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현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정계정맥류는 대표적인 남성 불임 원인 중 하나로, 고환 상부의 정맥 혈관이 비대하게 확장되어 발생하게 된다. 남성의 10~15%가 이것을 지니고 있다. 불임 남성의 경우 1차성 불임의 30~35%, 2차성 불임의 70~80%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하게 나타난다. 다행히 수술로 치료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에 발견한다면 비교적 예후가 좋은 편이기에, 초기에 발견하여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질환이 있으면 고환 크기가 줄어들고 통증, 정자 활동 이상 등 기능상의 문제도 동반될 수 있다. 따라서 가급적 신속히 치료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해부학적인 구조를 고려해야 하기에, 치료를 시행하는 의료인의 역량이 중시되고 있다. 해부학적인 특징으로 인해 오른쪽보다는 왼쪽에서 더 많이 보이고 있다.

정맥은 심장에서 멀리 있기에 동맥에 비해 혈압이 낮은 편이다. 또한 중력을 거슬러서 몸 안으로 피를 밀어내야 하다 보니, 역류를 막기 위해 일종의 밸브라 할 수 있는 판막이 발달해 있다. 판막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혈액이 역류하고, 압력이 높아져서 혈관이 확장되어 정계정맥류라는 질환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 왼쪽에서 보이게 되는데, 오른쪽은 완만하게 연결되어 있어 혈액 흐름이 원만하지만 왼쪽은 거의 직각으로 연결되어 있다 보니 길이가 오른쪽보다 길어서 저항이 크게 나타난다. 또한 부신정맥처럼 다양한 혈관 가지들이 있어 압력이 높아 역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주로 다음과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 배변 시 아랫배에 힘을 주면 확장된 정맥 혈관이 만져진다. 음낭 피부 한쪽으로 마치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 같은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음낭의 피부가 부분적으로 도드라져서 마치 호두 껍질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외에도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고환통이나 위축, 불쾌감 등이 있다. 관련 증상이 있다면 검사를 통해 치료를 고려해 주도록 해야 한다.

이는 통증이나 불편함이 없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남성 불임의 대표적인 원인이 되는 질환이고, 불임 남성의 40%에서 정계정맥류가 보이는 만큼 초기부터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대로 두었다가 음낭 내부의 온도가 높아지고, 고여있는 정맥 혈액으로 인해 산소가 부족해지며, 내부의 남성호르몬이 저하되어 정자의 수, 운동성이 줄어들고 비정상적인 정자의 수가 늘어날 수 있다.

대부분 신체검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진찰함으로써 정계정맥류가 있는지,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다. 진단이 어려울 때에는 배에 힘을 주어 복압을 높인 상태에서 확인한다. 정자의 생성을 방해하고 운동성을 떨어뜨리는 만큼, 정액 검사를 하여 내부의 정자 상태를 확인하기도 한다. 또한 도플러 초음파 검사의 경우 영상의학적으로 정계정맥류를 확인할 수 있어, 늘어난 정맥의 크기 및 개수에 대해 알 수 있다.

증상이나 불임 위험이 없다면 관찰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그 자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술을 통해 개선해야 한다. 치료 후에는 통증, 불편함 등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1년째 40%, 2년째 70% 정도로 정액검사 소견도 나아진다. 초기에는 약물로 대처하지만 효과가 미미하기에 대부분 수술적인 교정을 하게 된다. 양쪽 고환 크기가 20% 이상 차이가 나거나 정액검사 경과가 좋지 못한 경우, 고환에 동통이 간헐적으로 보일 때, 정계정맥류로 인한 불임일 때 등에서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은 미세 현미경, 복강경, 색전술 등이 있다. 미세 현미경은 서혜부 아래쪽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성공률이 높고 재발률이 낮다. 복강경은 크기가 큰 혈관들을 주로 결찰하는 것으로, 재발률이 현미경보다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색전술은 혈관조영술을 통해 진행하는데, 부작용이 다양하고 성공률, 재발률 등이 다른 방법보다 떨어지기에 1차 방법으로 진행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 상태를 파악한 뒤 알맞은 것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서울리더스비뇨의학과의원 정재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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