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린드버그 등 세계3대 거장 작품 등 전시
-오는 9월25일까지 더현대 서울에서 ‘매직샷展’

▲ 오는 9월25일까지 진행되는 ‘매직샷展’ 포스터

[미디어파인=김호영 국장의 직격인터뷰] 보그(VOGURE) 지큐(GQ) 더블유(W)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잡지에 실린 유명 패션 브랜드를 알리는 광고사진은 예술작품일까. 정답은 이미 현실화돼 당당히 예술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이다.

뉴욕 현대 미술관(MoMA·Museum of Modern Art)이 꼼 데 가르송 브랜드 광고사진을 전시하는 등 미술관에서 유명 패션사진 작가의 작품을 찾는 시대다. 세계적인 경매기업 런던 소더비즈가 패션사진을 경매에 건지는 벌써 6년이 지났다.

광고 사진인데도 브랜드가 나오지 않고, 현실 사진을 찍은 후 후보정을 거치거나 연출을 시도하는 이른바 ‘개념사진’을 내놓아도 유명 브랜드회사들이 그것을 받아들이면서 패션 사진이 예술로 승화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예술작품이 된 패션사진 98점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사진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6월17일 시작돼 9월 25일까지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6층 ALT.1에서 진행되는 ‘매직샷전(展)’이다.

이 전시를 기획·주최하는 전문업체 ENA의 김지현 기획팀장(큐레이터)에게 전시회 의미 등을 들어봤다.

▲ 전시기획 전문업체 ENA의 김지현 기획팀장(왼쪽)이 ‘매직샷展’에 올린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시회 이름처럼 출품작가도 매직수준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세계 3대 패션사진 거장으로 불리는 피터 린드버그(Peter Lindbergh), 파울로 로베르시(Paolo Roversi), 닉 나이트(Nick Knight),의 작품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피터 린드버그와 파울로 로베르시는 우리나라 배우 김희선, 송혜교, 전지현을 사진에 담아서도 유명하다. 닉 나이트는 혁신적인 방식으로 패션사진을 선보이면서 더 이상 사진작가로 불리기를 원치 않을 정도다.

패션사진의 대가(大家) 뿐 만 아니라 현재 가장 핫한 패션사진 작가로 꼽히는 에릭 매디간 헥(Erik Madigan Heck)이나 패션사진 블로거로서 거리에 옷 잘 입는 멋쟁이들을 찍다가 명품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은 스콧 슈만(Scott Schuman)의 작품도 볼 수 있다.

패션사진 3대 거장의 작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2000년 이후에 제작된 작품들이다. 패션사진 역시 현대 사진의 흐름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패션사진 작가 48명의 작품 총 98점이 전시되고 있다“

-음식에 비유하면 진수성찬(珍羞盛饌·푸짐하게 잘 차린 맛있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떻게 한 자리에서 전시가 가능했나.

“유명 작가의 개인전은 그의 작품을 심도 있게 관찰하는데 유용하지만 재미는 떨어질 수 있다. 반면 유명 작가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아 놓으면 다양성 때문에 눈이 호강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2003년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설립된 비영리 독립단체인 사진전시재단(FEP·Foundation for the Exhibition of Photography)의 순회전이기도 하다. FEP는 지난 20년동안 35개국에서 전시를 지원했다.

‘매직샷전’과 동일한 작가와 작품 구성을 통해 2019년 홍콩, 2020년 중국 상하이, 2021년 중국 창사에 이어 이번에 서울에서 전시되고 있다“

이번 순회전시는 FEP 스위스 미술관장 나탈리 헤르쉬도퍼(Natalie Herschdorfer)가 지원하고 있다. 그는 “이번 전시에 모인 포토그래퍼들은 패션을 뛰어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 현재 가장 핫한 패션사진 작가로 꼽히는 에릭 매디간 헥(Erik Madigan Heck)의 작품. 의류 브랜드 ‘꼼 데 가르송’ 전속작가로 그의 작품이 이번 전시회의 메인 사진으로 꼽혀 포스터 등에 사용되고 있다.

-진짜 패션 잡지에 실린 사진 맞나.

“작품에 출처가 다 밝혀져 있다. 같은 보그 잡지인데도, 파리, 영국, 그리스, 이탈리아 등 발행 해당 국가도 표기돼 있다. 같은 유럽이라도 색다른 사진문화를 발견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작품에 따라서 패션 브랜드도 표기돼 있다. 세계적 축구스타 출신 데이비드 베컴의 부인이자 걸그룹 파파이스 걸스의 멤버인 빅토리아 베컴이 유명 브랜드 ‘마크 제이콥스(Marc Jacbs)'의 상징인 엠(M)자를 보여주기 위해 얼굴 없이 다리만 나오는 유르겐 텔러 작가의 사진이 대표적이다“

-한국 작가도 있나.

“세 명의 작가가 포함돼 있다. 일본의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 시세이도를 사진으로 알리는 작가(Ina Jang)와 독일에서 활동 중인 작가(Heji Shin)의 작품이 나왔다. 한 명은 전시장에서 찾아보면 흥미로울 것이다.

거리의 멋쟁이들을 찍은 스콧 슈만 작품 가운데는 우리나라의 유명 모델도 잔뜩 멋을 부리고 피사체로 잡혔다. 작품 크기가 작지만 모델이 누군지는 분명히 알 수 있다“

-전시회 장소가 유명 백화점인데, 의외라는 평가도 있다.

“패션사진 작가들이 전하는 메시지 가운데 하나는 일상이 패션이라는 것이다.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는 자체가 패션일수도 있고, 사진 전시를 보고 백화점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패션일 수도 있다.

요즘은 일반인들의 사진 장비수준도 높아졌고,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해 사진 촬영을 한 뒤 후보정 작업에 능숙한 사람도 적지 않다. 이번 전시가 그들에게 현대사진을 다루는 영감을 불러일으킬 만 하다고 본다.

유명 백화점에 선보이는 전시회여서 주차비 걱정을 하는 분들도 계실텐데, 전시회 관람표를 구입하면 2시간 주차 무료권을 제공한다“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