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우리가 도시/ 시와 시골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도시의 1차적인 기능이나 보편적인 특성만으로는 확실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인구 규모나 밀도 그리고 면적의 차이 등으로 도시를 규정하기 보다는 오히려 사회적 특성 및 연관도(노동의 분화, 비농업적 경제활동, 중심지로서의 기능 등)가 시골과 도시를 구분하는 보다 바람직한 기준이 될 수 있다.

도시는 항상 수천~수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여 가옥이 밀집되어 있고 도로가 집중된 지역으로 제2차, 3차 산업 종사자가 많다. 도시의 중심기능이 집중된 곳이 시가지이며, 이들 주변을 교외라 한다.  

사회, 경제, 정치 활동의 중심인 도시를 정의할 때 우리나라는 시부(市部)를 도시라 하고 군부(郡部)를 농촌으로 규정하나, 타 국가에서는 인구 수를 기준으로 하는 곳이 많다. 미국은 2,500명, 프랑스는 2,000명, 일본에서는 5만명 이상이 밀집해 거주하는 곳을 도시라 한다. 본래 도시라는 말에는 사회, 정치나 행정의 중심이라는 도읍(都邑)과 경제의 중심이라는 시장(市場)의 의미가 담겨 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그 예로 조선의 한성, 전주, 평양 등은 정치와 행정의 중심지이자 전국적 규모의 큰 시장이 존재했다. 반면에 서구의 도시는 그리스의 도시국가 이후 시민공동체 또는 시민적 경제활동 중심지의 성격을 강하다.

최초의 도시는 B.C. 3,500년 경 티그리스, 유프라테스와 나일강 유역에서 나타났다. 고대의 도시는 적은 규모에 성벽으로 둘러 쌓인 인구가 밀집된 곳으로 정치적으로 그 중심지가 도시국가처럼 주변의 지방들과 통합되어 있었다. 서구에서는 바바리안의 침입과 전쟁시기인 암흑시대에 대부분의 도시들이 파괴되면서 무역도 거의 없었고 단순한 농업경제와 봉건적 사회조직의 출현으로 도시집중이 잘되지 않았지만 지중해의 항구들은 동방무역의 기점으로 도시의 형성이 가능했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그 후 10세기경 무역이 활발해지자 도시화가 점차로 진행되면서 16세기 초에는 유럽 도시가 인구 10만명 이상으로 성장했다. 현대는 산업혁명으로 기술이 발달하자 가내공업이 공장공업으로 바뀌고, 상품경제의 발달로 자본주의적 도시가 출현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19세기 이후 도시인구는 급격히 팽창해서 100만 이상의 도시도 많아졌다. 문명사적으로 세계의 도시는 신전의 도시에서 왕권의 도시, 봉건 영주와 사원의 도시, 상공인들의 도시를 거쳐 산업혁명 이후에는 공업도시, 관리도시로 기능과 구실이 변화해 왔다.

그렇다면 ‘도시(city)’란 단어는 어디에서 유래가 되었을까?

‘city’는 라틴어 ‘cīvitās(시민집단, 시민)’가 고대 프랑스어 ‘cité’로 변형되었다. 이 단어가 중세 영어 ‘cite’가 됐고 최종 ‘city’로 정착을 하였다. 중세 영어 ‘cite’는 토속 중세 영어 ‘burgh/ borough(요새, 도시)’와 ‘sted/ stede(장소, 도시)’를 대체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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