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을 사로잡는 길 위의 리어카 광고, 세상에 없던 광고를 만들다 '끌림' 김건운 대표 [임하은 기자의 직격인터뷰]

임하은 기자l승인2022.03.08l수정2022.03.08 16:46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미디어파인=임하은 기자의 직격인터뷰] 대한민국은 2025년 3년 뒤면 65세 이상 인구가 20%에 이르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든다.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층으로 진입하면서 고령 인구 비율이 빠르게 급등했고 2022년 1월 기준 17.6%로 고령사회다. 고령사회와 맞물려 늘 화두로 떠오르는 것은 노인 일자리 부족 문제, 특히 저소득 노인에게 일자리는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이지만 여전히 노인 일자리는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제는 공공 일자리뿐 아니라 기업도 함께 참여해 다양한 일자리 확장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작은 프로젝트로 출발해 소셜벤처로 성장한 기업이 있다. 리어카 광고라는 새로운 개념의 비즈니스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 '끌림' 김건운 대표를 만나보자.

Q. '끌림' 이라는 브랜드가 만들어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첫걸음은 2016년 서울대학교 동아리 인액터스(Enactus)의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노인 빈곤 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할 방안을 고심하던 중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것이 주된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계속 일하고 싶어 하는 노인은 많지만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일을 구하기 쉽지 않고 단순노동 같은 형식적인 일자리뿐 노인의 노동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이런 사회적 인식을 바꿔보고자 결심하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길 위에서 리어카를 끌고 폐지를 수거하는 어르신들이었습니다.

동네 골목골목을 누빌 수 있는 리어카의 장점을 활용해 대표적인 미디어 플랫폼인 지하철이나 버스가 닿지 않는 곳까지 사람들에게 노출이 가능하다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폐지 및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리어카에 광고판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어르신이 짊어진 삶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 부정적인 시선을 개선하고자 완성된 프로젝트가 지금의 끌림입니다. 끌림의 의미는 '리어카를 끌다'는 1차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더 나아가 광고를 통해 시선을 끌고 또 광고를 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끌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Q. 리어카 광고는 지금 껏 보지 못한 새로운 개념의 광고인데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끌림에서 자체 개발한 경량 리어카를 폐지를 수거하는 어르신에게 무상으로 임대를 해드리고 그 리어카에 광고판을 부착해 광고 게재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입니다. 초반에는 리어카 개발과 생산과정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는데요. 서울 시내 여러 고물상을 방문해 기존 리어카 사용실태를 조사하고 폐지 수거 어르신 대상으로 인터뷰를 통해 방향을 서서히 잡아갔습니다.

서울 시내 공업사와 협업하여 가볍고 안전한 지금의 끌림 리어카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제작된 끌림 리어카가 각 지역별 연계된 고물상에 구비되어 있습니다. 리어카에 광고주가 확정되고 운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매달 저희 끌리머 분들에게 광고비가 지급됩니다. 광고 수익의 70%는 전달되고 30%는 리어카 유지를 위한 관리 비용과 기업 운영비로 사용됩니다. 광고기간은 평균적으로 6개월 동안 진행되어 한 분당 약 42만원 정도의 소득이 발생하게 됩니다. 현재까지 전국 34개 지역구, 433명의 어르신께 안전한 끌림 경량 리어카를 무상으로 임대해 4억 7천만의 임금을 지급해 드렸습니다.

Q. 어르신을 '끌리머'로 부르니 정감있게 다가오네요. 끌리머 선정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저희가 어르신들께 끌리머 라는 호칭을 붙여드렸는데요. 멋지죠? (미소) 끌리머라는 이름은 CCLIM의 뒤에 행위자를 나타내는 접미사인 er을 붙여 '끌림과 함께하는 사람'을 나타내자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호칭입니다. 끌리머라는 호칭에서 자연스레 끌림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를 통해 어르신들에게서 리어카 광고를 진행하는 광고인으로서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폐지 수거하는 사람이 직업으로 인정받지 못했는데요. 끌리머라는 호칭으로 환경과 지역사회에 이바지한다는 자부심을 심어주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것도 있습니다.

선정 기준은 끌림과 연계된 고물상 사장님께 어르신의 경제적인 상황이나 리어카를 끄는 시간 등을 전해 듣고 추천을 받고 있습니다. 간혹 우연히 끌림 리어카를 보고 하고 싶다고 찾아오시는 어르신도 있어서 몇 가지 확인한 뒤 선정합니다.

Q. 끌림의 노력으로 이룬 긍정적인 효과들이 정말 많네요.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끌림의 브랜드 가치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경제적 안정입니다. 끌리머 어르신에게 소득으로 매달 지급되는 7만원은 생활비, 의료비, 여가비 등으로 어르신에게 다방면으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안전 보장입니다. 기존의 무겁고 눈에 잘 띄지 않던 리어카를 개량해 70kg에 달하던 무게를 약 40kg까지 감소하였고, 파장이 긴 주황색으로 차체를 도색하여 교통사고의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안전에 집중했습니다.

마지막은 자존감 향상입니다. 광고에 대한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는다는 점에서 기존의 사회 공헌 활동과 끌림은 결을 달리합니다. 기존의 사회 공헌 활동은 시혜적 관점에서 지원했다면, 끌림은 호혜적 관점에서 어르신들에게 일거리를 제공합니다. 광고를 운행한 것에 대한 대가로 임금을 받아 사회의 가치 생산에 이바지하는 당당한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는 자부심이 생기게 됩니다.

Q. 끌림 리어카를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폐지수거 노인의 법적 지위 보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경험입니다. 대한민국의 도로교통법상 리어카를 차로 분류해 인도로 다닐 수 없고 차도로만 다닐 수 있습니다. 만약 폐지 수거 어르신이 리어카를 끌고 폐지와 재활용품을 수거하면서 인도로 다니다가 민원이나 신고가 들어온다면 범칙금 3만원을 온전히 부담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이 폐지 수거 어르신을 과도하게 위험으로 내몰며 생명 및 신체의 안전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6개월 동안 약 60명의 어르신들과 많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제도적으로 위험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폐지 수거 노인들의 상황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어렵습니다. 우리 사회가 폐지 수거 노인을 좀 더 배려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 도로교통법에 개정과 대책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이제부터 시작이지만 제도적 기반 마련을 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기쁘고 기억에 남습니다.

Q. 앞으로 새로운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것은 리어카 개발 및 판매 사업인데요. 어르신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끌림은 광고 수익을 거의 남기지 않고 오롯이 어르신을 위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익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리어카의 성능을 더욱 향상시키고 리어카의 보조 물품 경광등, 경적, 사이드미러, 차광막 등을 개발해 판매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어르신의 인식개선을 위한 각종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전국으로 사업을 확대해 더 많은 분들에게 끌림의 리어카를 편하게 보급할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저희 끌리머 어르신들이 광고인으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임하은 기자  apple_haeun@naver.com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미학적 포토갤러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대로23길 47, 6층 601-609호 (당주동, 미도파광화문빌딩)  |  대표전화 : 070-8286-8802   |  팩스 : 02-6383-0311 ㅣ 발행일자 : 2015년 1월 1일
등록번호 : 서울 아03542  |  등록일자 : 2015년 1월 20일 ㅣ제호 : 미디어파인 ㅣ 발행인 : 문수호  |  대표이사 : 이창석   |  편집국장 : 김호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창석
Copyright © 2022 미디어파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