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추간공확장술은 척추관 협착증, 허리디스크 탈출증, 척추 유착성 질환과 같은 다양한 척추질환 치료에 적용가능한 척추 시술법이다. 최근 추간공확장술의 치료 사례가 증가하면서, 척추질환 치료에 있어 추간공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추간공(椎間孔)은 한자어 의미 그대로 서로 인접한 두 척추뼈(추체) 사이에서 만들어진 공간이다. 추간공 내‧외측에는 다양한 인대가 거미줄처럼 미세하게 얽혀있고 자율신경, 혈관 등이 지나는 복합 구조를 이룬다. 그리고 추간공의 복잡한 인대 사이로 통증의 원인이 되는 신경다발에서 분기된 신경가지(신경절)가 지나 신체 곳곳으로 향한다.

추간공은 이런 특징 때문에 전국 곳곳을 연결하며 통로 역할을 하는 터미널에 비유된다. 터미널 주변의 극심한 교통정체는 추간공에서의 통증 발생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 교통량 급증으로 주변 도로가 완전히 막힌 것은 통증 발생의 물리적 요인으로 폭설과 폭우로 노면 상황이 악화된 것은 통증 발생의 생화학적 요인으로 비유할 수 있다.

추간공에서의 물리적 요인은 주변 뼈조직이 노화나 반복되는 충격과 부하로 두꺼워지고, 내‧외측 인대의 탄력이 줄고 딱딱해져 비후되면서 주로 발생한다. 이처럼 두꺼워진 뼈와 비후된 인대는 결국 추간공의 신경가지나 자율신경, 혈관 등이 지나가는 공간 자체를 좁게 하고 해당 조직들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한다. 유사하게 인대나 신경가지 주변에 발생한 미세한 유착들도 공간을 좁게 해 통증이 발생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생화학적 요인은 심한 유착이나 협착으로 인해 염증 유발물질들이 추간공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거미줄처럼 얽힌 인대와 신경가지 주변에 염증을 일으켜 통증이 발생한다. 하수관의 배수구 부근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철망 주변이 다양한 이물질들로 들러붙어 막히게 되면, 배수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결론적으로 터미널 주변의 극심한 정체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도로를 넓히고 노면 상황을 정비해야 하듯이, 추간공이 원인이 되어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통증과 관련된 물리적 요인과 생화학적 요인 모두를 해결해야 한다.

추간공확장술은 특수 키트를 옆구리를 통해 통증을 유발하는 추간공으로 접근시킨 후, 추간공 내‧외측의 인대를 절제함으로써 좁거나 막힌 추간공을 뚫어서 물리적으로 넓혀준다. 이후 해당 공간으로 염증유발물질을 배출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물리적・생화학적 통증 요인을 모두 해소하여 추간공 내의 답답한 정체 상황이 해결되도록 한다.

예전에는 추간공을 전방부 공간에 위치한 디스크로 접근하기 위해 스쳐 지나가는 경로 정도로만 인식한 적도 있었다. 이제는 척추질환 치료시 추간공 확장은 물론 추간공의 다양한 기능 회복에 주목하며, 추간공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있다.(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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