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제민 변호사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6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징역 8년으로 감형 받았다. 이 여성은 자녀와 함께 장기간 피해자의 폭력에 시달려온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지난해 5월 인천 자택에서 남편 B 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수사기관에서 남편 B 씨가 외도를 의심하며 어머니와 동생을 죽이겠다고 위협해 살해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피고인이 가정폭력에 시달린 사정이 참작되지 못한 것 같다"라며 "피고인과 피해자의 아들, 피고인 남동생의 진술이 일관되고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내용인 점을 참작했다"라고 밝혔다.

가정폭력의 경우 피해자가 이혼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이혼소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우자의 보복이 두려워서이다. 한국 가정 법률 상담소에서 발표했던 2020년 상담 통계를 살펴보면 여성의 이혼상담 이유 1위가 남편의 폭력이었으며 2위가 장기간 별거, 경제적 갈등, 채무, 성격차이. 3위가 남편의 가출이었다. 이렇듯 실제 이혼에 가정폭력이 미치는 파괴력이 매우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때문에 가정폭력 이혼은 수많은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가해자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삶을 되찾는 첫걸음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정신적인 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이 스스로 이혼을 생각하기란 쉽지 않으며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심한 폭행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거나 병원에 가지 않고 넘어가는 일도 대부분이다.

부부간의 폭력은 민법 제840조 제3호 '배우자 또는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에 해당하는 이혼 사유이다. 또한 가정폭력은 다른 이혼 사유들에 비해 증거를 확보하기 쉬운 편이므로 이혼 청구는 물론 이에 따른 위자료 청구가 인용되는 비율이 매우 높으며 다른 이혼 사유에 비하여 상당히 높은 금액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되는 편이다.

만일 홀로 증거를 수집하고 이혼소송을 진행하기 어렵다면 변호사의 조력을 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종 법적 지원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 보호 제도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소송 과정에서 대리인으로 참석하여 가정폭력 피해자가 가해자와 마주하는 일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또한 재산분할, 양육권 분쟁 등 피해자가 난감할 수 있는 여러 쟁점에 있어 자신의 권리를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심리적, 법률적 지원을 제공한다.

가정폭력은 사건의 특성상 시간이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참지 말고 초기에 대응을 해야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만약 자녀가 있다면 그 자녀를 위해서라도 용기를 내야 한다. 가정폭력이 더욱 힘든 이유가 바로 자녀들도 심각한 피해를 입는다는 점이다. 이혼소송뿐 아니라 피해자 보호를 위한 여러 조치가 필요하다면 이러한 내용에 대해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피해 사실을 극복하고 새로운 인생의 첫걸음을 시작하길 바란다.(인천 오현 법무법인 양제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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