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인맥디자이너 이영진의 비즈니스 협업 스토리] 30대 후반의 백 대표가 처음 비즈니스 모임에 왔을 때, 멤버들은 그의 외모를 보고 술렁였다. 아이돌까지는 아니지만, 누가 봐도 일반인으로 이정재와 장동건을 연상케 하는 조각 미남임에 틀림없었다. 모임에 이른바 ‘귀인(貴人)’이 왔다고들 했다.
백 대표의 전문분야는 웹사이트 구축이지만, 10여년이 넘게 홈페이지와 쇼핑몰 구축, 금융권 앱 개발, 포털사이트 광고와 콘텐츠 마케팅 등 온라인 전반에 지식과 실전을 경험한 베테랑이었다. 이전 회사에서는 400여명이 넘는 직원들 가운데서도 0순위 마케터로 활동하며 그의 실력을 나타내기도 했다.
역시나 모임에 와서도 그에 대한 관심과 인기는 바로 나타났다. 그의 외모 때문인지 온라인 사업에 대한 실력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동업자와 함께하는 그의 회사는 비즈니스 모임에 온 지 2년이 지난 지금 숨 돌림 틈도 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매출액도 배 이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여전히 그를 찾는 다른 기업과의 미팅과 업무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백 대표는 다른 멤버들을 통해 그가 평소에 접촉하기 어려운 많은 새로운 고객을 소개받았고, 이를 통해 사업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백 대표가 모임에서 활동 2년이 돼 갔을 즈음 그는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좋은 분들을 만났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멤버들은 백 대표를 ‘귀인’이라고 환영했지만, 백 대표는 모임에서 만난 많은 대표들을 ‘귀인’으로 생각하고 그분들 덕분에 사업의 규모가 커 갈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백 대표가 만난 귀인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그가 만난 7명의 귀인들은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백 대표가 모임에 와서 처음 만난 사람은 안 대표다. 안 대표는 온라인 1세대로 언론홍보와 온라인 마케팅 전문으로, 백 대표의 사업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는 몇 안되는 대표 중 한 명이었다. 안 대표는 백 대표가 모임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 안내하고 격려하는 멘토 같은 존재였다. 업무에 대해서 잘 알지만, 업무 자체보다는 비즈니스 세계의 룰과 태도에 대해서 더 많은 얘기를 주고받으며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치과의사가 본업인 윤 원장은 백 대표에게 보다 명확한 전문분야를 설정하고 어떤 소개를 요청할 것인지를 분명히 하라며, 직접 백 대표의 업무를 세세히 나누며 코칭을 해줬다. 윤 원장이 진단한 백 대표 회사의 장점은 10명 미만의 작은 회사이지만, 개발 업력 15년차 이상을 보유하고 개발인력을 전체 직원의 40%가량 보유한 개발전문 IT회사로 진단했다. 이로 인해 단순히 중소기업의 홈페이지와 앱 개발에 국한된 전문분야를 보다 개발이 강조된 ERP와 CRM 등 IT 솔루션 구축까지 확대하게 되었다. 또한 단순 홈페이지보다는 예약시스템과 환자상담 등의 솔루션을 탑재한 병원홈페이지를 1차적인 타깃으로 설정할 수 있었다.
이렇게 백 대표가 사업소개를 받을 수 있는 목표시장이 명확해지자, 마침 한방병원을 이전 개원하려는 이 원장과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이 원장은 최근 뜨고 있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역으로 한방병원을 확장 이전 추진 중이었는데, 그 규모가 강서구에서 가장 컸다. 이 때문에 백 대표가 목표로 하는 병원 홈페이지 구축의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로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백 대표가 만난 네번째 귀인은 정 대표다. 정 대표는 백 대표와 나잇대도 비슷하고 성향도 잘 맞아 모임에서는 ‘깐부’로 통했다. 백 대표가 병원 홈페이지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병원 내 의사와 간호사 등 임직원 사진과 병원의 곳곳을 담은 다양한 사진이 필요한데, 정 대표가 이를 해결해줬다. 보통 병원홈페이지는 유료이미지나 병원에서 제공한 이미지를 사용했기 때문에 퀄리티 문제가 항상 생겼다. 이런 문제를 정 대표의 사진으로 해결할 수 있어 고객만족도가 높아졌다. 이렇게 해서 백 대표는 정 대표와 함께 병원 홈페이지를 구축하는데 협업 파트너로 지낼 수 있었다.
병원홈페이지 구축 이외에도 솔루션 개발을 장점으로 갖고 있던 백 대표 회사는 국내 스티커 사진을 대표하는 사업체를 운영하는 이 대표와의 만남을 통해 더 분명하게 드러나게 됐다. 이 대표의 스티커 사진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대도시와 관광지 등 주요 명소에 수백개가 넘는 사진관이 있는데, 10~20대가 즐겨찾는 놀이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MZ세대면 다 아는 업계 선두주자였다.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본사와 지사의 수발주시스템을 개발하는 업무를 백 대표가 맡아 멋진 포트폴리오를 추가했다.
이렇게 백 대표의 회사의 장점인 개발이 입소문을 얻자 정부지원사업 등에서도 협업 요청이 들어왔다. 인테리어필름을 전문으로 하는 양 대표도 인테리어 업계의 일거리 협업플랫폼(앱) 개발 프로젝트를 정부지원사업을 통해 수주했지만, 마땅한 개발사가 없어 고민하던 중에 백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백 대표에게 의뢰하게 됐다.
마지막 귀인은 어떻게 보면 백 대표의 경쟁사이기도 한 정 대표였다. 업종이 같았다. 그런데, 정 대표와 함께 협업하던 업체가 문제가 생겨 급히 다른 업체를 찾던 중에 백 대표를 만나게 되었다. 공공기관 딥러닝 프로젝트인데, 최신 AI(인공지능) 기술인력이 필요한 사업이라서 해당 기관이나 정 대표에게도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로 꼭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건이었다. 백 대표는 이 프로젝트로 1억원이 훌쩍 넘는 매출을 찍었다. 모두가 원하는 ‘드림 소개 건’이었다.
이러한 정 대표의 드림 소개 건이 백대표에게 나올 수 있었던 건 중간에 비즈니스를 돕고자 눈여겨보고 잘 파악하고 있었던 옥외 교통광고 회사의 이 대표(필자)가 중간에서 서로의 회사가 꼭 경쟁관계가 아닌 비즈니스 협업 연결점이 있다는 것을 잘 파악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속사정이 있음을 뒤늦게 알 수 있었다. 지금 현재까지도 이 소개 건은 지속적인 파트너사로서 성장하여 백대표에게는 하나의 비즈니스 파이프라인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백 대표는 이렇게 지난 2년 동안 기대하지도 못한 귀인들을 만나면서 회사의 성장을 이끌 수 있었다. 사실 여기에 언급되지 않은 더 많은 분들이 백 대표에게 여러 소개를 해주었다. 크고 작고의 문제가 아닌, 서로의 사업을 도와주려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는 백 대표는 이 모든 분들이 바로 ‘귀인’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런 뜻하지 않는 귀인들은 언제 어떻게 만날 수 있었을까. 백 대표의 대답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진심으로 다른 사람의 귀인이 되고자 할 때 나에게 귀인이 온다.”
[이영진 대표]
-주식회사 인정미디어 대표
-비즈파워 커뮤니케이션 대표
-BNI코리아 수석 디렉터
-(사) 한국코치협회 정회원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