일진회가 한일합방을 지지하고 나섰을 때 맹렬한 반대 운동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동년 4월 강제로 해산되었다.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2019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다큐멘터리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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